- 2050년이면 재배지 축소로 커피 부족사태
- 기후에 상대적으로 강한 베트남 로부스타종도 피해 증가
- 2016년 베트남 커피생산량 전년대비 20% 감소, 지속적인 감소 추세
- 4만 헥타르 베트남 재배지역에 손실, 병충해ㆍ품질하락 등 피해 심각
[리얼푸드=하노이ㆍ달랏(베트남) 육성연 기자]지난 30년 간 기후변화로 목숨을 끊은 인도 농부는 6만명,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이 분석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 벌어진 일이다.
농사를 생업으로 하는 농부들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지만 평소 우리는 잘 인식하지 못하고 지낸다. 하지만 우리 식탁에도 먹거리가 사라지거나 그 형태ㆍ맛이 달라진다면 어떨까. 데이비드 로벨 스탠퍼드대학 식량환경안전센터 부국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식량”이라고 했다.
전세계인이 사랑하는 커피도 기후변화의 위기에 처해있다. 호주 기후학회는 오는 2050년이면 커피 재배지가 절반으로 축소돼 전 세계에 커피부족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기후변화로 인한 커피 생산량 감소는 중남미나 아프리카뿐 아니라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에까지 나타나고 있다. 리얼푸드가 기후변화가 커피생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베트남, 페루, 케냐 현지를 차례로 둘러보고 왔다.
베트남 최대 커피생산지 달랏에서 만난 현지 농민과 관련업계인들은 해마다 달라지는 이상 기후에 몸살을 앓고 있다며 커피재배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아라비카 종보다 재배가 쉽다는 베트남의 로부스타종마저 생산량 감소와 품질 하락을 보이고 있어 그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커피재배를 포기하는 달랏 농민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었다. 베트남 현지인들이 느끼는 기후변화 체감온도는 생각보다 컸다.
▶재배면적 감소→가격 인상, 기후변화로 인한 타격=기후변화는 국토 수몰과 생태계 파괴 등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지만 커피처럼 농작물 재배에도 큰 피해를 준다. 호주 기후학회에 따르면 전 세계 커피 농가 가운데 80~90%가 기후변화 충격에 노출돼 있다. 공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전 세계 커피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월드커피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 세계 커피 수요는 오는 2050년까지 현재의 배로 뛸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기후변화센터의 한빛나라 실장은 “커피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데 비해 재배 면적이 축소되고 있다면 이는 결국 가격 인상을 불러온다”며 “미래엔 커피가 더이상 기호식품이 될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계적인 커피수출국인 베트남의 상황은 어떨까. 하노이에 위치한 커피카카오협회(VICOFA)의 루옹 반 투 회장은 베트남의 기후변화 피해는 이미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몇년동안 때아닌 비와 가뭄, 서리 등 비정상적인 날씨로 커피 생산에 굉장히 큰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전체 커피 농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고원지대인 ‘떠이 응우엔’(TayNguyen)이 큰 가뭄에 시달렸다. 최악의 가뭄으로 베트남이 겪은 피해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루옹 반 투 회장은 “4만 헥타르(㏊) 커피 재배지역이 손실을 봤으며, 그 중 8000 헥타르 면적의 커피가 말라죽었다”고 전했다. 4만 헥타르(400㎢)는 서울시 전체면적(605㎢)의 3분의 2에 이른다.
커피 생산량도 감소하고 있다. 루옹 반 투 회장은 “2016년 베트남 커피생산량은 전년 대비 20%가 감소했다”며 “지난해대비 2017년의 커피수량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커피생산량 감소는 커피전문점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체감온도를 확인하기 위해 하노이에서 김소연 브이프레소 커피전문점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로부스타 원두가격 가격이 현재 ㎏당 약 2.2달러를 넘는데 그 전보다 가격이 올랐다”며 “지난해 커피수확량이 크게 감소됐고 이는 원두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베트남과 브라질 등에 가뭄이 이어져 지난해 12월 로부스타의 가격은 연초보다 27.2% 올랐다.
▶기후에 강한 로부스타종도 백기=커피는 워낙 온도나 강수량에 민감하기 때문에 ‘커피벨트’라고 불리는 남위 25°부터 북위 25°사이의 열대, 아열대 지역에서 재배된다. 특히 아라비카종은 온도가 섭씨 23도만 넘어가면 품질이 떨어지고 30도를 넘으면 잎이 지고 병이 생겨 죽고 만다.
반면 로부스타종은 아라비카종에 비해 기후에 강한 편이다. 김소연 대표는 “로부스타는 낮은 고산지대에서도 잘 자라고 토양과 일조량, 강수량, 병충해에 덜 민감해 재배하기가 더 쉽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커피는 이러한 로부스타종이 97%를 차지한다. 하지만 베트남의 최근 상황을 보면 결국 로부스타종마저 기후변화에 백기를 든 상태다.
베트남 커피의 최대 생산지인 달랏(Da Lat)지역에 도착하자 선선한 봄 날씨가 느껴졌지만 현지인들은 해마다 기후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달랏에서 커피농장과 ‘라비엣’ 카페를 운영중인 짠 눗 왕(37)은 2013년부터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크게 느꼈다고 토로했다. 2013년 큰 우박이 떨어지고 강수량 변화도 점점 커지는 등 커피 재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짠 눗 왕은 “우기가 보통 4월 중순에 오는데 지난해는 한달이나 늦은 5월 중순부터 시작됐다”며 “우기가 늦어지면 커피꽃이 잘 안펴서 피해가 생긴다”고 말했다. 올해엔 반대였다. 오히려 비가 많이 와서 병충해가 심해진 것. 그는 “운영중인 커피농장의 지난해 수확량이 전년대비 30% 감소됐으며 이는 다른 농장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농가 생계가 위협을 받으면서 꽃이나 과일 등 다른 농작물을 키우는 농민들이 늘어난다는 게 현지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커피 품질도 떨어진다=누구보다 기후변화를 가장 가깝게 접하는 사람은 농민들이다. 달랏 시내에서 차량으로 20여분간 비포장거리를 달려 랑비앙산(2169m) 남쪽자락에 있는 커피농장을 방문했다.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높은 고산지대였지만 이 곳에서도 기후변화는 피해갈 수 없었다.
12년 째 커피농장 재배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는 응웬 반선(55)은 “최근 5년 동안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크게 느끼고 있다”며 커피나무를 보여줬다. 병충해의 피해를 입어 구멍이송송 난 잎이었다. 그는 “올해에는 비가 많이 와서 열매가 쉽게 땅에 떨어지고 병충해의 피해도 봤다”고 하소연했다.
생산량 감소도 문제지만 기후변화가 커피품질을 떨어뜨리는 것도 문제다. 응웬 반선은 “비가 많이 오면 커피 열매의 단 맛이 덜해진다”며 올해 커피의 질이 기존보다 떨어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강수량뿐 아니라 기온 상승도 커피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월드커피리서치는 기온이 상승하면 원두가 빠르게 숙성돼 특유의 풍미를 갖출 시간을 뺏기게 되면서 커피 품질도 떨어진다고 밝혔다. 또한 기온이 상승하면 더 높은 고산지역으로 커피 재배지를 옮겨야 하지만 올라갈수록 토지가 적고 생산단가도 높아지며 고품질의 맛도 나오기 어렵다.
병충해도 심각하다. 특히 커피열매천공충은 과거 라틴아메리카나 에디오피아에서만 발견됐으나 기온상승으로 확산속도가 빨라져 현재는 대부분의 커피생산국에서 발견되고 있다. 치명적인 병균인 커피녹병 역시 더 많은 지역에서 발병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이대로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커피 한 잔의 행복은 사라질 것이다. 아주 비싼 가격으로 어렵게 커피를 구입했더라도 현재처럼 맛과 향이 뛰어난 커피가 아닐지도 모른다.
gorgeous@heraldcorp.com
※이번 기획보도는 지난 2월, 삼성언론재단이 공모한 기획취재 지원사업 선정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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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만 헥타르 베트남 재배지역에 손실, 병충해ㆍ품질하락 등 피해 심각
[리얼푸드=하노이ㆍ달랏(베트남) 육성연 기자]지난 30년 간 기후변화로 목숨을 끊은 인도 농부는 6만명,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이 분석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 벌어진 일이다.
농사를 생업으로 하는 농부들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지만 평소 우리는 잘 인식하지 못하고 지낸다. 하지만 우리 식탁에도 먹거리가 사라지거나 그 형태ㆍ맛이 달라진다면 어떨까. 데이비드 로벨 스탠퍼드대학 식량환경안전센터 부국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식량”이라고 했다.
전세계인이 사랑하는 커피도 기후변화의 위기에 처해있다. 호주 기후학회는 오는 2050년이면 커피 재배지가 절반으로 축소돼 전 세계에 커피부족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기후변화로 인한 커피 생산량 감소는 중남미나 아프리카뿐 아니라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에까지 나타나고 있다. 리얼푸드가 기후변화가 커피생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베트남, 페루, 케냐 현지를 차례로 둘러보고 왔다.
베트남 최대 커피생산지 달랏에서 만난 현지 농민과 관련업계인들은 해마다 달라지는 이상 기후에 몸살을 앓고 있다며 커피재배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아라비카 종보다 재배가 쉽다는 베트남의 로부스타종마저 생산량 감소와 품질 하락을 보이고 있어 그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커피재배를 포기하는 달랏 농민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었다. 베트남 현지인들이 느끼는 기후변화 체감온도는 생각보다 컸다.
그래픽=최현주 |
▶재배면적 감소→가격 인상, 기후변화로 인한 타격=기후변화는 국토 수몰과 생태계 파괴 등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지만 커피처럼 농작물 재배에도 큰 피해를 준다. 호주 기후학회에 따르면 전 세계 커피 농가 가운데 80~90%가 기후변화 충격에 노출돼 있다. 공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전 세계 커피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월드커피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 세계 커피 수요는 오는 2050년까지 현재의 배로 뛸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기후변화센터의 한빛나라 실장은 “커피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데 비해 재배 면적이 축소되고 있다면 이는 결국 가격 인상을 불러온다”며 “미래엔 커피가 더이상 기호식품이 될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계적인 커피수출국인 베트남의 상황은 어떨까. 하노이에 위치한 커피카카오협회(VICOFA)의 루옹 반 투 회장은 베트남의 기후변화 피해는 이미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몇년동안 때아닌 비와 가뭄, 서리 등 비정상적인 날씨로 커피 생산에 굉장히 큰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전체 커피 농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고원지대인 ‘떠이 응우엔’(TayNguyen)이 큰 가뭄에 시달렸다. 최악의 가뭄으로 베트남이 겪은 피해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루옹 반 투 회장은 “4만 헥타르(㏊) 커피 재배지역이 손실을 봤으며, 그 중 8000 헥타르 면적의 커피가 말라죽었다”고 전했다. 4만 헥타르(400㎢)는 서울시 전체면적(605㎢)의 3분의 2에 이른다.
커피 생산량도 감소하고 있다. 루옹 반 투 회장은 “2016년 베트남 커피생산량은 전년 대비 20%가 감소했다”며 “지난해대비 2017년의 커피수량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커피생산량 감소는 커피전문점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체감온도를 확인하기 위해 하노이에서 김소연 브이프레소 커피전문점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로부스타 원두가격 가격이 현재 ㎏당 약 2.2달러를 넘는데 그 전보다 가격이 올랐다”며 “지난해 커피수확량이 크게 감소됐고 이는 원두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베트남과 브라질 등에 가뭄이 이어져 지난해 12월 로부스타의 가격은 연초보다 27.2% 올랐다.
▶기후에 강한 로부스타종도 백기=커피는 워낙 온도나 강수량에 민감하기 때문에 ‘커피벨트’라고 불리는 남위 25°부터 북위 25°사이의 열대, 아열대 지역에서 재배된다. 특히 아라비카종은 온도가 섭씨 23도만 넘어가면 품질이 떨어지고 30도를 넘으면 잎이 지고 병이 생겨 죽고 만다.
반면 로부스타종은 아라비카종에 비해 기후에 강한 편이다. 김소연 대표는 “로부스타는 낮은 고산지대에서도 잘 자라고 토양과 일조량, 강수량, 병충해에 덜 민감해 재배하기가 더 쉽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커피는 이러한 로부스타종이 97%를 차지한다. 하지만 베트남의 최근 상황을 보면 결국 로부스타종마저 기후변화에 백기를 든 상태다.
때아닌 비와 가뭄, 서리 등 베트남 최대 커피재배지역인 달랏은 해마다 이상기후를 보이고 있다. 2013년 쏟아진 우박(좌)과 달랏의 모습 (우) |
베트남 커피의 최대 생산지인 달랏(Da Lat)지역에 도착하자 선선한 봄 날씨가 느껴졌지만 현지인들은 해마다 기후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달랏에서 커피농장과 ‘라비엣’ 카페를 운영중인 짠 눗 왕(37)은 2013년부터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크게 느꼈다고 토로했다. 2013년 큰 우박이 떨어지고 강수량 변화도 점점 커지는 등 커피 재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짠 눗 왕은 “우기가 보통 4월 중순에 오는데 지난해는 한달이나 늦은 5월 중순부터 시작됐다”며 “우기가 늦어지면 커피꽃이 잘 안펴서 피해가 생긴다”고 말했다. 올해엔 반대였다. 오히려 비가 많이 와서 병충해가 심해진 것. 그는 “운영중인 커피농장의 지난해 수확량이 전년대비 30% 감소됐으며 이는 다른 농장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농가 생계가 위협을 받으면서 꽃이나 과일 등 다른 농작물을 키우는 농민들이 늘어난다는 게 현지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베트남 달랏에서 커피농장과 ‘라비엣’ 카페를 운영중인 짠 눗 왕, 그는 “2013년부터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아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으며, 커피 대신 다른 농작물을 기르는 농민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
▶커피 품질도 떨어진다=누구보다 기후변화를 가장 가깝게 접하는 사람은 농민들이다. 달랏 시내에서 차량으로 20여분간 비포장거리를 달려 랑비앙산(2169m) 남쪽자락에 있는 커피농장을 방문했다.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높은 고산지대였지만 이 곳에서도 기후변화는 피해갈 수 없었다.
베트남 달랏 고산지대에 위치한 커피농장, 올해 강수량 증가와 기온 상승으로 병충해가 늘어나면서 커피재배에 큰 피해를 입었다. |
12년 째 커피농장 재배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는 응웬 반선(55)은 “최근 5년 동안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크게 느끼고 있다”며 커피나무를 보여줬다. 병충해의 피해를 입어 구멍이송송 난 잎이었다. 그는 “올해에는 비가 많이 와서 열매가 쉽게 땅에 떨어지고 병충해의 피해도 봤다”고 하소연했다.
달랏에서 커피농장 재배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는 응웬 반선은 “최근 5년동안의 기후변화로 재배가 어려워졌고, 커피 맛 등 품질도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생산량 감소도 문제지만 기후변화가 커피품질을 떨어뜨리는 것도 문제다. 응웬 반선은 “비가 많이 오면 커피 열매의 단 맛이 덜해진다”며 올해 커피의 질이 기존보다 떨어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강수량뿐 아니라 기온 상승도 커피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월드커피리서치는 기온이 상승하면 원두가 빠르게 숙성돼 특유의 풍미를 갖출 시간을 뺏기게 되면서 커피 품질도 떨어진다고 밝혔다. 또한 기온이 상승하면 더 높은 고산지역으로 커피 재배지를 옮겨야 하지만 올라갈수록 토지가 적고 생산단가도 높아지며 고품질의 맛도 나오기 어렵다.
병충해도 심각하다. 특히 커피열매천공충은 과거 라틴아메리카나 에디오피아에서만 발견됐으나 기온상승으로 확산속도가 빨라져 현재는 대부분의 커피생산국에서 발견되고 있다. 치명적인 병균인 커피녹병 역시 더 많은 지역에서 발병하고 있다.
병충해에 시달리는 커피나무 (사진=호주기후학회) |
기후변화가 이대로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커피 한 잔의 행복은 사라질 것이다. 아주 비싼 가격으로 어렵게 커피를 구입했더라도 현재처럼 맛과 향이 뛰어난 커피가 아닐지도 모른다.
gorgeous@heraldcorp.com
※이번 기획보도는 지난 2월, 삼성언론재단이 공모한 기획취재 지원사업 선정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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