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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의 대표질환, 고혈압①] 노년층, 아침ㆍ저녁 하루 2번 혈압 재세요
  • 2017.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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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12월 첫째주 ‘고혈압 주간’…추위 탓 혈관 좁아져
- 65세 이상, 아침에 혈압이 평소와 70~80㎜Hg이상 차이
- 주 5회ㆍ하루 30분 이상 운동…“걷기, 체중감량에 도움”

주부 강모(71) 씨는 고혈압으로 약물치료 중이다. 평소 혈압 조절이 잘 되는 편인 강 씨가 진료일 오전 병원 도착 직후 측정한 자가 혈압은 147/82㎜Hg, 진료실 혈압은 120/80㎜Hg이었다. 같은 날 오전 자영업자 윤모(66) 씨는 최고 혈압이 180~190㎜Hg로 측정돼 조퇴했다. 그는 평소 사업 때문에 폭음하고 담배도 많이 피운다. 오후 병원 진료실에서 측정한 그의 혈압은 110/70 ㎜Hg. 두 사람의 최고 혈압은 같은 날인데도 각각 27ㆍ70~80㎜Hg 차이가 났다. 전날 기상청은 “당분간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돼 기온이 떨어지겠다”며 “아침에는 대부분 지역 기온이 영하권을 기록할 것”이라고 이날 날씨를 예보했다.

겨울철, 특히 아침에는 혈압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고혈압 환자나 65세 이상 고령층은 아침저녁으로 하루 두 번 혈압을 체크하는 것이 좋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헤럴드경제DB]
매년 12월 첫째 주는 ‘고혈압 주간’으로, 17회째인 올해는 오는 10일까지 7일간이다. 고혈압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한국고혈압관리협회가 2001년 선포했다. 혈압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 이후 급상승한다. 때문에 고혈압 환자가 혈압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 시기가 바로 겨울이다. 특히 고령층일수록 조심해야 한다. 운동은 근육을 단련, 혈압을 효과적으로 낮춰 준다. 때문에 춥다고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혈압은 일반적으로 겨울에는 높고 여름에는 낮은 경향을 보인다. 김우식 경희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몸이 찬 공기에 노출되면 교감신경이 항진, 말초 동맥이 수축해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겨울철 혈관은 추운 날씨 외에 겨울철 신체 활동 감소나 체중 증가에도 반응한다. 이 같은 혈압의 변화는 위의 강 씨와 윤 씨의 사례에서 보듯, 65세 이상 노년층에게 더욱 흔하다. 김 교수는 “고혈압 환자나 노약자가 요즘처럼 기온이 뚝 떨어진 이른 아침 운동하러 밖에 나갔다가 혈관이 수축되면 심근경색증ㆍ뇌졸중이 발병할 수 있다”며 “겨울에는 혈압 수치를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표준으로 이용하고 있는 혈압 측정 방법은 수은혈압계를 사용, 잘 훈련된 의료진이 혈압을 측정하는 이른바 진료실 혈압이다. 그러나 최근 환자 자신이 가정에서 측정하는 자가(가정) 혈압 측정 방법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가정 혈압은 하루 두 번, 아침과 저녁에 측정한다. 아침에 일어나 소변을 본 뒤,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직전 측정하면 된다.

김 교수는 “아침저녁으로 일주일간 측정한 혈압 평균치가 135/85㎜Hg 이상일 경우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며 “의사는 혈압약의 용량을 변경하거나 다른 약물로 전환하도록 할 수 있다. 하지만 의사와 상의하지 않고 임의로 약물을 변경하면 위험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강 씨의 사례는 겨울철 병원에서 종종 볼 수 있다. 혈압을 측정할 때에는 조용하고 온도가 적당하며 쾌적한 곳에서 해야 한다. 그러나 강 씨는 추운 겨울 걸어서 병원에 온 후, 몸이 추운 상태에서 바로 혈압을 측정해 고혈압이 나타났다. 병원에서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 환자는 몸이 훈훈해졌고, 따라서 안정된 상태에서 혈압을 측정했더니 정상 혈압이 나왔다. 강 씨는 특별한 조치 없이 귀가했다.

윤 씨의 사례는 고혈압뿐 아니라 흡연, 음주 등 혈관 질환의 위험인자를 갖고 있지만 이에 대한 관리를 하지 않고 있는 경우다. 과음과 함께 흡연하면 다음날 아침 심장 돌연사의 위험이 높아진다.

김 교수는 “과음하면 다음날 아침 심장 부정맥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며 “관상 동맥이 경련ㆍ수축해 심장 허혈(심장에 혈액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이 일어날 가능성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상태에서 흡연하면 니코틴 성분에 의해 교감신경이 자극을 받아 심혈관에 무리를 주고 심장과 뇌로 가는 산소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며 “따라서 이러한 환자는 겨울철 심뇌혈관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겨울에 증가하는 심뇌혈관 질환 위험도는 특히 노인에게 두드러지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때문에 노인은 겨울철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노인은 추운 겨울날 아침, 특히 오전 9시 이전에는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 외출해야 할 경우 모자, 목도리를 착용하고 내복을 입는 등 보온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추위가 강할 때에는 실내에서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하지만 겨울에 신체 활동을 중단해야 할 이유는 없다. 실제로 시원한 날씨에서 운동하면 열과 습도가 많은 날씨에서 운동하는 것보다 더 상쾌하다. 뿐만 아니라 겨울에 밖으로 나가면 햇빛을 흡수할 수 있다. 햇빛은 사람의 기분을 극적으로 향상시킬 뿐 아니라 비타민 D 섭취에도 도움을 준다.

운동은 주 5회, 하루 30분 이상 하는 것이 좋다. 계단 오르기, 자전거 타기 같은 하체 근육 위주 운동이 좋다. 몸 근육의 70%가 하체에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여러 운동 중 걷기가 가장 효율적인 운동”이라며 “하루 30분 이상 걸으면 혈액 순환이 개선되고 콜레스테롤과 혈압이 낮아져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목욕은 뜨거운 물보다 40도 이하 미지근한 물로 하는 것이 좋다. 뜨거운 물로 목욕한 뒤 체온이 오른 상태에서 갑자기 욕실 밖으로 나와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면 혈압이 급격히 오를 수 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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