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박준규 기자] 지난해 말 맥도날드가 눈길 끄는 발표를 했습니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맥도날드 매장에 채식 버거인 ‘맥비건(Mc Vegan)’을 출시한다는 내용이었죠. 비건은 육류, 유제품, 수산물 등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은 완전 채식주의자를 일컫는 단어.
맥도날드는 고기패티를 뺀 자리엔 콩과 식물성 기름으로 조리한 패티를 넣고, 계란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죠.
업계는 술렁였습니다. 맥도날드는 정크푸드(Junk food)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이 붙은 패스트푸드 업계의 상징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죠. 그만큼 채식 소비자들이 무시하지 못할 수준으로 불어났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한국 맥도날드 메뉴판에는 아직 맥비건은 없습니다. 다만 맥도날드가 아니어도 채식 버거를 판매하는 식당은 제법 많습니다.
전세계 주요 도시에 있는 채식 식당을 검색할 수 있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 ‘해피카우(Happy Cow)’로 서울에서 채식 버거를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을 추려봤습니다. 그리고 한 곳씩 방문해 보기로 했습니다.
▶외국인들이 더 좋아하는, 응암동 채식 버거
기자가 가장 먼저 다녀온 곳은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자리 잡은 ‘하이미소’입니다. 수제현미버거를 비롯해 다양한 채식 버거를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해요.
양상추, 토마토, 피클. 빵 사이에 든 식재료 구성은 일반 햄버거와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다만 토마토 밑에 자리 잡은 패티는 한 눈에 봐도 고기패티와 생김새가 달랐습니다. 튀김 같기도 했고요.
버거의 단면을 자세히 살피고자 두 동강 냈습니다. 가장 아래층을 차지한 노란 고구마 무스는 매장에서 삶은 고구마를 직접 으깨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관찰은 이쯤에서 마치고 버거를 먹어봤습니다.
일단 이 버거에선 순한 맛이 납니다. 일반 햄버거를 씹을 때 풍기는 고기 패티의 짭짤한 맛이 없었습니다. 심심한 맛이 아쉽다면 소스를 뿌려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버거 패티는 현미, 양파, 콩, 들깨, 새송이버섯을 한데 섞은 반죽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다진 고기로 만든 패티와 확연히 다른 맛을 냅니다. 혀를 즐겁게 하는 고기 맛은 없지만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식감이 매력입니다. 게다가 버거 빵은 현미가루 반죽으로 구워낸 것이라서 밀가루가 불편한 사람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구건모 본부장은 “평소에 맵고 짜게 드시는 분들은 우리 버거를 드시고 나면 싱겁다고 하신다”며 “하지만 먹고 나서도 속이 더부룩하지 않아서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채식을 하는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곳입니다. 매장 한쪽 벽면엔 그동안 이곳을 다녀간 외국인 손님들의 사진이 여러 장 붙어있습니다. 유학생과 주재원부터 여행자들까지 두루 방문한다고 해요.
마침 외국인 손님들이 매장을 방문했습니다. 터키에서 왔다는 부락-토프락 커플이었습니다. 30살 동갑내기고 둘 다 채식주의자라고 자기들을 소개했습니다. 스마트폰 앱 ‘해피카우’로 검색하다가 이곳을 찾았다고 해요.
부락은 “한국 사람들 못지않게 터키인들도 고기 음식을 좋아한다. 터키에서도 채식을 지키기가 쉽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은 모둠버섯버거, 현미버거를 주문해 사이좋게 나눠먹었어요. 토프락은 “서울에 있는 다른 레스토랑에서도 비건 버거를 먹어봤는데 이곳 버거가 더 고소하고 맛있다”고 했습니다.
nyang@heraldcorp.com
맥도날드는 고기패티를 뺀 자리엔 콩과 식물성 기름으로 조리한 패티를 넣고, 계란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죠.
[사진=맥도날드] |
업계는 술렁였습니다. 맥도날드는 정크푸드(Junk food)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이 붙은 패스트푸드 업계의 상징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죠. 그만큼 채식 소비자들이 무시하지 못할 수준으로 불어났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한국 맥도날드 메뉴판에는 아직 맥비건은 없습니다. 다만 맥도날드가 아니어도 채식 버거를 판매하는 식당은 제법 많습니다.
전세계 주요 도시에 있는 채식 식당을 검색할 수 있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 ‘해피카우(Happy Cow)’로 서울에서 채식 버거를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을 추려봤습니다. 그리고 한 곳씩 방문해 보기로 했습니다.
▶외국인들이 더 좋아하는, 응암동 채식 버거
기자가 가장 먼저 다녀온 곳은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자리 잡은 ‘하이미소’입니다. 수제현미버거를 비롯해 다양한 채식 버거를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해요.
매장은 지하철 6호선 응암역에서 가깝습니다. 노란 간판이 달린 가게의 전면유리에는 몇몇 메뉴 이미지가 붙어있었어요. 샐러드버거, 모둠버섯버거, 현미버거…. 여느 패스트푸드 매장에선 만나기 어려운 이름들입니다.
고민 끝에 현미고구마버거를 주문했습니다. 직원은 “비건으로 해 드릴까요?”라고 물었어요. 뭐가 다르냐고 했더니 “비건으로 주문하면 (계란을 쓰지 않은) 두유마요네즈를 넣는다”고 합니다. 원하면 비건 치즈를 넣어주기도 합니다. 이왕 먹는 거 완벽한 채식 버거로 주문했습니다.
5분쯤 기다리자, 버거가 나왔습니다.
현미고구마버거의 비주얼. |
양상추, 토마토, 피클. 빵 사이에 든 식재료 구성은 일반 햄버거와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다만 토마토 밑에 자리 잡은 패티는 한 눈에 봐도 고기패티와 생김새가 달랐습니다. 튀김 같기도 했고요.
버거의 단면을 자세히 살피고자 두 동강 냈습니다. 가장 아래층을 차지한 노란 고구마 무스는 매장에서 삶은 고구마를 직접 으깨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훨씬 잘 보이네요. |
관찰은 이쯤에서 마치고 버거를 먹어봤습니다.
일단 이 버거에선 순한 맛이 납니다. 일반 햄버거를 씹을 때 풍기는 고기 패티의 짭짤한 맛이 없었습니다. 심심한 맛이 아쉽다면 소스를 뿌려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버거 패티는 현미, 양파, 콩, 들깨, 새송이버섯을 한데 섞은 반죽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다진 고기로 만든 패티와 확연히 다른 맛을 냅니다. 혀를 즐겁게 하는 고기 맛은 없지만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식감이 매력입니다. 게다가 버거 빵은 현미가루 반죽으로 구워낸 것이라서 밀가루가 불편한 사람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고기없이 만든 패티. |
구건모 본부장은 “평소에 맵고 짜게 드시는 분들은 우리 버거를 드시고 나면 싱겁다고 하신다”며 “하지만 먹고 나서도 속이 더부룩하지 않아서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채식을 하는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곳입니다. 매장 한쪽 벽면엔 그동안 이곳을 다녀간 외국인 손님들의 사진이 여러 장 붙어있습니다. 유학생과 주재원부터 여행자들까지 두루 방문한다고 해요.
마침 외국인 손님들이 매장을 방문했습니다. 터키에서 왔다는 부락-토프락 커플이었습니다. 30살 동갑내기고 둘 다 채식주의자라고 자기들을 소개했습니다. 스마트폰 앱 ‘해피카우’로 검색하다가 이곳을 찾았다고 해요.
매장에서 만난 터키 커플. 부락(왼쪽)과 토프락. |
부락은 “한국 사람들 못지않게 터키인들도 고기 음식을 좋아한다. 터키에서도 채식을 지키기가 쉽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은 모둠버섯버거, 현미버거를 주문해 사이좋게 나눠먹었어요. 토프락은 “서울에 있는 다른 레스토랑에서도 비건 버거를 먹어봤는데 이곳 버거가 더 고소하고 맛있다”고 했습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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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