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고승희 기자] 몇 년 전 인기를 모은 유명 작가의 드라마에선 등장인물 중 한 명이 서서 밥을 먹는 장면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서서 밥을 먹으면 소화도 잘 되고 양 조절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식사 중 자세가 소화 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서서 하는 식사는 정말로 이러한 이점을 줄 수 있을까. 몇몇 과학자들이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서서 식사를 할 경우에도 장단점이 분명하게 나타난다.
1. 과식
서서 음식을 먹으면 알려진 바와 달리 과식을 하게 될 우려가 있다. 서서 식사를 하게 될 경우 먹는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에서 진행된 한 연구(2013)에 따르면 서서 음식을 먹는 사람은 앉아서 먹는 사람보다 칼로리를 30%나 더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먹는 속도는 과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 테네시 대학 연구팀의 연구(2013)에선 정상 체중 남녀 35명, 비만 체중 남녀 35명을 대상으로 각기 다른 속도로 같은 양의 식사를 하게 한 결과, 천천히 식사한 그룹의 경우 다음 식사까지 공복 호르몬이 적게 분비되는 것은 물론 포만감이 높아 과식 위험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 허기 지속
서서 식사를 하는 경우 포만감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 하는 것은 물론 소화 속도 역시 빨라져 허기를 금세 느끼게 된다. 실제로 남호주 왕립 애들레이드 병원에서 진행된 연구(1993)에 따르면 서 있는 자세에서 식사를 할 경우 소화 속도가 빨라져 금세 허기를 느끼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식사 이후에도 계속 서있는 자세로 있게 된다면 소화 속도는 월등히 빨라진다.
일본 나가노 대학에서 진행한 연구(2002)에선 식사 직후 앉아있는 여성 그룹과 누워있는 여성 그룹의 소화 속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누워있는 그룹은 앉아있는 그룹보다 음식물 소화에 22분이나 더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선 식사 직후 앉거나, 서거나 누워있는 세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한 결과 식사 이후 누워있는 사람들은 다른 그룹보다 음식 소화에 54~102%나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소화가 가장 빨랐던 그룹은 식사 직후 서 있었던 그룹이었다. 이로 인해 결국 빠른 시간 내에 다시 식사를 하거나 간식으로 허기를 채울 우려가 있다.
3. 역류성 식도염 예방
서서 식사를 하는 것의 장점은 위산이 식도로 넘어와 염증을 일으키는 역류성 식도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에 너무 많은 음식이 들어차 있을 경우 위산 역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의과 대학(University Medical Center Utrecht)에서 진행한 연구(2009)에 따르면 음식물이 위장에 압력을 가해 위산 역류를 일으킨다. 하지만 서서 식사를 할 경우 소화가 빨라 이 같은 우려가 적다. 미국 유타주립대학에서 진행한 연구(1988) 결과 식사 중 서있거나 혹은 간간히 일어서 걸어주면 소화속도를 높여 위산 역류 가능성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결과 앉거나 누워서 식사를 하는 것보다 서서 식사를 하는 경우 소화 시간이 35~51%나 빨랐다.
4. 복부 팽만감 유발
서서 식사를 할 경우 복부 팽만감을 일으킬 우려도 있다. 서서 먹는 식사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식사 중 공기 양이 증가해 가스가 차는 등 복부 팽만감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서서 먹는 식사에서 복부 팽만감 유발이 쉬운 식품은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은 소화가 잘 되지 않을 경우 소화기관 안에서 발효를 일으킨다. 발효당(Fermentable), 올리고당(Oligosaccharide), 이당류(Disaccharides), 단당류(Monosaccharides), 당알코올(Polyols)이 들어있는 이른바 포드맵(FODMAP) 식품은 복부 팽만감 유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사과, 블랙베리, 수박, 표고버섯, 완두콩 등의 식품이 이에 해당한다.
5. 마인드풀 이팅(Mindful Eating) 저해
서서 식사를 할 경우 ‘마인드풀 이팅’(Mindful Eating)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마인드풀 이팅은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먹는 것에 집중하는 식습관을 말한다. 마인트풀 이팅을 통해 식사를 하는 행위에만 온전히 집중해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으며, 폭식이나 과식도 예방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학에서 진행한 연구에선 마인드풀 이팅이 폭식 등 섭식 장애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하지만 서서 식사를 하는 경우 마음이 조급하고 주의가 산만해져 식사를 빨리 끝내는 것은 물론 식사 자체에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shee@heraldco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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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중 자세가 소화 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서서 하는 식사는 정말로 이러한 이점을 줄 수 있을까. 몇몇 과학자들이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서서 식사를 할 경우에도 장단점이 분명하게 나타난다.
1. 과식
서서 음식을 먹으면 알려진 바와 달리 과식을 하게 될 우려가 있다. 서서 식사를 하게 될 경우 먹는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에서 진행된 한 연구(2013)에 따르면 서서 음식을 먹는 사람은 앉아서 먹는 사람보다 칼로리를 30%나 더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먹는 속도는 과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 테네시 대학 연구팀의 연구(2013)에선 정상 체중 남녀 35명, 비만 체중 남녀 35명을 대상으로 각기 다른 속도로 같은 양의 식사를 하게 한 결과, 천천히 식사한 그룹의 경우 다음 식사까지 공복 호르몬이 적게 분비되는 것은 물론 포만감이 높아 과식 위험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 허기 지속
서서 식사를 하는 경우 포만감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 하는 것은 물론 소화 속도 역시 빨라져 허기를 금세 느끼게 된다. 실제로 남호주 왕립 애들레이드 병원에서 진행된 연구(1993)에 따르면 서 있는 자세에서 식사를 할 경우 소화 속도가 빨라져 금세 허기를 느끼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식사 이후에도 계속 서있는 자세로 있게 된다면 소화 속도는 월등히 빨라진다.
일본 나가노 대학에서 진행한 연구(2002)에선 식사 직후 앉아있는 여성 그룹과 누워있는 여성 그룹의 소화 속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누워있는 그룹은 앉아있는 그룹보다 음식물 소화에 22분이나 더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선 식사 직후 앉거나, 서거나 누워있는 세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한 결과 식사 이후 누워있는 사람들은 다른 그룹보다 음식 소화에 54~102%나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소화가 가장 빨랐던 그룹은 식사 직후 서 있었던 그룹이었다. 이로 인해 결국 빠른 시간 내에 다시 식사를 하거나 간식으로 허기를 채울 우려가 있다.
3. 역류성 식도염 예방
서서 식사를 하는 것의 장점은 위산이 식도로 넘어와 염증을 일으키는 역류성 식도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에 너무 많은 음식이 들어차 있을 경우 위산 역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의과 대학(University Medical Center Utrecht)에서 진행한 연구(2009)에 따르면 음식물이 위장에 압력을 가해 위산 역류를 일으킨다. 하지만 서서 식사를 할 경우 소화가 빨라 이 같은 우려가 적다. 미국 유타주립대학에서 진행한 연구(1988) 결과 식사 중 서있거나 혹은 간간히 일어서 걸어주면 소화속도를 높여 위산 역류 가능성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결과 앉거나 누워서 식사를 하는 것보다 서서 식사를 하는 경우 소화 시간이 35~51%나 빨랐다.
4. 복부 팽만감 유발
서서 식사를 할 경우 복부 팽만감을 일으킬 우려도 있다. 서서 먹는 식사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식사 중 공기 양이 증가해 가스가 차는 등 복부 팽만감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서서 먹는 식사에서 복부 팽만감 유발이 쉬운 식품은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은 소화가 잘 되지 않을 경우 소화기관 안에서 발효를 일으킨다. 발효당(Fermentable), 올리고당(Oligosaccharide), 이당류(Disaccharides), 단당류(Monosaccharides), 당알코올(Polyols)이 들어있는 이른바 포드맵(FODMAP) 식품은 복부 팽만감 유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사과, 블랙베리, 수박, 표고버섯, 완두콩 등의 식품이 이에 해당한다.
5. 마인드풀 이팅(Mindful Eating) 저해
서서 식사를 할 경우 ‘마인드풀 이팅’(Mindful Eating)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마인드풀 이팅은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먹는 것에 집중하는 식습관을 말한다. 마인트풀 이팅을 통해 식사를 하는 행위에만 온전히 집중해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으며, 폭식이나 과식도 예방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학에서 진행한 연구에선 마인드풀 이팅이 폭식 등 섭식 장애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하지만 서서 식사를 하는 경우 마음이 조급하고 주의가 산만해져 식사를 빨리 끝내는 것은 물론 식사 자체에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shee@heraldco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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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