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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기로운 채식생활]‘20대 채식인’ 너티즈, 우리는 이렇게 먹어요
  • 2018.03.23.
[리얼푸드=고승희 기자]비건 단체 ‘너티즈’(Nutties)의 4인방은 서로 다른 이유로 채식을 시작해 ‘채식 전도사’로 뭉쳤다.

너티즈 4명이 모이게 된 것은 지난해였다. 20대 채식인 동아리인 고려대학교 ‘뿌리:침’ 회장인 이혜수(21) 씨와 영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안백린(26) 씨의 우연한 만남이 계기가 됐다.

“혜수 씨가 제 친구의 친구였어요. 그 때 만나 ‘비건 야시장’을 열어보자고 이야기하다 일이 커지게 된 거예요.” (안백린)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쿵짝’이 맞아 ‘비건 크루즈 파티’까지 흘러갔다. “채식을 한다고 하면 얌전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하세요. 춤이나 유흥문화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거죠. 우리도 놀고 싶고 잘 놀 수 있거든요. (웃음)” (이혜수)

이 편견을 깨고 싶었던 20대 채식인이 ‘너티즈’다. 20대 채식인을 모으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이혜수 씨가 활동 중인 ‘뿌리:침’의 회원도 17명 뿐이다. 각종 SNS에 올린 홍보글을 보고 연세대 동기인 김수현(26), 윤수빈(25) 씨가 합류했다. 
너티즈의 채식인 행사를 준비 중인 안백린 씨(왼쪽)와 김수현 씨(오른쪽). [사진=너티즈]

같은 뜻을 가지고 뭉치니 네 사람은 서로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김수현 씨는 너티즈를 통해 “잠재적 채식주의자도 장벽 없이 채식을 접하고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채식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일 년간 ‘채식 전도사’로의 역할도 착실히 해나가도 있다. 비건 셰프로 활동 중인 안백린 씨가 만든 음식과 함께 맛있게 먹고 즐길 수 있는 채식 파티를 몇 차례 열었다. 채식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계기도 마련됐다.

사실 채식을 하려고 해도 한국의 음식 문화엔 워낙에 제약이 많다. 대부분의 국물 요리는 고기나 멸치 육수가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제약이 많은 환경에서 채식인으로 살다 보니 20대 채식인들은 생존력이 늘었다.

물론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 김수현 씨 역시 “처음 채식을 할 때는 편의점에서 간단히 사먹을 수 있는 간식이 너무 없어 불편했다”며 “두유나 바나나 이외엔 먹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젠 ‘옵션’이 많은 식당을 찾아 불편함 없이 식사를 해결한다. 윤수빈 씨는 “타코 전문점이나 파스타 전문점에는 채식인도 먹을 수 있도록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고 알려줬다. 심지어 버거킹에는 달걀과 우유는 섭취하는 락토-오보 채식인을 위한 메뉴 주문도 가능하다. 이혜수 씨는 “빵이 비건이고, 패티를 빼달라고 하면 가격도 할인된다”는 꿀팁을 귀띔했다.

주머니 가벼운 20대 채식인인 만큼 외식에도 신중하다. 이혜수 씨는 “밖에서 식사를 할 때는 가격대로 치면 3000원 아니면 1만 5000원이 든다”고 말했다. 3000원대 식사는 김밥, 비빔밥도시락 정도가 해당되고, 1만5000원 짜리는 파스타나 인도커리가 해당된다. “식당에 갔을 때 육수를 빼달라거나 옵션을 말하는 건 필수예요.”(이혜수) 김수현 씨는 “중국집에 가서도 탕수육 대신 가지 탕수육을 시키면 여러 명이 즐길 수 있다”며 “식당에서도 고기를 빼줄 수 있냐고 물어볼 때 의외로 별 반응 없이 빼주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요리 중인 안백린 씨 [사진=너티즈]

안백린 씨는 밖에서 식사를 할 때는 주로 “김밥과 청국장을 먹고, 중국 음식을 즐겨 먹는다”며 “중국 음식 중 마라, 샹궈 중에 비건이 많다”고 설명했다. 집에서는 젓갈이 빠진 비건 김치를 직접 담가먹고, 콩고기를 즐겨 먹는다.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별식도 있다.

■ 채식인을 위한 별식
안백린 씨가 만든 시금치 리조또

1. 비건 셰프 안백린의 ‘시금치 리조또’

재료 : 시금치, 캐슈넛, 밥, 새싹, 감자 전분, 코코넛 밀크, 올리브유, 마늘, 양파

① 캐슈넛 100g을 한 시간 동안 불린다
② 캐슈넛, 시금치 한단, 소금 한줌, 후추 한줌, 뉴트리셔널이스트 한줌, 코코넛 밀크 200g, 감자 전분 한줌을 넣고 믹서기에 곱게 간다
③ 갈아놓은 재료를 채망에 걸러 더 곱게 내린다.
④ 설익은 밥을 올리브유. 다진 마늘, 양파와 볶는다.
⑤ 시금치 소스를 넣고 졸인다.
⑥ 위에 새싹, 시금치, 식물성 크림으로 데코레이션을 한다.

라따뚜이 [사진=123RF]

2. 김수현의 ‘라따뚜이’

재료: 가지, 애호박, 토마토, 양파, 마늘, 올리브유, 토마토 페이스트(또는 파스타용 토마토소스), 바질이나 원하는 허브, 월계수 잎(없어도 상관 없음)

① 가지 애호박 토마토를 얇게 썬다. (또는 깍뚝썰기. 자기 취향대로)
② 후라이팬에 다진 마늘, 양파를 넣고 올리브유에 볶는다
③ 익기 시작하면 토마토소스를 넣고, 원하는 만큼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 그 위에허브를 뿌린다
④ 1의 야채를 넣는다
⑥ 야채를 깍뚝썰기 했다면 약한 불에서 뒤적거리면 볶는다. 얇게 썬 경우에는 전을 부치듯이 예쁘게 팬에 올려놓은 후 뚜껑을 덮고 야채가 익을 때까지 약불에 20분 정도 기다린다
⑦ 오븐이 있다면 180도 20-30분 굽는다

<김수현의 꿀팁!>
완성된 라따뚜이를 밥이나 바게트와 함께 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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