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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형 간염 바이러스, 경구 통해 주로 감염
-“좋은 위생환경 때문에 성인 때 많이 걸려”
- 발열ㆍ피로ㆍ근육통 등 몸살 감기와 유사
#이달 초 주말을 맞아 자녀와 인근 계곡으로 나들이를 다녀온 주부 원모(36) 씨는 일상에 복귀한 월요일 오후부터 속이 메스껍고 윗배가 아파 오기 시작했다. 몸살이 난 것 처럼 식은땀도 나고 온몸에 힘도 빠졌다. 혹시 지난 주말에 먹은 음식이 체했나 싶어 손가락을 따고 소화제도 먹어 봤지만 차도가 없어 집 근처 병원을 찾았다. 하루 종일 고열에 시달린 원 씨는 혈액 검사 결과, A형 간염 진단을 받고 병원에 일주일 동안 입원한 뒤 퇴원했다.
“최근 들어 예전과 같은 양의 일을 해도 너무 피곤해서 간에 문제가 있나 하고 왔어요”,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가 높다고 해요. 어쩐지 많이 피로하다 싶었어요”…. 몇 년 전 인기를 끈 모 제약업체의 CF 문구가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강하게 각인됐기 때문인지 피로하다고 하면 간부터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만성 피로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은 간 질환 외에도 다양하다.
하지만 봄철인 4~5월에 자주 발생하는 A형 간염은 발열, 피로, 근육통 등 몸살과 증상이 유사하다. 때문에 감기인 줄 알고 방치하다 합병증으로 고생할 수 있으므로 이상이 느껴지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간, 망가질 때까지 별 증상 없는 ‘침묵의 장기’=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인 간은 다양한 일을 한다. 윤아일린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화기병센터 교수(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우선 간은 우리가 섭취한 음식으로부터 얻어진 영양소를 필요한 곳으로 배분해 골고루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남은 영양분은 저장하는 등 영양분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며 “이 과정에서 몸에 필요한 알부민이나 혈액 응고 인자를 합성해 낸다. 몸에 들어온 각종 물질을 분해하고, 배설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해 배출해 내는 해독 작용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간은 지방의 소화를 돕고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용이하게 하는 담즙을 만들어 낸다. 아울러 간은 장으로부터 오는 각종 세균에 대해 체로 거르고 살균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는 간은 웬만큼 기능이 저하되고 망가지지 않는 이상 별다른 증상이 없기에 ‘침묵의 장기’라고 불린다. 간 건강을 더욱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35세 미만, A형 간염 예방접종 받는 것이 좋아”=A형 간염은 간에 발생한 염증으로, 간세포가 일시적 또는 만성적으로 손상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윤 교수는 “간염은 원인에 따라 바이러스성 간염,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알코올성 간 질환, 자가면역성 간염 등으로 나눌 수 있다”며 “염증이 지속되는 기간에 따라 6개월을 기준으로 그보다 짧게 지속되면 급성 간염, 길게 지속되면 만성 간염이라고 분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러스성 간염은 AㆍBㆍCㆍDㆍE형 간염 등이 있다”며 “그 중 흔히 알려져 있는 간염은 AㆍBㆍC형 간염”이라고 덧붙였다.
그 중 A형 간염은 A형 간염 바이러스(HAV)에 의해 유발된다. 이 바이러스는 대개 환자의 분변에 주로 존재하지만, 오염된 음식, 해산물, 식수 등을 통해서도 전염된다.
A형 간염은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환자가 급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4~2016년까지 3년간 A형 간염 환자를 월별로 집계했을 때 4월 10.8%, 5월 11.5%로 환자 수가 가장 많았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연간 A형 간염 환자 중 4~6월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에는 34.9%, 지난해에는 33.3%나 됐다.
이렇게 봄에 A형 간염이 유행하는 이유는 A형 간염이 B형이나 C형 간염과 달리 혈액이 아닌 경구(經口ㆍ입)로 전염되기 때문이다. 봄에는 야외ㆍ단체 활동이 잦아지게 되면서 A형 간염 바이러스와 접촉할 기회가 늘기 때문으로 전문의들은 보고 있다.
문제는 A형 간염의 증상이 일반 몸살 감기와 유사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A형 간염은 발열, 피로, 근육통 등 일반 몸살 감기와 증상이 유사하다. 상당수 A형 간염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감기로 착각해 감기약 등으로 자가 치료를 하는 이유다. 다행히 A형 간염은 심각한 상태까지 악화되는 경우는 많지 않지다. 하지만 자칫 황달, 간 부전 등 합병증으로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A형 간염은 가벼운 간염부터 예후가 좋지 않은 전격성 간염까지 다양한 임상 양상을 보인다”며 “만성 간염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드물게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A형 간염은 오염된 물, 불결한 위생 상태와 연관된 병이다. 윤 교수는 “상대적으로 위생 환경이 좋지 않은 후진국, 개발도상국에서는 대부분 소아 때 A형 간염에 노출돼 이미 면역을 획득하므로 성인 때 감염이 매우 드물다”며 “반면 선진국에서는 좋은 위생 환경으로 유ㆍ소아 시기 바이러스에 노출이 거의 없다가 성인이 돼 외부 활동이 증가하면서 오염된 물, 음식에 노출될 기회가 커지고 항체가 없어 급성 A형 간염에 걸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최근 위생 환경이 급격히 좋아지면서 2000년대 들어 A형 간염 발생 건수가 늘어나기 시작, 2009년에 정점을 찍었다.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다 2013년 이후로 신고 건수가 2.5배 정도까지 다시 늘고 있기에 예방에 유념해야 한다.
A형 간염은 잘 쉬고 영양 상태를 잘 보존하면 대부분 별다른 문제 없이 호전되나 흔히 가장 활발하게 사회에서 일을 할 연령대에서 발병하므로 사회적으로 의료비용 지출이 상당한 질병이다.
윤 교수는 “A형 간염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돼 있다”며 “15~35세의 연령별 A형 간염 항체 양성률을 보면 30%를 넘지 않는다. 35세 미만의 청년층은 6개월 간격으로 A형 간염 예방접종을 할 것을 권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밖에 위생 환경 개선, 손 씻기 습관 등의 생활 환경 개선이 뒷받침돼야 A형간염에 걸리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건강한 간 위해 지켜야 할 수칙>
▶술ㆍ담배 멀리 하기
▶과학적 검증 안된 민간요법 피하기
▶AㆍB형 간염 항체 없으면 예방접종 받기
▶만성 간염 환자, 꾸준히 약 복용하기
▶만성 간염 환자, 간경변ㆍ간암 여부 검진받기
도움말:인제대 상계백병원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 A형 간염 바이러스, 경구 통해 주로 감염
-“좋은 위생환경 때문에 성인 때 많이 걸려”
- 발열ㆍ피로ㆍ근육통 등 몸살 감기와 유사
#이달 초 주말을 맞아 자녀와 인근 계곡으로 나들이를 다녀온 주부 원모(36) 씨는 일상에 복귀한 월요일 오후부터 속이 메스껍고 윗배가 아파 오기 시작했다. 몸살이 난 것 처럼 식은땀도 나고 온몸에 힘도 빠졌다. 혹시 지난 주말에 먹은 음식이 체했나 싶어 손가락을 따고 소화제도 먹어 봤지만 차도가 없어 집 근처 병원을 찾았다. 하루 종일 고열에 시달린 원 씨는 혈액 검사 결과, A형 간염 진단을 받고 병원에 일주일 동안 입원한 뒤 퇴원했다.
“최근 들어 예전과 같은 양의 일을 해도 너무 피곤해서 간에 문제가 있나 하고 왔어요”,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가 높다고 해요. 어쩐지 많이 피로하다 싶었어요”…. 몇 년 전 인기를 끈 모 제약업체의 CF 문구가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강하게 각인됐기 때문인지 피로하다고 하면 간부터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만성 피로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은 간 질환 외에도 다양하다.
하지만 봄철인 4~5월에 자주 발생하는 A형 간염은 발열, 피로, 근육통 등 몸살과 증상이 유사하다. 때문에 감기인 줄 알고 방치하다 합병증으로 고생할 수 있으므로 이상이 느껴지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간, 망가질 때까지 별 증상 없는 ‘침묵의 장기’=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인 간은 다양한 일을 한다. 윤아일린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화기병센터 교수(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우선 간은 우리가 섭취한 음식으로부터 얻어진 영양소를 필요한 곳으로 배분해 골고루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남은 영양분은 저장하는 등 영양분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며 “이 과정에서 몸에 필요한 알부민이나 혈액 응고 인자를 합성해 낸다. 몸에 들어온 각종 물질을 분해하고, 배설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해 배출해 내는 해독 작용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간은 지방의 소화를 돕고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용이하게 하는 담즙을 만들어 낸다. 아울러 간은 장으로부터 오는 각종 세균에 대해 체로 거르고 살균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는 간은 웬만큼 기능이 저하되고 망가지지 않는 이상 별다른 증상이 없기에 ‘침묵의 장기’라고 불린다. 간 건강을 더욱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35세 미만, A형 간염 예방접종 받는 것이 좋아”=A형 간염은 간에 발생한 염증으로, 간세포가 일시적 또는 만성적으로 손상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윤 교수는 “간염은 원인에 따라 바이러스성 간염,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알코올성 간 질환, 자가면역성 간염 등으로 나눌 수 있다”며 “염증이 지속되는 기간에 따라 6개월을 기준으로 그보다 짧게 지속되면 급성 간염, 길게 지속되면 만성 간염이라고 분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러스성 간염은 AㆍBㆍCㆍDㆍE형 간염 등이 있다”며 “그 중 흔히 알려져 있는 간염은 AㆍBㆍC형 간염”이라고 덧붙였다.
그 중 A형 간염은 A형 간염 바이러스(HAV)에 의해 유발된다. 이 바이러스는 대개 환자의 분변에 주로 존재하지만, 오염된 음식, 해산물, 식수 등을 통해서도 전염된다.
A형 간염은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환자가 급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4~2016년까지 3년간 A형 간염 환자를 월별로 집계했을 때 4월 10.8%, 5월 11.5%로 환자 수가 가장 많았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연간 A형 간염 환자 중 4~6월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에는 34.9%, 지난해에는 33.3%나 됐다.
이렇게 봄에 A형 간염이 유행하는 이유는 A형 간염이 B형이나 C형 간염과 달리 혈액이 아닌 경구(經口ㆍ입)로 전염되기 때문이다. 봄에는 야외ㆍ단체 활동이 잦아지게 되면서 A형 간염 바이러스와 접촉할 기회가 늘기 때문으로 전문의들은 보고 있다.
문제는 A형 간염의 증상이 일반 몸살 감기와 유사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A형 간염은 발열, 피로, 근육통 등 일반 몸살 감기와 증상이 유사하다. 상당수 A형 간염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감기로 착각해 감기약 등으로 자가 치료를 하는 이유다. 다행히 A형 간염은 심각한 상태까지 악화되는 경우는 많지 않지다. 하지만 자칫 황달, 간 부전 등 합병증으로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A형 간염은 가벼운 간염부터 예후가 좋지 않은 전격성 간염까지 다양한 임상 양상을 보인다”며 “만성 간염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드물게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A형 간염은 오염된 물, 불결한 위생 상태와 연관된 병이다. 윤 교수는 “상대적으로 위생 환경이 좋지 않은 후진국, 개발도상국에서는 대부분 소아 때 A형 간염에 노출돼 이미 면역을 획득하므로 성인 때 감염이 매우 드물다”며 “반면 선진국에서는 좋은 위생 환경으로 유ㆍ소아 시기 바이러스에 노출이 거의 없다가 성인이 돼 외부 활동이 증가하면서 오염된 물, 음식에 노출될 기회가 커지고 항체가 없어 급성 A형 간염에 걸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최근 위생 환경이 급격히 좋아지면서 2000년대 들어 A형 간염 발생 건수가 늘어나기 시작, 2009년에 정점을 찍었다.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다 2013년 이후로 신고 건수가 2.5배 정도까지 다시 늘고 있기에 예방에 유념해야 한다.
A형 간염은 잘 쉬고 영양 상태를 잘 보존하면 대부분 별다른 문제 없이 호전되나 흔히 가장 활발하게 사회에서 일을 할 연령대에서 발병하므로 사회적으로 의료비용 지출이 상당한 질병이다.
윤 교수는 “A형 간염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돼 있다”며 “15~35세의 연령별 A형 간염 항체 양성률을 보면 30%를 넘지 않는다. 35세 미만의 청년층은 6개월 간격으로 A형 간염 예방접종을 할 것을 권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밖에 위생 환경 개선, 손 씻기 습관 등의 생활 환경 개선이 뒷받침돼야 A형간염에 걸리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건강한 간 위해 지켜야 할 수칙>
▶술ㆍ담배 멀리 하기
▶과학적 검증 안된 민간요법 피하기
▶AㆍB형 간염 항체 없으면 예방접종 받기
▶만성 간염 환자, 꾸준히 약 복용하기
▶만성 간염 환자, 간경변ㆍ간암 여부 검진받기
도움말:인제대 상계백병원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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