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판교에 있는 IT회사에 다니는 김민형(29) 씨. 업무특성상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서 늘 시간에 쫓깁니다. 판교 맛집을 순례하는 재미는 그에게 딴 나라 이야기. 대신 주로 편의점에서 도시락이나 컵라면을 사다가 점심을 때우기도 합니다.
“매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건 아니지만, 매번 점심메뉴 정하는 것도 일이어서 그냥 편의점을 애용해요. 워낙 자주 먹다보니 제가 편의점 도시락을 먹으면 동료들은 ‘또 엘사정식 먹네’라고 말할 정도죠.” ‘엘사’는 회사에서 쓰는 민형 씨의 닉네임입니다.
편의점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왠지 부실해 보이는데요. 하지만 퇴근하고 자취집으로 돌아오면 끼니의 질은 확연히 달라집니다. 신선한 재료를 사다가 손수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고 해요. “아침, 점심밥이 부실한 탓에 저녁은 제대로 먹으려는 보상심리가 있다”고 민형 씨는 설명합니다. 어느덧 10년 째에 접어든 자취 경력 덕분에, 음식 장만은 그에게 어렵지 않은 일이랍니다. 특히 자신 있는 메뉴는 면으로 만든 요리들. 칼국수, 각종 파스타 만들기는 진작에 섭렵했습니다.
“일주일에 적어도 4~5번은 부엌에서 뭐라도 만들어 먹어요. 피곤하고 만사가 귀찮은 날엔 배달음식 유혹에 넘어가긴 하지만 그래도 꼭 뭔가를 만들어서 곁들여 먹죠. 예를 들면 매운 떡볶이를 주문했다면 계란찜을 만들어서 같이 먹는 거죠. 매운 맛을 중화할 수 있으니까요.”
민형 씨가 리얼푸드에 소개한 ‘바지락 술찜’도 종종 즐기는 메뉴입니다. 화이트 와인에 특히 잘 어울린다는군요. 완성된 바지락 술찜은 와인과 함께 조개의 쫄깃한 식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조금 아쉽다면 반쯤 먹었을 때 파스타면을 넣어서 즐기면 됩니다.
<‘바지락 술찜’ 레시피>
*재료 : 바지락 800g, 마늘 10쪽, 청양고추 4개, 버터 한 큰술 정도, 소주 1병
*만드는 순서
1. 바지락을 깨끗하게 세척한다. 껍데기에 붙은 이물질을 제거한다.
2. 세척한 바지락을 오목한 그릇에 담고, 바지락을 잠길 정도로 물을 받는다. 여기에 소금을 작은 숟가락으로 한 번 넣고 1~2시간 해감한다. (미리 세척+해감된 바지락을 사다가 쓰면 편하다.)
3. 오목한 프라이팬을 약불~중불 정도로 달궈둔 뒤 버터 한 덩어리를 넣어 녹인다. 여기에 반으로 자른 마늘을 넣고 볶는다.
4. 마늘이 살짝 투명해지면 물기를 뺀 바지락을 넣어 볶는다. 바지락에 버터를 바른다는 느낌으로 천천히 섞어준다.
5. 조개가 하나 둘 입을 벌리기 시작하면 소주를 1병 모두 붓는다. 국물 색이 뽀얗게 변할 때 고추를 썰어 넣는다.
6. 모든 바지락이 입을 열 때가지 더 끓인다. 이때 통후추나 분말후추를 넣으면 풍미가 가미된다.
바지락 조개를 건져 먹은 뒤에, 미리 삶아둔 파스타면을 넣어 마무리해도 좋습니다. |
바지락은 저당질ㆍ고단백ㆍ저지방의 대표적인 식품입니다. 다이어트 하시는 분들에게 좋죠. 게다가 타우린 성분이 많이 들어 피로 회복에도 좋습니다. 이번에 준비하신 바지락 술찜은 재료도 간단하고 만들기도 어렵지 않아 집에서 가벼운 안주나 반찬으로 드실 수 있겠습니다. 다만 소주를 넣는 것은 주의하셔야 해요. 보통 바지락 술찜을 만들 때엔 청주 2~3숟가락, 많아봐야 한 컵 정도만 넣는데요. 한 병의 열량이 500㎉ 정도인 소주를 다 넣으면 자칫 알콜 섭취량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첨가하는 소주의 양은 줄이시고 버섯(팽이ㆍ느타리 등)을 추가로 넣으시면 영양적으로 보다 균형잡히고 맛있는 바지락찜을 즐길 수 있겠습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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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