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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만에 아메리카노 ‘뚝딱’… ‘로봇카페’ 가보니
  • 2018.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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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물된 로봇 바리스타, 롯데월드몰 3층에 최근 오픈
-방문객 북적…“이용 간편하고 가격 저렴해 만족”
-좁은 공간 효율적 활용…임대료ㆍ인건비 절감 강점



“야, (사진)찍어봐, 찍어봐. 신기하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3층 한 구석에 모인 직장인 무리가 감탄사를 내뱉았다. 그들이 지켜보고 있는 건 지난달말 이곳에 문을 연 로봇카페 ‘비트(b;eat)’다. “저게 우리 건가? 왜 말을 안해주지?”, “로봇이 어떻게 말을 하냐?”

처음 이용해본 무인(無人)카페가 낯선지 투닥거린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석 잔을 받아든 얼굴엔 이내 미소가 번진다.로봇카페 ‘비트’는 주문부터 커피 제조까지 무인으로 운영되는 이색 카페다. 커피 프랜차이즈 ‘달콤커피’가 상용화했다. 고객이 스마트폰 앱 또는 키오스크(무인 계산대)를 통해 커피를 주문하면 로봇 바리스타 ‘로빈’이 커피를 만들어준다. 가격은 아메리카노 한 잔에 2000원 수준. 달콤커피 매장에서 먹는 아메리카노(4100원)의 반값이다. 아메리카노 뿐만 아니라 14종에 달하는 음료를 선택할 수 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을 찾은 방문객들이 건물 3층에 위치한 로봇카페 ‘비트’를 이용하고 있다. ‘비트’는 로봇 바리스타가 커피를 제조하는 이색 무인 카페다.


비트를 직접 이용해봤다. 비트 앱을 휴대폰에 설치하고 회원 가입하면 준비는 끝난다. 앱에서 이용 매장을 선택한 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결제를 마쳤다. 신규가입 혜택으로 지급된 할인 쿠폰을 이용해 1000원에 주문할 수 있었다. ‘로빈’이 플라스틱컵에 물과 얼음을 4분의3쯤 채운 뒤 에스프레소를 추출해 넣었다. 완성된 커피는 히팅ㆍ쿨링 시스템을 갖춘 거치대로 옮겨진다. 그러자 음료 제조가 완료됐다는 메시지가 앱에 떴다. 앱 화면의 핀(PIN) 번호를 카페 모니터에 입력하자 로빈이 커피를 전달했다. 회원 가입 등의 시간을 제외하면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한 모금 마시니 익숙한 쌉싸름 고소한 맛이 입안에 퍼졌다. 일반 매장에서 주문해 마시는 아메리카노와 큰 차이를 못 느꼈다.

현장을 찾은 날은 평일 오후였는데도 비트 앞에는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20여분 동안 대여섯 팀이 다녀갔다. 대체로 롯데월드몰에서 점심을 먹고 커피 한 잔을 찾는 인근 직장인이었다. 주말엔 가족 단위 쇼핑객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롯데자산개발 관계자에 따르면 많을 때는 하루 300잔 정도 팔린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20대 여성 직장인은 벌써 세 번째 방문이라고 했다. 그는 “밥 먹고 오는 길에 미리 앱으로 주문할 수 있어서 좋다”며 “달콤커피와 같은 원두를 쓴다고 들었는데 맛도 별 차이 없고 가격이 저렴해 만족스럽다”고 했다. 쇼핑나온 30대 부부는 “지나가다가 신기해서 한 번 이용해봤다”며 “가격에 비해 커피 맛도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이처럼 비트는 짧은 시간에도 롯데월드몰 명물 중 하나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트렌드를 경험할 수 있는 ‘퓨처 핸즈업(Future Hands-Up)’ 공간으로 꾸며진 층에 위치해 주변 시설과도 시너지가 나는 듯 보였다. 이날 가상현실(VR) 롤러코스터 체험을 하고 나온 외국인 관광객 한 무리는 비트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무엇보다도 비트의 가장 큰 강점은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2평 정도 공간에 설치해 임대료를 절감하면서 무인 운영으로 인건비 부담도 덜 수 있다. 현재 롯데월드몰은 앱 홍보 차원에서 상주 인력을 두고 있으나, 다른 매장은 주말을 제외하고는 완전 무인 운영되고 있다.

비트 관리를 담당하는 달콤커피 기획팀 홍성민 씨는 “인건비 절감 등의 효과도 있지만 브랜드 홍보 효과를 더 크게 보고 있다”며 “롯데월드몰 설치 이후 다른 쇼핑몰과 기업 문의가 많이 늘었고 개인 문의도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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