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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 ‘베지마이트’…달콤하지도 않은데 소울푸드 된 비결
  • 2018.07.10.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호주를 대표하는 ‘가공식품’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수입과자 전문점에 가면 꼭 만나는 호주의 ‘국민 과자’ 팀탐을 떠올리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팀탐보다 더 긴 역사를 자랑하면서 호주인들의 ‘소울푸드’로 꼽히는 가공식품이 있으니, 바로 ‘베지마이트(Vegemite)’입니다.

1922년 처음 생산된 베지마이트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먹거리입니다. 용도는 기본적으로 빵이나 크래커에 발라서 먹는 ‘스프레드’입니다. 초콜릿 시럽 같은 짙은 갈색을 띠고, 질감은 굴소스와 닮았습니다. 
[사진=위키피디아]

문제는 특유의 맛과 향. 베지마이트는 이스트 추출물과 야채즙을 섞고 거기에 다량의 소금을 넣어서 제조하는 터라 향이 독특하고 굉장히 짭니다. 호주에서 베지마이트를 처음 접한 한국 사람들이 초콜릿 스프레드로 착각하고 듬뿍 발라 먹었다가 까나리 액젓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짠맛에 봉변을 당했다는 에피소드도 종종 들립니다.

이 때문에 호주 사람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린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호주 사람들에겐 없어선 안 될 소울푸드인 모양입니다. 2008년엔 누적 생산량 10억병을 달성했습니다. 우리가 매일 김치를 먹듯, 호주 사람들은 매일 아침 빵에 베지마이트를 살짝 발라서 먹습니다. 도대체 뭐가 좋을까요.

베지마이트를 작은 티스푼(약 5g)으로 떠 먹으면 ▷열량 11㎉ ▷단백질 1.3g ▷탄수화물ㆍ지방 1g 미만을 섭취하게 됩니다. 이른바 고단백ㆍ저지방 다이어트 친화 식품인 셈이죠. 당류가 들어있지 않다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악마의 잼’으로 불리는 누텔라와 간단히 비교해 볼까요. 누텔라 한 티스푼의 열량은 28㎉, 지방과 당류 함량은 각각 1.7g, 3g으로 다이어트엔 유리해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비타민 B군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점입니다. 베지마이트 한 스푼을 먹으면 비타민 B1(티아민)과 비타민 B9(엽산) 일일 권장 섭취량의 절반 정도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비타민 B2(리보플라빈)과 비타민 B3(니아신)도 풍부합니다.

비타민 B는 우리 몸에서 기본적인 생리기능을 담당합니다. 충분히 섭취하질 않으면 식욕이 떨어지고 피로에 시달리게 됩니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을 앞두고 영국의학협회는 “베지마이트는 비타민 B의 훌륭한 원천”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지금보다 균형잡힌 영양소 섭취가 어려웠던 당시에는 베지마이트가 일종의 ‘영양제’ 역할을 했을 겁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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