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키마(미국)=고승희 기자] 해마다 7월이 되면 한국인이 좋아하는 수입과일 ‘체리’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바야흐로 여름은 ‘체리의 계절’이다.
국내 마트에서 체리가 흔해진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의 일이다. 해마다 4월이 시작되면 마트에선 붉은 체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국으로 수입되는 체리는 시기마다 ‘출신’이 다르다. 4월부터 6월까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6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진 워싱턴을 비롯한 미국 북서부 지역에서 체리가 수입된다. 겨울엔 호주, 뉴질랜드에서 자란 체리가 주인공이 된다.
체리를 ‘여름 과일’로 부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체리가 자라기에 가장 적합한 ‘평균 18도’ 이상의 일교차를 견뎌내고 수확하는 시기가 바로 7월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 생산된 체리는 알이 크고 진한 데다, 당도가 높다.
키이스 휴(Keith Hu) 미국 북서부 체리협회 국제 이사(International Director)는 “이제는 한국에서도 일년 내내 체리를 만날 수 있지만 7월이야말로 가장 싸고 가장 맛있는 체리를 먹을 수 있는 때”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체리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미국 북서부 지역의 체리는 바로 이 시기 한국으로 들어온다. 워싱턴·오리건·아이다호·유타·몬태나 등 5개 주에서 생산되는 미국 북서부 체리는 일정한 기후, 차가운 빙하수, 높은 일조량으로 인해 매년 안정된 생산량과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체리의 종류는 다양하다. 미국 북서부 지역 중에서도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는 야키마 지역에선 15~20종의 체리가 나고 있다.
키이스 휴 이사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과정에 있어 종류는 계속 늘고 있다”며 “그 중에서 한국에 가장 많이 수입되는 것은 빙(bing) 체리”라고 말했다.
빙 체리와 더불어 최근엔 ‘노란 체리’인 ‘레이니어’(Rainier)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레이니어 체리는 빙 체리의 품종을 개량해 만들었다. 레이니어 체리는 재배 과정부터 패키징까지의 모든 과정에 손이 많이 간다. 밝은 노란빛을 유지하기 위해 나무 아래 일일이 반사판을 깔아 재배해야 하고, 패키징 과정에선 상처를 내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다. 체리 품종 중 유난히 색깔이 밝아 조금만 상처가 나도 눈에 띄어,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키이스 휴 이사는 “레이니어 체리가 생산된 지는 3~4년 밖에 되지 않은 데다 아직은 전체 생산량의 10% 밖에 되지 않는다”며 “재배 과정이 까다로워 빙 체리보다 가격은 50% 이상 비싸지만 당도가 30% 가량 뛰어나 인기가 높다. 당도 높은 체리를 즐기는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주에 소재한 도멕스 슈퍼프레시 그로어스의 제프 웹(Jeff Webb) 디렉터는 “빙 체리의 경우 짙은 붉은 빛깔에 단단해질수록 수확하기에 적당한 때가 됐다는 신호”라며 “한국으로 수출하는 체리의 경우 미국 전역으로 나가는 체리보다 알이 더 크고 당도가 높은 것으로 선별한다”고 귀띔했다.
알맞게 익어 한국으로 공수되는 제철 체리는 높은 상품성을 자랑하지만, 특히나 더 맛있는 체리를 고르는 방법이 있다.
소비자 사이에선 체리를 고를 때 줄기의 색깔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다. 키이스 휴 이사는 “줄기가 파랗고 싱싱한 초록색이어야 좋은 체리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줄기는 어차피 수확한 뒤 하루 이틀이면 갈색 빛깔을 띄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체리를 고르기 위해서는 딱 두 가지만 주의깊게 보라고 조언했다. 바로 피부 표면과 색깔이다.
그는 “좋은 체리는 일단 알이 크고, 표면에 주름이 없어야 한다”며 “마치 보톡스를 맞은 것처럼 팽팽하고 매끈하며 탄력있는 상태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명한 빛깔을 띄는 것도 중요하다. 빙 체리의 경우 검붉은 색, 레이니어 체리의 경우 선명한 노란빛과 붉은 빛이 섞인 것이 최고의 맛을 낸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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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마트에서 체리가 흔해진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의 일이다. 해마다 4월이 시작되면 마트에선 붉은 체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국으로 수입되는 체리는 시기마다 ‘출신’이 다르다. 4월부터 6월까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6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진 워싱턴을 비롯한 미국 북서부 지역에서 체리가 수입된다. 겨울엔 호주, 뉴질랜드에서 자란 체리가 주인공이 된다.
미국 북서부 지역에서 생산된 레이니어 체리(접시 왼쪽)와 빙 체리(오른쪽) |
체리를 ‘여름 과일’로 부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체리가 자라기에 가장 적합한 ‘평균 18도’ 이상의 일교차를 견뎌내고 수확하는 시기가 바로 7월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 생산된 체리는 알이 크고 진한 데다, 당도가 높다.
키이스 휴(Keith Hu) 미국 북서부 체리협회 국제 이사(International Director)는 “이제는 한국에서도 일년 내내 체리를 만날 수 있지만 7월이야말로 가장 싸고 가장 맛있는 체리를 먹을 수 있는 때”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체리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미국 북서부 지역의 체리는 바로 이 시기 한국으로 들어온다. 워싱턴·오리건·아이다호·유타·몬태나 등 5개 주에서 생산되는 미국 북서부 체리는 일정한 기후, 차가운 빙하수, 높은 일조량으로 인해 매년 안정된 생산량과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체리의 종류는 다양하다. 미국 북서부 지역 중에서도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는 야키마 지역에선 15~20종의 체리가 나고 있다.
제프 웹 도멕스 슈퍼프레시 그로어스 디렉터가 잘 익은 레이니어 체리를 보여주고 있다. |
키이스 휴 이사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과정에 있어 종류는 계속 늘고 있다”며 “그 중에서 한국에 가장 많이 수입되는 것은 빙(bing) 체리”라고 말했다.
빙 체리와 더불어 최근엔 ‘노란 체리’인 ‘레이니어’(Rainier)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레이니어 체리는 빙 체리의 품종을 개량해 만들었다. 레이니어 체리는 재배 과정부터 패키징까지의 모든 과정에 손이 많이 간다. 밝은 노란빛을 유지하기 위해 나무 아래 일일이 반사판을 깔아 재배해야 하고, 패키징 과정에선 상처를 내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다. 체리 품종 중 유난히 색깔이 밝아 조금만 상처가 나도 눈에 띄어,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체리를 고를 때는 피부 표면이 팽팽하고 검붉은 빛을 띄고 있는 것을 고르면 좋다. |
키이스 휴 이사는 “레이니어 체리가 생산된 지는 3~4년 밖에 되지 않은 데다 아직은 전체 생산량의 10% 밖에 되지 않는다”며 “재배 과정이 까다로워 빙 체리보다 가격은 50% 이상 비싸지만 당도가 30% 가량 뛰어나 인기가 높다. 당도 높은 체리를 즐기는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주에 소재한 도멕스 슈퍼프레시 그로어스의 제프 웹(Jeff Webb) 디렉터는 “빙 체리의 경우 짙은 붉은 빛깔에 단단해질수록 수확하기에 적당한 때가 됐다는 신호”라며 “한국으로 수출하는 체리의 경우 미국 전역으로 나가는 체리보다 알이 더 크고 당도가 높은 것으로 선별한다”고 귀띔했다.
알맞게 익어 한국으로 공수되는 제철 체리는 높은 상품성을 자랑하지만, 특히나 더 맛있는 체리를 고르는 방법이 있다.
소비자 사이에선 체리를 고를 때 줄기의 색깔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다. 키이스 휴 이사는 “줄기가 파랗고 싱싱한 초록색이어야 좋은 체리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줄기는 어차피 수확한 뒤 하루 이틀이면 갈색 빛깔을 띄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체리를 고르기 위해서는 딱 두 가지만 주의깊게 보라고 조언했다. 바로 피부 표면과 색깔이다.
그는 “좋은 체리는 일단 알이 크고, 표면에 주름이 없어야 한다”며 “마치 보톡스를 맞은 것처럼 팽팽하고 매끈하며 탄력있는 상태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명한 빛깔을 띄는 것도 중요하다. 빙 체리의 경우 검붉은 색, 레이니어 체리의 경우 선명한 노란빛과 붉은 빛이 섞인 것이 최고의 맛을 낸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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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