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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온열질환자 10명 3명이 65세 이상
-“땀샘 기능 떨어져 체온조절능력 떨어져”
- 만성질환 있다면 악화될수 있어 더 주의
열사병으로 숨진 80대가 하루 만에 발견됐다. 전북도에 따르면 전북 김제에 사는 A(86ㆍ여) 씨가 지난 25일 낮 12시께 자신의 집 뒷마당에 쓰러져 있는 것을 마을 이장이 발견, 119에 신고했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A 씨가 이미 사망한 것으로 판단하고, 병원으로 옮겼다. 시신의 부패 정도 등을 살핀 결과 A 씨는 전날 오후 5시께 열사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병원 측은 추정했다. 당시 김제에는 수일째 폭염경보가 내려져 있었다.
최근 들어 무더위가 계속 기승을 부리면서 위 사례처럼 주변에서 안타까운 소식이 심심찮게 들린다. 31일 질병관리본부의 ‘온열 질환 감시 체계(전국 의료기관 응급실 519곳 대상)’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28일까지 발생한 온열 질환자는 총 2042명이나 됐다.그중 사망자는 27명이나 됐다.
7월이 채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온열 질환 발생 건수가 이미 지난해 여름 전체 수준(1574명ㆍ사망 11명)을 넘어섰다. 폭염이 8월 하순까지 이어질 정도로 드셌던 2016년 수치(2125명ㆍ사망 17명)에도 거의 근접했다. 전국 거의 모든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더위가 극심했던 지난주(7월 22~28일) 동안 신고된 온열 질환자는 907명, 사망자 13명으로 전체의 거의 절반에 육박했다.
A 씨의 사례에서 보듯 열사병 등 온열 질환으로 인한 희생자의 대부분은 고령층이었다. 온열 질환자 10명 중 3명은 65세 이상(606명ㆍ29.7%)이었다. 실제로 노약자는 체온 조절 기능이 약해 일반인보다 온열 질환에 더 취약하다. 낮 시간대(정오~오후 5시) 실외 활동을 더욱 자제하는 것은 물론 집 안에서도 건강수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본인과 보호자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보건당국은 당부했다.
▶“노인, 땀샘 기능 떨어져 체온 조절 잘 안 이뤄져”=온열질환은 열 때문에 발생하는 응급 질환으로, 대개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발생한다. 폭염이 지속돼 체온이 증가하면서 탈수 증상, 의식 소실 등이 나타나는 일사병ㆍ열사병,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열경련 등이 대표적이다.
강한 자외선에 노출돼 일시적으로 눈에 화상 증상이 나타나는 광각막염, 높은 온도ㆍ습도로 인한 피부 질환 등도 이에 속한다. 온렬 질환은 대개 어지럼증과 피로감 등의 증상을 유발하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폭염은 누구에게나 영향을 줄 수 있지만 65세 이상의 노인에게 위협적이다. 사람은 외부 온도의 변화에 대응해 일정하게 체온을 유지하는 항온 동물이다. 폭염과 같은 고온 환경에서 작업이나 활동을 계속하게 되면 피부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땀을 흘리는 등 생리적 반응으로 열을 발산시켜 체온을 조절한다.
고령층이 특히 폭염에 취약한 이유는 노화 탓에 땀샘이 감소해 땀 배출량이 줄어들고, 그만큼 체온을 낮출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이홍수 이화여대 목동병원 노인의학센터장(가정의학과 교수)은 “우리 몸은 체온 조절을 위해 땀샘에서 땀을 분비하도록 돼 있다”며 “하지만 노인은 땀샘의 기능이 떨어져 땀 배출을 통한 체온 조절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노인들이 갖고 있는 만성 질환 역시 외부 온도에 대한 정상적 반응을 저해시킬 수 있고, 복용하는 약물도 체온 조절을 방해할 수 있다”며 “고령자는노화로 인해 온열 질환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으므로 평소 건강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냉방 기기 사용 어려운 고령층, ‘무더위 쉼터’ 활용”=고령층은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 여름철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커피 등 카페인 음료, 주류는 오히려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물, 스포츠 음료 등으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규칙적 운동으로 더위에 대한 적응 능력을 키우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낮 12~오후 5시, 더운 시간대에 피해가 집중되므로 이 시간대에 노약자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온열 질환 감시 체계‘를 보면 낮 12~오후 5시 사이 발생한 환자가 전체 온열 질환자 2042명 중 약 절반(47.8%ㆍ976명)이나 됐다. 65세 이상 온열 질환자 606명의 발생 장소는 ▷길가 194명(32%) ▷논ㆍ밭 151명(25%) ▷집안 117명(19%) ▷야외 작업장 44명(7%) 등의 순이었다.
양희범 을지대 을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고령층일수록 햇볕이 가장 강한 낮 시간대에는 하던 일을 멈추고,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부득이하게 야외 활동을 할 때에는 양산이나 챙이 넓은 모자 등을 이용해 햇볕을 차단하고ㅡ 헐렁하고 밝은 색상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바깥 활동을 하더라도 그늘에서 일정 시간 휴식 시간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센터장은 “노인은 더위가 심한 오후 시간에 밭일이나 야외 활동을 오래 하다가 얼굴이 창백해지고 두통과 구토 등이 나타나는 일사병을 많이 겪게 된다”며 “고령층은 스스로 신체 변화를 인지하기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주변에서도 함께 건강 상태를 유심히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양 교수도 “폭염으로 인해 두통,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열사병이 의심되므로 바로 그늘로 가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며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응급 상황 시 119에 즉각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는 서늘한 곳으로 이동해 선풍기 등으로 바람을 불어 주면서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 당뇨병, 뇌졸중 등 만성질환이 있는 고령층은 신체 적응 능력이 낮아 폭염에 더 취약하고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김유미 질본 미래감염병대비과장은 “폭염 시 실내 냉방 기기 사용이 어려운 고령층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무더위 쉼터(전국 4만5000여 개소)’를 적극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 올해 온열질환자 10명 3명이 65세 이상
-“땀샘 기능 떨어져 체온조절능력 떨어져”
- 만성질환 있다면 악화될수 있어 더 주의
열사병으로 숨진 80대가 하루 만에 발견됐다. 전북도에 따르면 전북 김제에 사는 A(86ㆍ여) 씨가 지난 25일 낮 12시께 자신의 집 뒷마당에 쓰러져 있는 것을 마을 이장이 발견, 119에 신고했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A 씨가 이미 사망한 것으로 판단하고, 병원으로 옮겼다. 시신의 부패 정도 등을 살핀 결과 A 씨는 전날 오후 5시께 열사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병원 측은 추정했다. 당시 김제에는 수일째 폭염경보가 내려져 있었다.
최근 들어 무더위가 계속 기승을 부리면서 위 사례처럼 주변에서 안타까운 소식이 심심찮게 들린다. 31일 질병관리본부의 ‘온열 질환 감시 체계(전국 의료기관 응급실 519곳 대상)’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28일까지 발생한 온열 질환자는 총 2042명이나 됐다.그중 사망자는 27명이나 됐다.
7월이 채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온열 질환 발생 건수가 이미 지난해 여름 전체 수준(1574명ㆍ사망 11명)을 넘어섰다. 폭염이 8월 하순까지 이어질 정도로 드셌던 2016년 수치(2125명ㆍ사망 17명)에도 거의 근접했다. 전국 거의 모든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더위가 극심했던 지난주(7월 22~28일) 동안 신고된 온열 질환자는 907명, 사망자 13명으로 전체의 거의 절반에 육박했다.
A 씨의 사례에서 보듯 열사병 등 온열 질환으로 인한 희생자의 대부분은 고령층이었다. 온열 질환자 10명 중 3명은 65세 이상(606명ㆍ29.7%)이었다. 실제로 노약자는 체온 조절 기능이 약해 일반인보다 온열 질환에 더 취약하다. 낮 시간대(정오~오후 5시) 실외 활동을 더욱 자제하는 것은 물론 집 안에서도 건강수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본인과 보호자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보건당국은 당부했다.
고령층은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므로 낮 시간대(정오~오후 5시)에는 온열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폭염경보가 발령된 지난 16일 오후 경남 밀양 영남루를 찾은 시민들이 부채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
▶“노인, 땀샘 기능 떨어져 체온 조절 잘 안 이뤄져”=온열질환은 열 때문에 발생하는 응급 질환으로, 대개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발생한다. 폭염이 지속돼 체온이 증가하면서 탈수 증상, 의식 소실 등이 나타나는 일사병ㆍ열사병,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열경련 등이 대표적이다.
강한 자외선에 노출돼 일시적으로 눈에 화상 증상이 나타나는 광각막염, 높은 온도ㆍ습도로 인한 피부 질환 등도 이에 속한다. 온렬 질환은 대개 어지럼증과 피로감 등의 증상을 유발하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폭염은 누구에게나 영향을 줄 수 있지만 65세 이상의 노인에게 위협적이다. 사람은 외부 온도의 변화에 대응해 일정하게 체온을 유지하는 항온 동물이다. 폭염과 같은 고온 환경에서 작업이나 활동을 계속하게 되면 피부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땀을 흘리는 등 생리적 반응으로 열을 발산시켜 체온을 조절한다.
고령층이 특히 폭염에 취약한 이유는 노화 탓에 땀샘이 감소해 땀 배출량이 줄어들고, 그만큼 체온을 낮출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이홍수 이화여대 목동병원 노인의학센터장(가정의학과 교수)은 “우리 몸은 체온 조절을 위해 땀샘에서 땀을 분비하도록 돼 있다”며 “하지만 노인은 땀샘의 기능이 떨어져 땀 배출을 통한 체온 조절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노인들이 갖고 있는 만성 질환 역시 외부 온도에 대한 정상적 반응을 저해시킬 수 있고, 복용하는 약물도 체온 조절을 방해할 수 있다”며 “고령자는노화로 인해 온열 질환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으므로 평소 건강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성별ㆍ연령별 온열 질환 발생 현황. [자료=질병관리본부] |
▶“냉방 기기 사용 어려운 고령층, ‘무더위 쉼터’ 활용”=고령층은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 여름철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커피 등 카페인 음료, 주류는 오히려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물, 스포츠 음료 등으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규칙적 운동으로 더위에 대한 적응 능력을 키우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낮 12~오후 5시, 더운 시간대에 피해가 집중되므로 이 시간대에 노약자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온열 질환 감시 체계‘를 보면 낮 12~오후 5시 사이 발생한 환자가 전체 온열 질환자 2042명 중 약 절반(47.8%ㆍ976명)이나 됐다. 65세 이상 온열 질환자 606명의 발생 장소는 ▷길가 194명(32%) ▷논ㆍ밭 151명(25%) ▷집안 117명(19%) ▷야외 작업장 44명(7%) 등의 순이었다.
양희범 을지대 을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고령층일수록 햇볕이 가장 강한 낮 시간대에는 하던 일을 멈추고,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부득이하게 야외 활동을 할 때에는 양산이나 챙이 넓은 모자 등을 이용해 햇볕을 차단하고ㅡ 헐렁하고 밝은 색상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바깥 활동을 하더라도 그늘에서 일정 시간 휴식 시간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센터장은 “노인은 더위가 심한 오후 시간에 밭일이나 야외 활동을 오래 하다가 얼굴이 창백해지고 두통과 구토 등이 나타나는 일사병을 많이 겪게 된다”며 “고령층은 스스로 신체 변화를 인지하기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주변에서도 함께 건강 상태를 유심히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양 교수도 “폭염으로 인해 두통,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열사병이 의심되므로 바로 그늘로 가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며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응급 상황 시 119에 즉각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는 서늘한 곳으로 이동해 선풍기 등으로 바람을 불어 주면서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 당뇨병, 뇌졸중 등 만성질환이 있는 고령층은 신체 적응 능력이 낮아 폭염에 더 취약하고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김유미 질본 미래감염병대비과장은 “폭염 시 실내 냉방 기기 사용이 어려운 고령층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무더위 쉼터(전국 4만5000여 개소)’를 적극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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