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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중년아재에서 오빠소리 듣는 법…
  • 2018.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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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은 프렌닥터연세내과 비만클리닉 부원장



얼마 전 다이어트에 성공한 50대 초반의 대학 교수를 만났다. 노안이 오고, 체력과 기억력이 떨어지면서 몸이 노쇠하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낀 어느 날이었다고 한다. 팔순이 넘은 은사의 “박 교수, 자네는 아직 충분히 젊다”는 짧은 충고를 듣고, 더 늦기 전 독한 마음을 먹고 다이어트를 시작했단다. “볼품없던 ‘중년 아재’가 이젠 오빠 소리 듣는다”며 웃음이 넘쳤다. 평범한 티셔츠 하나 입었을 뿐인데 함께한 젊은 제자들보다 단연 돋보였다. “사모님이 불안하시겠어요.” 농담 섞인 칭찬을 했다. 오랜만에 만난 ‘몸섹남’ㆍ‘뇌섹남’이었다.
중년 남성의 다이어트는 이토록 인생살이의 새로운 도전이 된다. 하지만 회사를 이끌고 팀을 주도하고 이제는 남이 뭐라 하건 자신만의 일의 철학도 확고한 우리 수고로운 중년 남성에게 “독한 다이어트 한번 해 보자”는 조언을 건네기가 쉽지만은 않다. “살을 빼긴 빼야 하는데”라며 오늘도 분주히 가족과 회사와 나라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리 ‘중년 오빠’들을 위해 작은 실천으로도 쏠쏠한 활력을 줄 만한 다이어트 팁 몇가지를 알려 주련다. 일주일만 실천해도 고장 난 듯 꼼짝 않던 체중계 바늘이 왼쪽으로 움직이고 거울 속 내 모습이 살짝 맘에 들기 시작할 것이다.
첫째, ‘아침 계란’ 먹기다. 친절하게 삶아 파는 편의점 계란도 좋다. 아침에 먹는 계란은 신진대사를 최대 30%까지 높여 줄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신진대사? 다들 쉽게 말하고 우습게 듣는다. 하지만 신진대사란 사람이 영양소를 섭취하고 이를 신체 특정한 장소로 보내 필요한 물질을 만들기도 하고, 불필요한 물질은 배출시키며, 이를 분해시켜 에너지로 소비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신진대사가 잘되면 살도 잘 빠진다.
둘째, 젓가락만 사용하라. 직장인들의 점심 식사는 주로 볶음, 찌개, 덮밥이 대부분이다. 볶음은 달고 짜며, 찌개는 염분이 많다. 곰탕에 깍두기 국물 끼얹어 공깃밥 뚝딱 말아 숟가락만 사용하는 남성이 있다면 뱃살을 눈여겨보기 바란다. 숟가락에 얹어 낸 국물과 양념은 숨어 있는 칼로리로 당신을 배반하고, 뇌의 주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빠르게 흡수시켜 결국 지친 뇌로 업무 효율을 떨어뜨릴 것이다.
셋째, 후식은 금물이다. “부장님, 커피 뭐 드세요?” “아, 난 단백질 가득한 카페라테.” 이렇게 외친 당신은 이미 한끼를 먹었다. 굳이 우유 칼로리까지 더할 필요는 없다. 무설탕을 위로 삼지 말고 카페인이 필요하다면 “블랙”이라고 외쳐라. 100% 생과일주스는 ‘비타민’이란 가면을 빌어 불편한 군살에 도움을 줄 것이다.
넷째, 식후 15분간 절대 앉지 마라. 페이스북 경영자처럼 서서 일할 것까지는 없지만, 딱 15분만 서서 서류를 확인하기를 바란다. 식사 후 공원 산책이나 재미 삼아 계단을 오르내린다면 금상첨화다. 최신 연구 결과, 식후 15분 이상 몸을 움직이는 것은 ‘혈당 스파이크’를 막아 당뇨ㆍ심근경색ㆍ치매 예방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다섯째, 먹기 위해서 먹어라. “음식을 왜 먹는가”라는 질문에 당신을 무엇이라 답할까. “일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서”라는 대답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이슈가 되는 ‘먹기 명상’에서는 ‘음식을 먹는 이유’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란다.
먹는 그 순간에는 심각한 대화나 휴대폰은 삼가고, 치아로 씹어 혀에 도달하는 미세한 감각, 입 안 가득 조화롭게 퍼지는 식재료의 향과 맛, 식도를 통과하는 음식물의 소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식’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언제 먹는 것에 집중한 적이 있었던가. ‘먹기 명상’은 뇌의 피로를 줄여 주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쉬운 실천이다.
여섯째, 술자리에서 단백질을 사수하라. 국수전골과 파전보다는 생선회와 생고기가 좋다. 냉면과 밥을 더 먹을 바에는 회 몇 점을 더 씹어라. 사실 체중을 빼려면 섭취, 에너지 소비, 뇌의 스트레스 시스템이라는 상호작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필자가 제안하는 이 여섯 가지 실천은 ‘중년 아재’의 일상에 가장 접근하기 쉬운 다이어트 팁이다. ‘오빠’가 되는 방법이 확실하다면 천천히 가면 어떠리. 멀리 더 가면 된다. 만일 지혜로운 여러분이 이 실천을 딱 1년만 고집한다면, 가진 능력을 200% 발휘할 수 있는 ‘성능 좋은 몸’을 만드는데 성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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