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고승희 기자]미래형 마트와 식당이 성큼 다가왔다. 미국 식품업계에 무인 시스템이 확장되고 있다.
블룸버그와 이코노미스트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국 식품 유통업계에 첨단 기술을 빠르게 도입, 눈에 띄는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무인 마트, 무인 자동차를 통한 배달, 로봇이 중심이 된 물류 센터와 로봇이 만드는 피자까지 등장, 미래 식료품 유통의 리더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무인 배달과 로봇 시스템은 안전과 일자리 감소 우려 등의 잠재적 문제도 안고 있지만 이로 인한 식품 유통 업계의 변화가 가파르다"며 "무인 시스템의 확대가 미치는 영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자율주행차량 이용한 ‘무인배달’
미국 대형 수퍼마켓 체인 ‘크로거(Kroger)는 지난 6월 말 무인차량 스타트업 ‘뉴로(Nuro)’와 협력, 자율주행차량을 이용한 식료품 배달 계획을 발표했다.
스마트폰으로 크로거에서 식료품을 구입하면 온도 조절이 가능한 트렁크가 장착된 자율주행차량에 물건을 싣고 배달되는 방식이다. 뉴로의 자율주행자동차는 물건 배송 전용차다. 일반 승용차의 절반 크기로, 배터리를 활용하며 에어백 등 안전장치가 필요 없어 제조비용을 낮출 수 있다.
크로서의 자율주행차량 도입은 아마존의 2시간 배달 서비스와 경쟁하기 위한 전략으로 등장했다. 배달 비용 감소와 시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크로거는 올 가을 서비스를 시작, ‘미국 전 지역’을 목표로 점차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로봇이 중심이 된 물류센터
크로거는 또한 영국 온라인 수퍼마켓이자 무인 로봇 및 풀필먼트 시스템을 갖춘 ‘오카도(Ocado)’와 손을 잡고 물류 센터 자동화에도 나섰다.
크로거에선 지분 투자를 통해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물류 시스템 가동이 가능한 로봇 공학 기술을 미국 내에서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올해 미국 내 3개의 자동화된 물류센터를 열고, 3년 내에는 2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 무인 상점과 로봇 직원
아마존 고는 계산대와 직원이 없는 무인 상점으로 지난 1월 시애틀에 처음 문을 열었다. 내부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물건을 장바구니에 넣으면 자동으로 계산, 아마존 계정으로 자동 결제까지 가능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LA와 시카고를 비롯해 연내 미국에 6개 지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월마트 역시 지난해부터 ‘진열대 스캔로봇’을 도입했다. 매장 통로를 돌아다니며 선반을 스캔하며 빠진 물품을 신속하게 채워넣는 역할을 하는 ‘진열대 스캔 로봇’으로,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4개주 50개 매장에 정식 직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로봇 셰프
실리콘밸리의 ‘줌 피자(Zume Pizza)’에서는 로봇이 구워주는 피자를 맛볼 수 있다. 로봇이 피자도우를 만들고, 소스를 바르며, 오븐에 피자를 넣고, 다시 배달트럭 안의 오븐에 넣는 일을 맡아 한다. 동시에 56개의 피자를 구울 수 있는 오븐을 갖춘 배달 트럭 안에서 마지막으로 구워져 주문자에게 바로 배송된다.
줌 피자는 가장 신속하면서도 맛있는 상태에서 배달되는 시스템으로 2016년 4월 첫 판매를 시작한 이후 2년만에 약 200만 달러(한화 약 2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LA 인근 패서디나시의 ‘칼리버거(CaliBurger)’는 지난 5월 로봇팔 ‘Filppy’를 정식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쉼없이 패티를 구워내는 Flippy는 매일 점심시간 투입된다. 한 시간에 약 300개의 버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칼리버거는 오는 2019년까지 50개의 로봇 팔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도움말=박지혜 aT LA 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