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전 세계적으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오늘날처럼 뜨거웠던 적은 없었다. ‘건강’을 고려한 식품들은 가장 강력한 글로벌 식품 트렌드 가운데 하나다.
아보카도, 콜리플라워, 브라질너트와 같은 새로운 식품들이 슈퍼푸드로 떠올랐으며, 자고 일어나면 낯선 식단들이 등장해 ‘건강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스타 영양학자’인 캐롤린 오닐(Carolyn O’Neil) 역시 “건강한 식단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먹을 것도 넘치고 정보도 넘쳐나는 시대에서 그는 “더 많이 알면 더 잘 먹을 수 있다(The More You Know, The More You Can Eat)”고 강조한다.
캐롤린 오닐은 ‘요식업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비어드 파운데이션 어워드(James Beard Foundation Award) 미디어 분야에서 두 번이나 수상한 식품영양전문가다. 할리우드 스타들과의 밀접한 교류는 물론 CNN, NBC, 미국심장협회 등에서 영양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한국을 찾은 영양학자 캐롤린 오닐을 만나 ‘건강하게 잘 먹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 먹거리 관심만큼 ‘식품 트렌드’가 범람하는 시대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갖은 트렌드도 범람하는 때다. 이 모든 식품에 대한 관심을 관통하는 것은 ‘건강’이다.
“지금은 두 개의 트렌드가 상충하고 있는 때예요. 자극적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욕구와 건강한 식품에 대한 욕구가 부딪히고 있죠.“
한 쪽에서는 여전히 탄산음료와 설탕 함량이 높은 식품들이 넘쳐난다. “TV나 SNS를 통해 자극적이고 맛있는, 하지만 건강하지 않은 식품에 노출되고 있어요. 특히 아이들의 경우 조절할 수 있도록 부모들의 역할이 중요하죠.”
반면 다른 한 쪽에서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맛으로만 먹거리를 고르는 때는 진작에 지났다. “어제는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었다면, 오늘은 좀 건강하게 먹어야겠다는 마음이 공존해요. 그만큼 건강한 식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거죠.”
흥미로운 변화는 요식업계에도 나타난다. 그는 미국 인기 레스토랑인 ‘플라워 차일드’(Flower Child)를 예로 들었다. 이 곳은 미국 밀레니얼 세대에게 가장 ’핫‘한 레스토랑으로 꼽힌다.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무조건 기름진 음식을 먹기 보다는 건강한 식품을 찾으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플라워 차일드는 형형색색의 과일과 샐러드는 물론 육류를 대체할 양질의 단백질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이다.
“이런 식당이 요즘의 트렌드예요. SNS의 발달로 일반적으로 맛이 없다고 알려진 건강식도 화려한 데코레이션을 통해 맛있어 보이게 해요. 심미적 만족감도 주는 거죠. 단백질도 육류보다는 해산물로 대체해서 먹고요.” 건강한 식단과 시각적 이미지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을 공략했다.
캐롤린 오닐은 “아저씨들이 가는 칙칙한 식당도 아니고, 날씬하기 위해 채소만 먹고 요가만 해야하는 곳도 아니어서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가정에서의 식단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 지난 몇 년 가장 부각됐던 것은 ‘무첨가 식품’이었다. ‘글루텐 프리’(Gluten-Free), ‘Non-GMO’는 물론 무지방, 저당, 저염, 저콜레스테롤 식품들이 주목받았다.
“사실 무조건 안 된다고 하는 것도 문제가 있어요.” 글루텐 과민증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며 글루텐-프리 식품의 건강상 이점이 부각됐지만, 최근엔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연구 결과들도 발표되고 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도 무첨가 식품에 대한 맹신은 버렸다.
“이젠 무첨가에 집착하기 보다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 내게 무엇이 더 좋은지를 보는 시각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어요.”
그러면서 더 좋은 식단을 찾아가고 있는 추세다. 미국에선 지난 몇 년간 ‘지중해 식단’의 인기가 높다. 해마다 ‘최고의 식단’을 선정해 발표하는 미국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선정한 2018년 최고의 식단이기도 하다.
“지중해 식단은 식물 기반 식단이라고 할 수 있어요. 채소와 과일 위주의 식단이죠.”
지중해 식단의 특징은 과일과 채소, 통곡물과 올리브 오일, 견과류의 섭취가 많다는 점이다. 가금육과 저지방 우유, 적당량의 레드와인은 즐기지만, 붉은 고기의 섭취는 월 2∼3회 이내로 줄인다.
“지중해 식단이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최근 몇 년 사이 미국에서 플렉시테리안(Flexitarian)이 늘었기 때문이에요. 지중해 식단은 식물 기반식을 섭취하되 경우에 따라 육류도 섭취하는 유동적 식단을 고수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죠.” 캐롤린 오닐 역시 자신의 식단에 대해 “채소와 과일 섭취가 많은 지중해 식단에 기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 먹는 것은 왜 중요한가?
음식과 식단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데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다. 캐롤린 오닐은 “현대인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만성질환의 원인이 바로 음식의 섭취와 잘못된 식단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건강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어렵지 않다. 그는 ‘운동’과 ‘소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캐롤린 오닐은 “현대인은 움직임이 너무 없다”며 “신체활동을 늘리는 것이 첫 번째”라고 말했다. “그리고 너무 많이 먹어요. 소식을 하는 것이 좋아요. 과식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비만과 당뇨는 결국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실제로 소식은 노화를 늦추는 것은 물론 노화로 인한 질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식물 기반 식단’에 단백질을 더하는 거예요. 최악의 식단은 무엇 하나를 먹지 않는 식단이에요. 탄수화물을 먹지 않거나, 지방을 아예 먹지 않는 식단들이죠.”
그러면서 좋은 영양학에는 세 가지 요건이 있다고 말했다. 다양성, 변형, 균형이다.
“어떤 식품이든 다양하게 섭취하고, 나에게 맞게 변형시켜 먹고, 영양소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해요.” 캐롤린 오닐에 따르면 한 접시 안에 1/4는 단백질, 1/4는 곡물, 나머지는 채소로 채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비율이다.
“결국 무엇을 먹느냐, 어떤 음식을 먹어 건강하게 지내느냐는 나의 선택의 문제예요. 음식을 적으로 만들지 말고 잘 선택해서 먹는 것이 중요해요.” 무엇을 먹느냐 만큼 중요한 것은 먹는 과정과 방법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너무 급히 먹으면서 뭘 먹는지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 먹는 음식이 무슨 맛인지, 어떤 식감인지 느끼면서 먹어야 해요. 그러면 더 좋은 식사를 할 수 있어요.”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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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카도, 콜리플라워, 브라질너트와 같은 새로운 식품들이 슈퍼푸드로 떠올랐으며, 자고 일어나면 낯선 식단들이 등장해 ‘건강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스타 영양학자’인 캐롤린 오닐(Carolyn O’Neil) 역시 “건강한 식단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먹을 것도 넘치고 정보도 넘쳐나는 시대에서 그는 “더 많이 알면 더 잘 먹을 수 있다(The More You Know, The More You Can Eat)”고 강조한다.
캐롤린 오닐은 ‘요식업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비어드 파운데이션 어워드(James Beard Foundation Award) 미디어 분야에서 두 번이나 수상한 식품영양전문가다. 할리우드 스타들과의 밀접한 교류는 물론 CNN, NBC, 미국심장협회 등에서 영양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한국을 찾은 영양학자 캐롤린 오닐을 만나 ‘건강하게 잘 먹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 미국의 스타 영양학자인 캐롤린 오닐은 리얼푸드와의 인터뷰에서 “최악의 식단은 무엇 하나를 먹지 않는 것”이라며 “음식을 적으로 만들지 말고 잘 선택해서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
■ 먹거리 관심만큼 ‘식품 트렌드’가 범람하는 시대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갖은 트렌드도 범람하는 때다. 이 모든 식품에 대한 관심을 관통하는 것은 ‘건강’이다.
“지금은 두 개의 트렌드가 상충하고 있는 때예요. 자극적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욕구와 건강한 식품에 대한 욕구가 부딪히고 있죠.“
한 쪽에서는 여전히 탄산음료와 설탕 함량이 높은 식품들이 넘쳐난다. “TV나 SNS를 통해 자극적이고 맛있는, 하지만 건강하지 않은 식품에 노출되고 있어요. 특히 아이들의 경우 조절할 수 있도록 부모들의 역할이 중요하죠.”
반면 다른 한 쪽에서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맛으로만 먹거리를 고르는 때는 진작에 지났다. “어제는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었다면, 오늘은 좀 건강하게 먹어야겠다는 마음이 공존해요. 그만큼 건강한 식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거죠.”
흥미로운 변화는 요식업계에도 나타난다. 그는 미국 인기 레스토랑인 ‘플라워 차일드’(Flower Child)를 예로 들었다. 이 곳은 미국 밀레니얼 세대에게 가장 ’핫‘한 레스토랑으로 꼽힌다.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무조건 기름진 음식을 먹기 보다는 건강한 식품을 찾으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플라워 차일드는 형형색색의 과일과 샐러드는 물론 육류를 대체할 양질의 단백질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이다.
“이런 식당이 요즘의 트렌드예요. SNS의 발달로 일반적으로 맛이 없다고 알려진 건강식도 화려한 데코레이션을 통해 맛있어 보이게 해요. 심미적 만족감도 주는 거죠. 단백질도 육류보다는 해산물로 대체해서 먹고요.” 건강한 식단과 시각적 이미지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을 공략했다.
캐롤린 오닐은 “아저씨들이 가는 칙칙한 식당도 아니고, 날씬하기 위해 채소만 먹고 요가만 해야하는 곳도 아니어서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가정에서의 식단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 지난 몇 년 가장 부각됐던 것은 ‘무첨가 식품’이었다. ‘글루텐 프리’(Gluten-Free), ‘Non-GMO’는 물론 무지방, 저당, 저염, 저콜레스테롤 식품들이 주목받았다.
“사실 무조건 안 된다고 하는 것도 문제가 있어요.” 글루텐 과민증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며 글루텐-프리 식품의 건강상 이점이 부각됐지만, 최근엔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연구 결과들도 발표되고 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도 무첨가 식품에 대한 맹신은 버렸다.
“이젠 무첨가에 집착하기 보다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 내게 무엇이 더 좋은지를 보는 시각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어요.”
그러면서 더 좋은 식단을 찾아가고 있는 추세다. 미국에선 지난 몇 년간 ‘지중해 식단’의 인기가 높다. 해마다 ‘최고의 식단’을 선정해 발표하는 미국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선정한 2018년 최고의 식단이기도 하다.
“지중해 식단은 식물 기반 식단이라고 할 수 있어요. 채소와 과일 위주의 식단이죠.”
지중해 식단의 특징은 과일과 채소, 통곡물과 올리브 오일, 견과류의 섭취가 많다는 점이다. 가금육과 저지방 우유, 적당량의 레드와인은 즐기지만, 붉은 고기의 섭취는 월 2∼3회 이내로 줄인다.
“지중해 식단이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최근 몇 년 사이 미국에서 플렉시테리안(Flexitarian)이 늘었기 때문이에요. 지중해 식단은 식물 기반식을 섭취하되 경우에 따라 육류도 섭취하는 유동적 식단을 고수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죠.” 캐롤린 오닐 역시 자신의 식단에 대해 “채소와 과일 섭취가 많은 지중해 식단에 기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 먹는 것은 왜 중요한가?
음식과 식단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데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다. 캐롤린 오닐은 “현대인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만성질환의 원인이 바로 음식의 섭취와 잘못된 식단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건강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어렵지 않다. 그는 ‘운동’과 ‘소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캐롤린 오닐은 “현대인은 움직임이 너무 없다”며 “신체활동을 늘리는 것이 첫 번째”라고 말했다. “그리고 너무 많이 먹어요. 소식을 하는 것이 좋아요. 과식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비만과 당뇨는 결국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실제로 소식은 노화를 늦추는 것은 물론 노화로 인한 질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식물 기반 식단’에 단백질을 더하는 거예요. 최악의 식단은 무엇 하나를 먹지 않는 식단이에요. 탄수화물을 먹지 않거나, 지방을 아예 먹지 않는 식단들이죠.”
그러면서 좋은 영양학에는 세 가지 요건이 있다고 말했다. 다양성, 변형, 균형이다.
“어떤 식품이든 다양하게 섭취하고, 나에게 맞게 변형시켜 먹고, 영양소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해요.” 캐롤린 오닐에 따르면 한 접시 안에 1/4는 단백질, 1/4는 곡물, 나머지는 채소로 채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비율이다.
“결국 무엇을 먹느냐, 어떤 음식을 먹어 건강하게 지내느냐는 나의 선택의 문제예요. 음식을 적으로 만들지 말고 잘 선택해서 먹는 것이 중요해요.” 무엇을 먹느냐 만큼 중요한 것은 먹는 과정과 방법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너무 급히 먹으면서 뭘 먹는지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 먹는 음식이 무슨 맛인지, 어떤 식감인지 느끼면서 먹어야 해요. 그러면 더 좋은 식사를 할 수 있어요.”
shee@heraldcorp.com
[지금 뜨는 리얼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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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