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고승희 기자]홍콩이 '미식의 나라'로 거듭난 이유 중 하나로 홍콩 사람들의 지극한 '음식 사랑'을 빼놓을 수 없다.
홍콩 사람들은 일어나서 자기 전까지 먹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소셜미디어나 음식 커뮤니티에 사진을 게시하거나 리뷰를 단다. 또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는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처럼 신중히 고른다.
음식에 대한 각별한 애정만큼 식문화 트렌드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홍콩의 주요 식문화 트렌드 6가지를 꼽았다.
1. 까다로운 선택지
홍콩 사람들은 음식에 대해 요구조건이 많고 까다로운 편이다. 식당에서 판매하는 일반 레몬차의 옵션만 해도 10가지에 달한다. 설탕과 얼음을 더 많이(MORE) 넣거나, 덜 넣거나(LESS), 넣지 않는(NO SUGAR) 옵션이 있고, 농도 역시 진하게, 연하게 두 종류로 제공된다. 작은 음료조차 개인의 취향을 반영해 까다롭게 옵션을 나누고 있으며, 대부분의 음식들이 주문을 통해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2. 한 가지 요리도 다양하게
홍콩의 요리들은 조리방식이나 넣는 재료에 따라 한 가지 음식이 다양하게 만들어진다. 우리나라의 김치와 마찬가지다. 홍콩의 대표음식인 딤섬 중 샤오마이(Shao Mai·燒賣)는 본래 얇은 밀가루 층에 싸서 돼지고기와 새우를 넣어 만들었다. 하지만 변신이 무궁무진하다. 자주색 쌀로 만든 샤오마이, 토핑으로 메추리 달걀을 넣은 샤오마이도 있다.
3. 동서양의 조화로 재해석
1997년까지 영국 식민지로 있었던 홍콩의 식문화는 기존 동양 식문화에 서양식이 가미된 형태다. 홍콩 사람들은 밥을 먹을 때 일반적으로 젓가락을 사용하지만 포크와 나이프 또한 즐겨 사용한다. 아침 식사 때는 홍콩식 쌀죽이나 딤섬을 먹고, 서양식으로 소시지, 튀긴 달걀, 토스트를 먹는 것도 보편적이다. 홍콩 식당에 있는 테이블에는 대부분 포크와 나이프, 숟가락과 젓가락이 함께 있다. 또한 홍콩 내에서는 다양한 인종 및 이민자들로 인해 세계 각국의 음식을 접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4. 고정된 식사시간이 없다
홍콩 사람들은 열심히, 늦게까지 일한다. 때문에 직장인들이 저녁을 늦게 먹는 경우가 많다. 또한 홍콩에는 낮에는 열지 않는 광동식 레스토랑(Teo Chow 스타일 레스토랑 등)이 있다. 이러한 레스토랑은 새벽 2시에 아침 식사를 제공한다. 홍콩 사람들은 이를 '이른 차(早茶)'라고 부른다.
홍콩에는 정상적인 3번의 식사 외에도 아침 식사 후 오전 10-11시에는 브런치, 오후 3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애프터눈티, 자정에 늦은 저녁 식사를 하는 문화가 있다. 그 중에서도 애프터눈티는 가장 많이 알려진 문화로 영국의 문화에서 영향을 받았다. 홍콩 사람들은 '3시 15분'을 가리켜 '애프터눈 티 타임'(3點3·下午茶)이라고 말한다.
5. 뭐든지 다 먹는다
홍콩 사람들은 먹지 않는 것이 없다. 홍콩에선 가축을 경제적으로, 효율적으로 식용하기 위해 고기는 물론 내장도 즐겨 먹는다. 소 내장을 넣은 수프인 장내(牛什麵)는 홍콩 전역에서 매우 인기가 많은 요리다. 또 홍콩 사람들은 거위 창자를 차갑게 식혀서 먹기도 하며, 돼지내장을 죽에 넣어서 먹기도 한다.
6. 한끼를 먹더라도 풍부하고 다채롭게
홍콩에서는 음식의 양은 물론 요리의 전체적인 그림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홍콩 사람들은 자신이 지불하는 가격만큼 맛있고, 시각적으로 화려한 음식을 좋아한다. 생선 요리는 일반적으로 사이즈가 큰 생선을 좋아하는 편이며, 다채로운 조미료를 통해 풍미를 살리는 것을 중요시한다. 핫팟(중국식 샤브샤브)을 먹을 때 또한 많은 양의 식재료를 한꺼번에 올려놓고 먹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