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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농업 벤처의 혁신적인 작물재배 시스템
-집 앞에 실내농장 배달, 단번에 농부로 변신
-레시피 주입하면 내 취향에 맞는 작물 제조
“요즘에는 작물이 수송될 때 비행기나 연료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작물의 품질 손상뿐 아니라 비용 또한 많이 들어갑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소비 장소 근처에서 작물을 생산을 할 수 있을까. 이것이 첫 질문이었습니다.”
벨기에 소도시 바레험 본사에서 만난 어반크롭 솔루션스(Urban Crop Solutionsㆍ이하 어반크롭) 최고경영자(CEO)인 마틴 반더크러이스는 수직농장(버티컬팜) 창업을 시작한 배경을 이 같이 밝혔다.
어반크롭은 작물을 재배해 판매하는 회사가 아니다. 실내농장(인도어 팜)에 대한 턴키(설계ㆍ시공 일괄) 솔루션를 제공하는 업체다. 쉽게 말하면 고객에게 수직농장 컨테이너를 판매하고, 그 안에서 작물을 재배할 수 있게 지속적으로 유지ㆍ보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 세계 누구든 어반크롭의 솔루션을 배달받으면 단번에 수십년의 노하우를 가진 농부가 될 수 있다. 집 마당에 수직농장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씨앗을 심고 생물학적 알고리즘인 ‘재배 레시피’를 주입하면 컴퓨터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제어하고 영양 용액을 공급해 향과 맛을 조절한 작물을 길러낸다.
마틴 CEO는 자사의 솔루션에 대해 “고객이 어떤 프로젝트를 가져오면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설계해 준다”면서 “고객은 전원과 물을 연결해주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로봇이 키우는 작물 재배 시스템 ‘플랜트팩토리’=본사는 10여명이 근무하는 사무공간 외에는 약 10곳의 공간이 모두 연구 목적의 작물 재배 설비다. 곳곳에 수직농장 컨테이너가 여러 개 놓여있다. 이 회사의 수직농장 컨테이너 ‘팜프로’는 다른 실내농장 업체들과 같은 방식인 LED와 수경재배로 작물을 길러낸다. 2011년 연구 초기에는 건물 옥상에 온실을 설치해 기르는 방안을 시험했지만, 옥상에 설치하는 것은 고비용ㆍ저효율로 어려움이 많았다. 결국 친환경적으로 가장 적합한 LED 조명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마틴 CEO는 “LED는 더 밝으면서도 발열이 적어 식물 가까이 설치할 수 있으며, 층지어 포개어 놓을 수도 있다”면서 “햇빛은 물론 온실도 필요 없다. 공터나 빈 창고 심지어 빈 방에서도 시작할 수 있다”며 LED의 여러 장점을 언급했다.
본사에 위치한 가장 큰 규모의 연구시설은 로봇 자동화 작물 재배 시스템인 ‘플랜트팩토리’다. 건물 3층 높이의 밀실 안은 붉은 LED 조명 아래 위치한 로봇이 자유롭게 움직이며 씨를 심고, 재배하고 수확까지 한다. 이 안에서는 빛과 온도, 습도 제어는 물론, 양분이 들어간 용액도 자동으로 공급되는 등 모든 것이 컴퓨터 시스템으로 통제된다.
로봇자동화 설비를 도입한 이유는 세균 감염 문제 때문이다. 마틴 CEO는 “작물 재배 설비에 사람이 들어가게 되면 사람 몸에 있는 세균이 작물에 옮겨가면서 영향을 주는 문제점을 발견한 후 로봇공정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실내농장 솔루션의 핵심 ‘재배 레시피’=수직농장 컨테이너와 플랜트팩토리에서는 어떤 작물이든 향과 맛까지 조절해 길러낼 수 있다. 작물에 맞는 기후, 수질 등을 데이터화 한 ‘작물재배 레시피’ 덕분이다. 하드웨어인 수직농장 컨테이너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소용이 없는데, 재배 레시피를 적용해야만 각 취향과 목적에 맞는 작물을 키울 수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원예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수직농장 안에서 기를 수 있는 200여종의 작물 레시피를 개발한 상태다. 한 작물의 레시피를 결정하는 요소는 80가지 정도다. 작물이 자라는 데 최적의 온도나 습도, 바람 등 생장요소를 포함해 토양의 영양분, 물의 수소이온(pH) 농도, 뿌리가 가져야 하는 산소, 박테리아까지 고려한다.
마틴 CEO는 “수확방법에 따라서도 레시피가 달라진다”면서 “예컨대 양배추를 기른다면 잎만 수확해서 쓸 것인지 전체를 쓸 것인지에 따라 다른 레시피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수직농장에서 키우는 작물은 특히 무농약이고, 용액을 통해 영양을 풍부하게 공급하기 때문에 일반 재배보다 5배 정도 빠르게 자란다. 밀폐된 환경에서 키우기 때문에 향과 맛, 식감도 상대적으로 뛰어나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실제로 본사 내 연구시설에서 자라던 바질 잎을 따서 냄새를 맡아보니, 코를 자극할 정도로 향이 풍부하고 강했다.
이 레시피 기술을 통해 항상 겨울인 스칸디나비아반도 북부 지역에서도 건대 기후에서 자라는 샤프란 재배가 가능해 졌다. 실제 이 회사의 고객은 미국과 러시아, 스웨덴, 일본 등 전 세계에 위치해 있고, 동남아시아 방송국에서도 취재를 오는 등 관심을 보이는 지역이 더욱 늘고 있다.
▶“韓, 향후 실내농업 성장 가능성 높아”=어반크롭이 실내농업 관련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지역은 일본이다. 일본 오사카에는 지사도 두고 있다. 지난 7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8 시설원예ㆍ식물공장(GPEC) 박람회에서는 부스를 차리고 자사 기술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마틴 CEO는 일본은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지역이고, 실내 농업의 개념이 시작된 곳이기 때문에 일본 시장에 발빠르게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일본은 실내농업에 대한 많은 기술을 갖고 있다. 특히 우리가 그 곳에서 확인한 것은 실내농업에 대한 일본인들의 엄청난 관심이었다”면서 “일본에 우리의 최신 로봇 기반 자동화 방식(플랜트 팩토리)을 도입한다면, 실내농업의 생산성을 지역적으로나 국가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시장에 대해선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향후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직 한국에는 파트너십이 없다. 한국 인천 송도에 분교가 있는 벨기에 겐트대학교와 협력해, 한국시장 진출 계획을 구상 중”이라며 “우선 한국 진출에 앞서 연구기관과 우선적으로 협력할 생각이라, 연구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한국의 실내농업 기술이 많이 발전해 주목하고 있지만, 아직은 관련 회사가 젊고 규모가 작아 가능성 있는 시장으로 지켜보고 있다”면서 “향후 한국에 우리의 노하우가 전수될 경우 생물학적 연구가 활발해지는 등 실내농업의 주요 지역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바레험(벨기에) 민상식 기자/mss@heraldcorp.com
-벨기에 농업 벤처의 혁신적인 작물재배 시스템
-집 앞에 실내농장 배달, 단번에 농부로 변신
-레시피 주입하면 내 취향에 맞는 작물 제조
“요즘에는 작물이 수송될 때 비행기나 연료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작물의 품질 손상뿐 아니라 비용 또한 많이 들어갑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소비 장소 근처에서 작물을 생산을 할 수 있을까. 이것이 첫 질문이었습니다.”
어반크롭솔루션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마틴 반더크러이스 |
벨기에 소도시 바레험 본사에서 만난 어반크롭 솔루션스(Urban Crop Solutionsㆍ이하 어반크롭) 최고경영자(CEO)인 마틴 반더크러이스는 수직농장(버티컬팜) 창업을 시작한 배경을 이 같이 밝혔다.
어반크롭은 작물을 재배해 판매하는 회사가 아니다. 실내농장(인도어 팜)에 대한 턴키(설계ㆍ시공 일괄) 솔루션를 제공하는 업체다. 쉽게 말하면 고객에게 수직농장 컨테이너를 판매하고, 그 안에서 작물을 재배할 수 있게 지속적으로 유지ㆍ보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반크롭솔루션스 본사 사무실 모습 |
전 세계 누구든 어반크롭의 솔루션을 배달받으면 단번에 수십년의 노하우를 가진 농부가 될 수 있다. 집 마당에 수직농장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씨앗을 심고 생물학적 알고리즘인 ‘재배 레시피’를 주입하면 컴퓨터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제어하고 영양 용액을 공급해 향과 맛을 조절한 작물을 길러낸다.
마틴 CEO는 자사의 솔루션에 대해 “고객이 어떤 프로젝트를 가져오면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설계해 준다”면서 “고객은 전원과 물을 연결해주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본사 내 로봇 자동화 작물 재배 시스템인 플랜트팩토리 내부 |
▶로봇이 키우는 작물 재배 시스템 ‘플랜트팩토리’=본사는 10여명이 근무하는 사무공간 외에는 약 10곳의 공간이 모두 연구 목적의 작물 재배 설비다. 곳곳에 수직농장 컨테이너가 여러 개 놓여있다. 이 회사의 수직농장 컨테이너 ‘팜프로’는 다른 실내농장 업체들과 같은 방식인 LED와 수경재배로 작물을 길러낸다. 2011년 연구 초기에는 건물 옥상에 온실을 설치해 기르는 방안을 시험했지만, 옥상에 설치하는 것은 고비용ㆍ저효율로 어려움이 많았다. 결국 친환경적으로 가장 적합한 LED 조명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마틴 CEO는 “LED는 더 밝으면서도 발열이 적어 식물 가까이 설치할 수 있으며, 층지어 포개어 놓을 수도 있다”면서 “햇빛은 물론 온실도 필요 없다. 공터나 빈 창고 심지어 빈 방에서도 시작할 수 있다”며 LED의 여러 장점을 언급했다.
본사에 위치한 가장 큰 규모의 연구시설은 로봇 자동화 작물 재배 시스템인 ‘플랜트팩토리’다. 건물 3층 높이의 밀실 안은 붉은 LED 조명 아래 위치한 로봇이 자유롭게 움직이며 씨를 심고, 재배하고 수확까지 한다. 이 안에서는 빛과 온도, 습도 제어는 물론, 양분이 들어간 용액도 자동으로 공급되는 등 모든 것이 컴퓨터 시스템으로 통제된다.
로봇자동화 설비를 도입한 이유는 세균 감염 문제 때문이다. 마틴 CEO는 “작물 재배 설비에 사람이 들어가게 되면 사람 몸에 있는 세균이 작물에 옮겨가면서 영향을 주는 문제점을 발견한 후 로봇공정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본사 내 플랜트팩토리 외부 모습 |
▶실내농장 솔루션의 핵심 ‘재배 레시피’=수직농장 컨테이너와 플랜트팩토리에서는 어떤 작물이든 향과 맛까지 조절해 길러낼 수 있다. 작물에 맞는 기후, 수질 등을 데이터화 한 ‘작물재배 레시피’ 덕분이다. 하드웨어인 수직농장 컨테이너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소용이 없는데, 재배 레시피를 적용해야만 각 취향과 목적에 맞는 작물을 키울 수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원예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수직농장 안에서 기를 수 있는 200여종의 작물 레시피를 개발한 상태다. 한 작물의 레시피를 결정하는 요소는 80가지 정도다. 작물이 자라는 데 최적의 온도나 습도, 바람 등 생장요소를 포함해 토양의 영양분, 물의 수소이온(pH) 농도, 뿌리가 가져야 하는 산소, 박테리아까지 고려한다.
마틴 CEO는 “수확방법에 따라서도 레시피가 달라진다”면서 “예컨대 양배추를 기른다면 잎만 수확해서 쓸 것인지 전체를 쓸 것인지에 따라 다른 레시피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본사 내 작물 재배 및 레시피 연구 시설 |
수직농장에서 키우는 작물은 특히 무농약이고, 용액을 통해 영양을 풍부하게 공급하기 때문에 일반 재배보다 5배 정도 빠르게 자란다. 밀폐된 환경에서 키우기 때문에 향과 맛, 식감도 상대적으로 뛰어나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실제로 본사 내 연구시설에서 자라던 바질 잎을 따서 냄새를 맡아보니, 코를 자극할 정도로 향이 풍부하고 강했다.
이 레시피 기술을 통해 항상 겨울인 스칸디나비아반도 북부 지역에서도 건대 기후에서 자라는 샤프란 재배가 가능해 졌다. 실제 이 회사의 고객은 미국과 러시아, 스웨덴, 일본 등 전 세계에 위치해 있고, 동남아시아 방송국에서도 취재를 오는 등 관심을 보이는 지역이 더욱 늘고 있다.
수직농장 컨테이너 내부를 설명하는 마틴 CEO |
▶“韓, 향후 실내농업 성장 가능성 높아”=어반크롭이 실내농업 관련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지역은 일본이다. 일본 오사카에는 지사도 두고 있다. 지난 7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8 시설원예ㆍ식물공장(GPEC) 박람회에서는 부스를 차리고 자사 기술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마틴 CEO는 일본은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지역이고, 실내 농업의 개념이 시작된 곳이기 때문에 일본 시장에 발빠르게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일본은 실내농업에 대한 많은 기술을 갖고 있다. 특히 우리가 그 곳에서 확인한 것은 실내농업에 대한 일본인들의 엄청난 관심이었다”면서 “일본에 우리의 최신 로봇 기반 자동화 방식(플랜트 팩토리)을 도입한다면, 실내농업의 생산성을 지역적으로나 국가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시장에 대해선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향후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직 한국에는 파트너십이 없다. 한국 인천 송도에 분교가 있는 벨기에 겐트대학교와 협력해, 한국시장 진출 계획을 구상 중”이라며 “우선 한국 진출에 앞서 연구기관과 우선적으로 협력할 생각이라, 연구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한국의 실내농업 기술이 많이 발전해 주목하고 있지만, 아직은 관련 회사가 젊고 규모가 작아 가능성 있는 시장으로 지켜보고 있다”면서 “향후 한국에 우리의 노하우가 전수될 경우 생물학적 연구가 활발해지는 등 실내농업의 주요 지역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바레험(벨기에) 민상식 기자/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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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