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대기질 최악
-이 때 야외 활동은 담배 연기 마시는 것과 같아
-외출 자제하고 외출 시 황사 마스크 착용 필수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4살과 7살짜리 아이를 둔 주부 박 모씨(38)는 요즘 주말만 되면 고민에 빠진다. 날씨가 좀 따뜻해져서 아이들은 가까운 교외로 나가자고 조르지만 반복되는 미세먼지 주의경고에 괜히 야외에서 아이들을 놀렸다가 가뜩이나 호흡기가 안좋은 아이들 기침이 도질까하는 걱정때문이다. 대안으로 일요일 오후에야 집 근처 키즈카페에 들렀지만 최대한 바깥에 있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가까운 거리도 차로 이동을 했다.
지난 주 이틀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는 등 한반도가 최악의 대기상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서울시는 공공기관의 주차장을 폐쇄하고 2.5톤 이상의 5등급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는 등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우리는 미세먼지에서 완전히 도망칠 수는 없다. 인간이 숨을 쉬지 않고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박씨처럼 야외 활동을 줄이는 수 밖에 없다. 미세먼지가 기승일 때 야외 활동은 담배 연기나 디젤차의 매연을 장시간 마시는 것과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매우 나쁨’시 1시간 야외 활동, 담배 연기 1시간 20분 들이마시는 것과 같아=우리나라는 언젠가부터 기나긴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춥고 건조한 겨울은 물론 황사까지 오는 봄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 미세먼지에 대한 한 연구에 의하면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일 때 1시간 야외 활동을 하면 담배 1개비 연기를 1시간 20분, 2000cc 기준 디젤차 매연을 3시간 40분 동안 마시는 것과 동일하게 몸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2014년 한 해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 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700만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흡연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600만명으로 미세먼지의 유해성이 흡연보다 훨씬 더 큰 셈이다.
미세먼지(PM 10)는 지름이 10um 이하의 입자상 물질을 통칭하는데 머리카락 굵기의 7분의 1에 불과하다. 직경이 2.5um 이하의 입자는 ‘초미세먼지(PM2.5)’로 부르는데 밀가루 입자와 크기가 비슷하다. 1-10um 크기 입자는 폐에 직접 영향을 미쳐 가장 유해한데 초미세먼지 (PM2.5)는 공기 중에서 생성되는 2차 먼지 비중이 높고 장거리 이동시 더욱 커지는 경향이 있으며 유해성분 비율이 더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영민 인제대 부산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공기 중에 미세먼지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심장마비, 천식, 기관지염, 폐렴 등 심각한 질병을 초래하기 때문”이라며 “PM 10은 코나 기도에서 많이 걸러지지만 PM2.5는 폐포 끝까지 이동해 폐 속에 축적되어 폐렴 같은 호흡기질환과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여 사망률을 두배 가까이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영유아ㆍ노인은 물론 태아에까지 악영향=미세먼지가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치는 곳은 우리가 숨을 쉴 때 작동하는 호흡기다. 미세먼지가 우리 몸 속으로 들어오면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가 먼지를 제거해 우리 몸을 보호하는데 이때 부작용으로 염증 반응이 나타난다. 기도나 폐, 심혈관, 뇌 등에서 이러한 염증 반응이 발생하면 천식, 호흡기, 심뇌혈관계 질환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인한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증가한다. 폐포 깊숙이 침투하는 ‘초미세먼지’는 농도가 10㎍/㎥ 짙어지면 폐암 발생률이 9% 정도 오르는 것으로 보고된다. 특히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의 사망률은 30~80%나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면역력이 취약한 노인이나 어린이, 임산부, 호흡기 및 심혈관계 질환자들은 물론 영유아는 특히나 미세먼지 노출 위험이 보다 높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영유아는 바닥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고 신진대사가 빨라 호흡량이 많으며 주로 입으로 숨을 쉬기 때문에 먼지가 코에서 걸러지지 않아 같은 농도의 미세먼지에 노출되어도 성인보다 노출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또 미세먼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폐와 같은 내부 장기들이 아직 성장 중이기 때문에 감염에 보다 취약하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태아에도 치명적이다. 하은희 이화여대 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이 진행한 ‘산모, 영유아의 환경유해인자 노출 및 건강 영향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 노출은 태아 성장 지연과 임신 주수 감소 등 출생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더 나아가 출생 후 성장 발달은 물론 신경 인지 발달 저하 등 성장 과정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출 시 마스크 필수, 야외 조리 음식은 먹지 말아야=미세먼지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노출을 줄일 수는 있다. 우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노약자나 호흡기질환자 등은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창문을 닫는 등 가급적 실외공기를 차단해야 한다. 또한 농수산물, 기계, 기구류 세척 등 위생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환기, 마스크 사용, 손씻기, 물 자주 마시기 등도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이다. 환기는 하루 중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옅은 시간대를 이용하는데 오전 10시 이후부터 오후 7시 이전에 환기하는 것이 좋다. 환기 후에는 진공청소기 대신 물걸레를 사용해 청소를 하고 미세먼지 제거를 위해 먼저 분무기로 물을 뿌려 미세먼지를 가라 앉힌 후 물걸레로 닦아내면 실내에 유입된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
부득이한 실외활동이나 외출시에는 황사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데 이 때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기준 통과제품(식약처 인증 황사마스크)만을 사용한다. 이영민 교수는 “마스크를 착용할 때는 코 부분에 틈이 생기지 않게 밀착시키고 공기가 새지는 않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며 “마스크를 장시간 사용하면 내부가 오염되니 하루나 이틀 정도 쓰고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식품 섭취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포장되지 않은 과일이나 채소는 2분간 물에 담근 후 흐르는 물에 30초간 씻는다. 노상에서 팔거나 야외에서 조리한 음식은 미세먼지 오염가능성이 높으므로 아이들이 사먹지 않도록 한다. 조리시에는 창문을 닫은 후에 시행하고 조리된 음식은 뚜껑이나 랩으로 포장해 보관한다.
ikson@heraldcorp.com
-이 때 야외 활동은 담배 연기 마시는 것과 같아
-외출 자제하고 외출 시 황사 마스크 착용 필수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4살과 7살짜리 아이를 둔 주부 박 모씨(38)는 요즘 주말만 되면 고민에 빠진다. 날씨가 좀 따뜻해져서 아이들은 가까운 교외로 나가자고 조르지만 반복되는 미세먼지 주의경고에 괜히 야외에서 아이들을 놀렸다가 가뜩이나 호흡기가 안좋은 아이들 기침이 도질까하는 걱정때문이다. 대안으로 일요일 오후에야 집 근처 키즈카페에 들렀지만 최대한 바깥에 있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가까운 거리도 차로 이동을 했다.
지난 주 이틀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는 등 한반도가 최악의 대기상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서울시는 공공기관의 주차장을 폐쇄하고 2.5톤 이상의 5등급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는 등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우리는 미세먼지에서 완전히 도망칠 수는 없다. 인간이 숨을 쉬지 않고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박씨처럼 야외 활동을 줄이는 수 밖에 없다. 미세먼지가 기승일 때 야외 활동은 담배 연기나 디젤차의 매연을 장시간 마시는 것과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사진=서울 및 수도권에 미세먼지가 연일 ‘매우 나쁨’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헤럴드DB] |
▶‘매우 나쁨’시 1시간 야외 활동, 담배 연기 1시간 20분 들이마시는 것과 같아=우리나라는 언젠가부터 기나긴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춥고 건조한 겨울은 물론 황사까지 오는 봄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 미세먼지에 대한 한 연구에 의하면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일 때 1시간 야외 활동을 하면 담배 1개비 연기를 1시간 20분, 2000cc 기준 디젤차 매연을 3시간 40분 동안 마시는 것과 동일하게 몸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2014년 한 해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 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700만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흡연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600만명으로 미세먼지의 유해성이 흡연보다 훨씬 더 큰 셈이다.
미세먼지(PM 10)는 지름이 10um 이하의 입자상 물질을 통칭하는데 머리카락 굵기의 7분의 1에 불과하다. 직경이 2.5um 이하의 입자는 ‘초미세먼지(PM2.5)’로 부르는데 밀가루 입자와 크기가 비슷하다. 1-10um 크기 입자는 폐에 직접 영향을 미쳐 가장 유해한데 초미세먼지 (PM2.5)는 공기 중에서 생성되는 2차 먼지 비중이 높고 장거리 이동시 더욱 커지는 경향이 있으며 유해성분 비율이 더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영민 인제대 부산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공기 중에 미세먼지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심장마비, 천식, 기관지염, 폐렴 등 심각한 질병을 초래하기 때문”이라며 “PM 10은 코나 기도에서 많이 걸러지지만 PM2.5는 폐포 끝까지 이동해 폐 속에 축적되어 폐렴 같은 호흡기질환과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여 사망률을 두배 가까이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영유아ㆍ노인은 물론 태아에까지 악영향=미세먼지가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치는 곳은 우리가 숨을 쉴 때 작동하는 호흡기다. 미세먼지가 우리 몸 속으로 들어오면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가 먼지를 제거해 우리 몸을 보호하는데 이때 부작용으로 염증 반응이 나타난다. 기도나 폐, 심혈관, 뇌 등에서 이러한 염증 반응이 발생하면 천식, 호흡기, 심뇌혈관계 질환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인한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증가한다. 폐포 깊숙이 침투하는 ‘초미세먼지’는 농도가 10㎍/㎥ 짙어지면 폐암 발생률이 9% 정도 오르는 것으로 보고된다. 특히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의 사망률은 30~80%나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면역력이 취약한 노인이나 어린이, 임산부, 호흡기 및 심혈관계 질환자들은 물론 영유아는 특히나 미세먼지 노출 위험이 보다 높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영유아는 바닥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고 신진대사가 빨라 호흡량이 많으며 주로 입으로 숨을 쉬기 때문에 먼지가 코에서 걸러지지 않아 같은 농도의 미세먼지에 노출되어도 성인보다 노출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또 미세먼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폐와 같은 내부 장기들이 아직 성장 중이기 때문에 감염에 보다 취약하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태아에도 치명적이다. 하은희 이화여대 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이 진행한 ‘산모, 영유아의 환경유해인자 노출 및 건강 영향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 노출은 태아 성장 지연과 임신 주수 감소 등 출생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더 나아가 출생 후 성장 발달은 물론 신경 인지 발달 저하 등 성장 과정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미세먼지가 나쁜 날 외출 시에는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 연합] |
▶외출 시 마스크 필수, 야외 조리 음식은 먹지 말아야=미세먼지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노출을 줄일 수는 있다. 우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노약자나 호흡기질환자 등은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창문을 닫는 등 가급적 실외공기를 차단해야 한다. 또한 농수산물, 기계, 기구류 세척 등 위생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환기, 마스크 사용, 손씻기, 물 자주 마시기 등도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이다. 환기는 하루 중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옅은 시간대를 이용하는데 오전 10시 이후부터 오후 7시 이전에 환기하는 것이 좋다. 환기 후에는 진공청소기 대신 물걸레를 사용해 청소를 하고 미세먼지 제거를 위해 먼저 분무기로 물을 뿌려 미세먼지를 가라 앉힌 후 물걸레로 닦아내면 실내에 유입된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
부득이한 실외활동이나 외출시에는 황사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데 이 때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기준 통과제품(식약처 인증 황사마스크)만을 사용한다. 이영민 교수는 “마스크를 착용할 때는 코 부분에 틈이 생기지 않게 밀착시키고 공기가 새지는 않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며 “마스크를 장시간 사용하면 내부가 오염되니 하루나 이틀 정도 쓰고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식품 섭취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포장되지 않은 과일이나 채소는 2분간 물에 담근 후 흐르는 물에 30초간 씻는다. 노상에서 팔거나 야외에서 조리한 음식은 미세먼지 오염가능성이 높으므로 아이들이 사먹지 않도록 한다. 조리시에는 창문을 닫은 후에 시행하고 조리된 음식은 뚜껑이나 랩으로 포장해 보관한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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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