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케이크를 즐겨먹는 30대 최모씨. 하지만 달콤한 디저트를 다 먹은 후에도 단 맛이 더 생각난다. 게다가 고칼로리 간식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지나면 허기까지 느껴진다. 왜 그럴까.
설탕에 한 번 길들여진 습관은 바꾸기가 어렵다. 우리의 입맛을 변하게 하고, 식욕 조절까지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단 음식을 더 찾게 만드는 악순환이 생긴다. 단 맛이 단 맛을 부르는 셈이다. 설탕뿐 아니라 과식까지 일으키면서 대사질환 위험성은 더 높아진다. 당(糖)에 계속 당하고 싶지 않다면 입맛을 바꾸는 식습관 형성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쏟아지는 이유다.
▶단 맛에 둔감해진 입맛, ‘미각 중독’의 위험=단 것을 많이 먹으면 어느새 단 맛에 둔감해진다.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어도 남들만큼 달게 느껴지지 않는다. 문제는 단 맛에 둔감하게 될 경우 단 맛을 느끼기 위해 더욱 강한 단 맛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단 맛에 길들여진 입맛은 결국 채소를 멀리하고 자극적인 단 맛의 탄수화물에 집착하는 ‘미각 중독’을 불러온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할 때마다 단 음식을 먹는 일 또한 더 많은 설탕을 부르는 요인이다. 혀끝의 달달함으로 뇌에 일시적인 쾌락을 주는 ‘합법적 마약’의 경험이 쌓일때마다 의존성은 높아진다. 최영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스트레스를 자주 받으면 스트레스 조절 호르몬을 분비하는 부신이 지치게 되면서 힘을 내기 위한 당을 찾게 되는데, 단 음식 섭취를 반복하면 설탕중독에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울할 때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설탕을 섭취하고 나면 시간이 지난 후 우울한 기분과 피로함은 더 느껴진다.
설탕 섭취후 허기가 느껴지는 것도 단 맛을 또 찾게 되는 이유다. 최영은 교수는 “설탕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순식간에 체내에서 흡수되면서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간다”며 “이를 처리하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을 급격하게 분비하면 혈당이 갑자기 낮아지면서 허기를 느낀다”고 설명했다. 단 맛은 강한 중독성까지 지녔다. ‘설탕 중독(Sugar Addiction)’은 단 것을 먹지 않을시 감정 기복이 생기는 ‘슈거 블루스(Sugar Blues)’ 증상을 보이거나 심할 경우 극심한 두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먹을수록 더 먹는다’ 식욕 호르몬의 이상=설탕은 식욕도 망가뜨린다. 설탕 섭취시에는 포만감을 주는 렙틴 호르몬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대로 일명 식탐 호르몬인 그렐린 수치는 증가한다. 실제 영국 애스턴 대학의 실험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에게 탄산음료(가당), 탄산수, 생수 등을 섭취하게 한 후 혈중 그렐린 농도를 측정한 결과, 탄산음료 섭취 집단은 다른 집단보다 그렐린 수치가 약 50% 높았다.
렙틴 호르몬의 억제와 그렐린의 증가. 다시 말해 설탕은 배가 불러도 계속 단 것을 먹도록 우리를 조정한다. 식욕조절 호르몬에 이상이 생겨 식탐은 더 커지고 과식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는 비만뿐 아니라 다른 질환의 발생 가능성도 높인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간에 지방이 끼는 비알콜성 지방간도 생기기 쉽다. 간에서 과도하게 들어온 과당을 감당하지 못하면 지방으로 남겨지기 때문이다. 또 혈당이 높아지면 염증 물질을 만드는 최종당화산물을 만들어내 심뇌혈관질환 위험도 높인다. 최 교수는 “설탕 중독시에는 결국 인슐린의 작용에 이상이 생기면서 비만이나 당뇨병, 심혈관질환, 암 등 다양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 맛 없이 무슨 재미로?=설탕에 입맛이 길들여진 최모씨는 “갑자기 설탕을 먹지 않으면 무슨 재미로 음식을 먹느냐”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좌절할 필요는 없다. 설탕을 줄이면 점차 입맛도 달라진다. 식재료 고유의 맛을 느끼게 되면 다른 미각들이 살아나 단 맛이 생각나는 일도 차츰 줄어든다.
물론 단 기간에 입맛을 바꾸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천천히 자신의 방법을 찾아가면 된다. 이도경 채식요리 전문가는 “단 맛이 나는 야채를 이용하면 쉽다”며 “양배추, 양파, 대파, 당근을 익혀서 조리하거나, 대추나 망고, 바나나 등의 과일을 샐러드에 첨가하는 것도 좋다”고 전했다. 나물무침 대신 채소 초밥을 만드는 등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스타일로 레시피를 개발하는 것도 자연의 맛에 익숙해지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gorgeous@heraldcorp.com
설탕에 한 번 길들여진 습관은 바꾸기가 어렵다. 우리의 입맛을 변하게 하고, 식욕 조절까지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단 음식을 더 찾게 만드는 악순환이 생긴다. 단 맛이 단 맛을 부르는 셈이다. 설탕뿐 아니라 과식까지 일으키면서 대사질환 위험성은 더 높아진다. 당(糖)에 계속 당하고 싶지 않다면 입맛을 바꾸는 식습관 형성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쏟아지는 이유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할 때마다 단 음식을 먹는 일 또한 더 많은 설탕을 부르는 요인이다. 혀끝의 달달함으로 뇌에 일시적인 쾌락을 주는 ‘합법적 마약’의 경험이 쌓일때마다 의존성은 높아진다. 최영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스트레스를 자주 받으면 스트레스 조절 호르몬을 분비하는 부신이 지치게 되면서 힘을 내기 위한 당을 찾게 되는데, 단 음식 섭취를 반복하면 설탕중독에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울할 때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설탕을 섭취하고 나면 시간이 지난 후 우울한 기분과 피로함은 더 느껴진다.
설탕 섭취후 허기가 느껴지는 것도 단 맛을 또 찾게 되는 이유다. 최영은 교수는 “설탕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순식간에 체내에서 흡수되면서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간다”며 “이를 처리하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을 급격하게 분비하면 혈당이 갑자기 낮아지면서 허기를 느낀다”고 설명했다. 단 맛은 강한 중독성까지 지녔다. ‘설탕 중독(Sugar Addiction)’은 단 것을 먹지 않을시 감정 기복이 생기는 ‘슈거 블루스(Sugar Blues)’ 증상을 보이거나 심할 경우 극심한 두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렙틴 호르몬의 억제와 그렐린의 증가. 다시 말해 설탕은 배가 불러도 계속 단 것을 먹도록 우리를 조정한다. 식욕조절 호르몬에 이상이 생겨 식탐은 더 커지고 과식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는 비만뿐 아니라 다른 질환의 발생 가능성도 높인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간에 지방이 끼는 비알콜성 지방간도 생기기 쉽다. 간에서 과도하게 들어온 과당을 감당하지 못하면 지방으로 남겨지기 때문이다. 또 혈당이 높아지면 염증 물질을 만드는 최종당화산물을 만들어내 심뇌혈관질환 위험도 높인다. 최 교수는 “설탕 중독시에는 결국 인슐린의 작용에 이상이 생기면서 비만이나 당뇨병, 심혈관질환, 암 등 다양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단 기간에 입맛을 바꾸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천천히 자신의 방법을 찾아가면 된다. 이도경 채식요리 전문가는 “단 맛이 나는 야채를 이용하면 쉽다”며 “양배추, 양파, 대파, 당근을 익혀서 조리하거나, 대추나 망고, 바나나 등의 과일을 샐러드에 첨가하는 것도 좋다”고 전했다. 나물무침 대신 채소 초밥을 만드는 등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스타일로 레시피를 개발하는 것도 자연의 맛에 익숙해지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gorgeous@heraldcorp.com
Most Read Stories
REAL FOODSPREMIUM
MARKET TRENDS
October 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