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 WHO 권고량의 2배
-염분 많으면 고혈압ㆍ뇌졸중 등 위험 높아져
-당뇨병 있는 경우 심혈관계질환 위험 증가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당뇨병이 있는 60대 박모씨는 5년 전 당뇨병을 진단 받은 후 가장 힘든 것이 식단 조절이다. 매일 약을 복용하는 건 이제 익숙해졌지만 음식을 싱겁게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키기가 어렵다. 어릴 때부터 국물 요리나 젓갈과 같은 짠 음식에 익숙해진 박씨는 웬만한 음식은 맛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싱거움을 느낀다. 특히 냉면과 라면 마니아인 박씨는 국물이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어느새 사발을 들이켜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한다.
세계 나트륨 인식 주간(3월 4~10일)은 나트륨 섭취 과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제정됐다. 지나친 나트륨(염분) 섭취는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건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자에게는 심혈관계질환을 높이는 등 치명적일 수 있다. 음식은 최대한 짜게 먹지 않고 채소와 같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나트륨 섭취량 줄고는 있지만…여전히 권고량 2배=소금은 염소(CI)와 나트륨(Na)으로 이뤄진 염화나트륨(NaCI)이다. 이 중 나트륨은 40%를 차지한다. 즉 소금 1g에는 나트륨 400㎎이 들어있는 셈이다. 즉 나트륨 양에 2.5를 곱하면 소금량이 된다.
한국인은 식단의 특성상 음식을 짜게 먹는 편이다. 국물 요리가 많고 김치, 젓갈처럼 한국인이 즐겨먹는 반찬에는 염분이 많이 들어가게 된다. 지난 해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국민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나트륨 하루 평균 섭취량은 2017년 기준 3669㎎으로 나타났다. 국민 나트륨 섭취량은 조사를 처음 시작한 1998년 이후 4500∼4800㎎ 수준을 유지하다 2005년 5260㎎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정부가 2012년부터 자율적인 나트륨 저감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3년 4583㎎, 2014년 4027㎎, 2015년과 2016년 각 3890㎎, 2017년 3669㎎ 등으로 거의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4년 동안 나트륨 섭취량이 20% 가량이나 감소했다. 이렇게 우리 국민의 나트륨 섭취량이 줄고는 있지만 국제기준과 비교해보면 여전히 많은 편에 속한다. WHO의 하루 나트륨 섭취 권고량은 2000㎎(2g) 미만이다. 즉 한국인은 아직 권고량의 2배에 해당하는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는 셈이다.
▶나트륨 과다 섭취, 댱뇨ㆍ대사증후군 위험 높여=나트륨 과다 섭취는 전반적으로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나트륨을 장기적으로 많이 먹으면 혈압 상승, 뇌졸중, 심근경색 등 심장ㆍ신장 질환의 발병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암, 골다공증, 천식, 비만 발병률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나트륨은 폭식과 비만을 일으킨다. 소금의 짠 맛은 이를 중화시킬 탄산음료, 초콜릿 등 단 음식에 대한 욕구를 증대시켜 폭식을 유도, 과체중, 비만까지 연결시킨다. 더욱이 나트륨은 뇌의 쾌락중추를 자극해 음식 중독까지 야기할 수 있다.
더구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 나트륨 섭취가 많아지면 당뇨병성 신증, 심혈관계질환과 같은 합병증의 위험이 증가한다. 당뇨 합병증은 급성합병증과 만성합병증으로 구별할 수 있다. 급성합병증은 혈당이 갑자기 높이 올라가 생기는데 당뇨병성 케톤산혈증, 고삼투압성 비케톤혼수, 유산혈증 등이 있다. 만성합병증으로는 신경병증, 망막증, 신증, 대혈관질환증, 감염증 등이 있다. 당뇨 합병증을 일으키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트륨 역시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한편 나트륨은 당뇨병뿐만 아니라 각종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는 대사증후군의 위험도 높인다. 지난 2016년 인제대 일산백병원 김동준 교수팀은 19세 이상 성인 1만7541명의 소변을 통한 나트륨 배출량을 24시간 동안 측정한 뒤 배출량에 따른 대사증후군의 유병률 차이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소변을 통한 하루 나트륨 배출이 최다(5461㎎ 이상)인 남성 그룹이 나트륨 배출이 최소(2300㎎ 미만)인 남성 그룹에 비해 대사증후군에 걸릴 확률은 1.7배나 높았다.
김 교수는 “소변을 통한 나트륨 배출량이 증가할수록 대사증후군의 주된 요인인 인슐린 저항성이 커진다”며 “혈관 건강을 지키고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저 나트륨 식사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트륨 무작정 거부?…일정한 나트륨 섭취는 필요=하지만 나트륨이 좋지 않다고 아예 먹지 않는 것이 옳은 방법은 아니다. 고경수 인제대 상계백병원 내과 교수는 “나트륨은 우리 몸 신체활동에 필수적인 무기질로서 반드시 일정량을 섭취해야 한다”며 “지나친 염분 섭취 제한이나 과다한 염분 섭취는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소금 섭취량은 약 12g 정도다. 나트륨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인 만큼 섭취는 해야 하지만 하루 섭취량은 5g으로도 충분하다. 당뇨병 환자라면 하루 2g 이내의 나트륨 섭취를 권고하고 있다.
즉 현재보다는 싱겁게 먹는 식습관이 가장 필요하다. 음식의 간은 맨 마지막에 맞추고 김치, 젓갈과 같은 짠 음식은 적은 양만 꺼내 먹도록 한다. 국과 찌개도 국물을 최대한 적게 먹는 것이 좋다.
[나트륨 섭취 줄이기 살천, 이렇게 해봅시다]
-음식을 조리할 때는 처음에 싱겁다고 느낄 정도로 간을 맞추는 것이 좋다.
-젓갈, 장아찌, 김치 등 대표적으로 짠 반찬들은 작은 접시에 조금씩 담아 먹는다.
-국과 찌개는 국물을 적게 먹고 적게 먹기가 힘들면 처음부터 작은 그릇에 담아 먹도록 한다.
-양념을 할 때 소금보다는 후추, 고추, 마늘과 같은 매운 양념이나 식초, 레몬즙을 이용한 새콤한 양념을 사용한다.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싱겁게 해 주세요”라고 요청한다.
ikson@heraldcorp.com
-염분 많으면 고혈압ㆍ뇌졸중 등 위험 높아져
-당뇨병 있는 경우 심혈관계질환 위험 증가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당뇨병이 있는 60대 박모씨는 5년 전 당뇨병을 진단 받은 후 가장 힘든 것이 식단 조절이다. 매일 약을 복용하는 건 이제 익숙해졌지만 음식을 싱겁게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키기가 어렵다. 어릴 때부터 국물 요리나 젓갈과 같은 짠 음식에 익숙해진 박씨는 웬만한 음식은 맛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싱거움을 느낀다. 특히 냉면과 라면 마니아인 박씨는 국물이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어느새 사발을 들이켜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한다.
세계 나트륨 인식 주간(3월 4~10일)은 나트륨 섭취 과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제정됐다. 지나친 나트륨(염분) 섭취는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건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자에게는 심혈관계질환을 높이는 등 치명적일 수 있다. 음식은 최대한 짜게 먹지 않고 채소와 같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사진=한국 음식에는 국물 요리가 많아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기 쉽다. 헤럴드DB] |
한국인은 식단의 특성상 음식을 짜게 먹는 편이다. 국물 요리가 많고 김치, 젓갈처럼 한국인이 즐겨먹는 반찬에는 염분이 많이 들어가게 된다. 지난 해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국민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나트륨 하루 평균 섭취량은 2017년 기준 3669㎎으로 나타났다. 국민 나트륨 섭취량은 조사를 처음 시작한 1998년 이후 4500∼4800㎎ 수준을 유지하다 2005년 5260㎎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정부가 2012년부터 자율적인 나트륨 저감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3년 4583㎎, 2014년 4027㎎, 2015년과 2016년 각 3890㎎, 2017년 3669㎎ 등으로 거의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4년 동안 나트륨 섭취량이 20% 가량이나 감소했다. 이렇게 우리 국민의 나트륨 섭취량이 줄고는 있지만 국제기준과 비교해보면 여전히 많은 편에 속한다. WHO의 하루 나트륨 섭취 권고량은 2000㎎(2g) 미만이다. 즉 한국인은 아직 권고량의 2배에 해당하는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는 셈이다.
▶나트륨 과다 섭취, 댱뇨ㆍ대사증후군 위험 높여=나트륨 과다 섭취는 전반적으로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나트륨을 장기적으로 많이 먹으면 혈압 상승, 뇌졸중, 심근경색 등 심장ㆍ신장 질환의 발병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암, 골다공증, 천식, 비만 발병률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나트륨은 폭식과 비만을 일으킨다. 소금의 짠 맛은 이를 중화시킬 탄산음료, 초콜릿 등 단 음식에 대한 욕구를 증대시켜 폭식을 유도, 과체중, 비만까지 연결시킨다. 더욱이 나트륨은 뇌의 쾌락중추를 자극해 음식 중독까지 야기할 수 있다.
더구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 나트륨 섭취가 많아지면 당뇨병성 신증, 심혈관계질환과 같은 합병증의 위험이 증가한다. 당뇨 합병증은 급성합병증과 만성합병증으로 구별할 수 있다. 급성합병증은 혈당이 갑자기 높이 올라가 생기는데 당뇨병성 케톤산혈증, 고삼투압성 비케톤혼수, 유산혈증 등이 있다. 만성합병증으로는 신경병증, 망막증, 신증, 대혈관질환증, 감염증 등이 있다. 당뇨 합병증을 일으키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트륨 역시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한편 나트륨은 당뇨병뿐만 아니라 각종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는 대사증후군의 위험도 높인다. 지난 2016년 인제대 일산백병원 김동준 교수팀은 19세 이상 성인 1만7541명의 소변을 통한 나트륨 배출량을 24시간 동안 측정한 뒤 배출량에 따른 대사증후군의 유병률 차이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소변을 통한 하루 나트륨 배출이 최다(5461㎎ 이상)인 남성 그룹이 나트륨 배출이 최소(2300㎎ 미만)인 남성 그룹에 비해 대사증후군에 걸릴 확률은 1.7배나 높았다.
김 교수는 “소변을 통한 나트륨 배출량이 증가할수록 대사증후군의 주된 요인인 인슐린 저항성이 커진다”며 “혈관 건강을 지키고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저 나트륨 식사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한국인이 즐겨먹는 김치에는 나트륨이 많이 포함돼 있다. 헤럴드DB] |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소금 섭취량은 약 12g 정도다. 나트륨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인 만큼 섭취는 해야 하지만 하루 섭취량은 5g으로도 충분하다. 당뇨병 환자라면 하루 2g 이내의 나트륨 섭취를 권고하고 있다.
즉 현재보다는 싱겁게 먹는 식습관이 가장 필요하다. 음식의 간은 맨 마지막에 맞추고 김치, 젓갈과 같은 짠 음식은 적은 양만 꺼내 먹도록 한다. 국과 찌개도 국물을 최대한 적게 먹는 것이 좋다.
[나트륨 섭취 줄이기 살천, 이렇게 해봅시다]
-음식을 조리할 때는 처음에 싱겁다고 느낄 정도로 간을 맞추는 것이 좋다.
-젓갈, 장아찌, 김치 등 대표적으로 짠 반찬들은 작은 접시에 조금씩 담아 먹는다.
-국과 찌개는 국물을 적게 먹고 적게 먹기가 힘들면 처음부터 작은 그릇에 담아 먹도록 한다.
-양념을 할 때 소금보다는 후추, 고추, 마늘과 같은 매운 양념이나 식초, 레몬즙을 이용한 새콤한 양념을 사용한다.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싱겁게 해 주세요”라고 요청한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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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