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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품 안전’ 요구 높아진 中…‘추적 인증’이 필수가 된 이유
  • 2019.04.17.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중국에선 자국 식품보다 다른 나라에서 수입한 식품에 대해 더 신뢰하는 것은 물론 프리미엄까지 붙이고 있다.”

중국으로 식품을 수출하는 국내 식품업계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의 특성을 이같이 설명했다.

2008년 싼루식품의 ‘멜라민 분유 파동’, ‘불량백신’ 사건은 중국을 ‘먹거리 공포’에 밀어넣은 대표적인 사례다. 일련의 사건 사고는 정부와 자국 상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떨어진 계기였다.


자국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외면을 만회하고자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 차원에서의 노력이 시작됐다. 2018년 후난성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불량 급식우유’를 버리는 사건은 달라진 중국을 보여주고 있다. 당시 중국 정부는 급식우유의 철저한 관리를 위해 전국 초중고 1만여 학교에 납품되는 모든 급식우유 2000여개 기업에 대해 ‘중국추적인증(CTT)’ 시스템을 적용했다. 하루 470만 팩의 급식우유를 철저히 관리, 품질에 대한 불신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계속 되는 식품 안전성 문제로 인해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 추적인증제도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수정된 제도의 시범 운영을 진행 중이다.

추적시스템은 제조공장에서 소비자까지 전 과정을 추적한다. 추적플랫폼 내에서 발생되는 품질문제에 대한 원인 파악과 대응이 명료하게 되며 가짜 상품에 대해서는 역추적이 가능해 사전에 대응할 수 있다.

또한 그동안엔 생산-유통-소비 단계에서 유통 사업자가 시장을 장악했다면, 추적시스템을 도입하면 실질적인 시장의 주체인 기업과 소비자의 이익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다. 추적시스템에선 제조와 유통, 소비에 이르는 모든 단계가 빅데이터로 정리돼, 해당 기업에 제공되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서비스는 기업들이 중국 시장의 정보를 얻어 마케팅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전략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높다.

업계에 따르면 이제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선 ‘추적 인증’을 빼놓을 수 없게 됐다. 추적 인증은 식품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과 불신을 극복하는 대응이자, 향후 중국이 목표하는 국가적 전략이기도 하다.

까다로운 중국 소비자들은 이미 추적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수입 식품 역시 꼼꼼한 검증 대상이다. 중국 추적 인증 업체인 한국씨티티(CTT)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 25명 중 한 명의 식품에서 QR 코드를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트 바 시알 차이나(중국 상하이 국제식품박람회) 디렉터는 “과거 알레르기 식품을 확인하는 것에 그쳤던 소비자들은 이제 원료까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의 620여개 주요 대기업은 2020년 본격적인 추적인증제도의 시행을 대비하기 위해 ‘중국추소인증플랫폼’에 가입, 추적인증 제도의 시범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유명 베이징덕 프랜차이즈 첸쥐더, ‘황멍지미판’ 및 보이차 중 최고가의 ‘덴만왕’, 한나라 시대부터 이어진 ‘경덕진’ 도자기, ‘모태주’, ‘수정방’ 등이 추적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낙농협회 주도로 우유회사는 전기업 참여가 의무화된 상태이며, ‘하인즈차이나’ 등의 외국기업도 추적 인증 시스템을 도입했다.

홍성주 한국씨티티 대표는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의 대다수의 기업들은 추적인증 제도를 또다른 보호장벽으로만 의식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뚜렷한 대응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법 시행령을 따르면 한국 기업들이 먼저 도입해야 하는 상품들은 사실상 전 소비재 상품에 해당된다. 농산물, 식품, 의약품뿐 아니라 수출입 상품은 ‘중요 제품의 정보화 추적시스템 건설 추진에 관한 시행 공고’에 모두 해당된다. 또한 저작권 상품 역시 2016년에 발표한 ‘지적소유권 침해와 위조품 제조에 대한 단속 지침’에 해당돼 추적인증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홍 대표는 “중국의 대리상들은 향후 추적인증 상품을 더욱 선호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0년 추적인증제도의 본격적인 시행은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이며, 중소기업에게도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공평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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