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상하이)=고승희 기자] 40℃에 육박했던 지난해와 달리 상해의 하늘은 잔뜩 찌푸렸다. 제법 사나운 바람에 방문객들은 어깨를 움추렸지만, 현장의 열기는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지난 14일 오전 9시. 아시아 최대 식품 박람회인 ‘시알 차이나 2019(SIAL CHINAㆍ상하이국제식품박람회)’의 개막을 앞둔 신국제전시센터로 무수히 많은 방문객과 참가업체들이 모여들었다.
“올해에도 11만 명 정도가 찾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개막 당일 집계를 보니 전년 대비 11% 늘었더라고요.”
전 세계 시알(SIAL) 네트워크를 총괄하는 니콜라스 트랭트소(Nicolas Trentesaux) 시알 그룹 대표는 개막 당일의 현황을 귀띔했다. 참가업체들의 기대감도 높았다. 다양한 맛과 제형의 견과류를 판매하는 스웨덴 업체인 ‘디스 이즈 넛츠 스웨덴’(This is nuts Sweden) 관계자는 “중국에서 견과류 소비가 많아 시알 차이나에서 좋은 성과를 가져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시알 차이나는 전 세계 식품 시장의 압축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0개국에서 수천개 업체가 각축전을 벌이는 이곳에선 지금 현재 가장 강력한 식품 트렌드가 고스란히 반영돼 나타난다. 니콜라스 트랭트소 대표는 전 세계 식품 트렌드로 “맛(Taste), 진정성(True), 의미(Meaning)”의 세 가지를 꼽았다.
‘맛’은 식품을 선택할 때 가장 첫 번째 요소로 꼽힌다. 소비자들의 미각은 나날이 새로움을 요구하고 있다. 시알 차이나에선 전 세계 소비자들이 의아해할 만한 맛과 색, 향, 식감을 지닌 식음료가 등장했다. 내몽골 청정 지역에선 우유에서 출출한 칼슘과 미네랄에 탄산을 섞은 새로운 음료를 선보였고, 남성과 여성 소비자에게 적합한 스무디를 각각 선보인 독일 음료 회사(OYA GMBH)도 눈길을 끌었다.
두 번째 트렌드는 ‘진정성’이다. 이는 ‘진짜 음식’, ‘내추럴 푸드’와도 의미가 상통한다. 트랭트소 대표는 “소비자들은 내가 먹고 있는 음식의 원료가 무엇인지, 어떤 배경에서 생산됐는지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원재료의 중요성을 생각해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은 천연 식품은 현재 시장의 주역이다.
시알 차이나를 찾은 중국인 바이어 메이(MAY) 씨는 스페인의 한 음료 업체가 선보인 유기농 석류로 만든 식초 음료를 관심있게 지켜봤다. “중국에서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유기농 인증을 받은 제품들을 선호하고 있다”며 “가급적이면 아무 것도 들어있지 않은 깨끗한 식품을 높이 평가하고 있고, 인증을 받지 않은 유기농 제품의 경우 인증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알 차이나 혁신대회에서도 원재료를 강조하고 첨가물을 넣지 않은 한국의 죽 제품(웰리고 리얼죽)이 동메달을 수상했다.
세 번째 트렌드인 ‘의미’는 ‘지속가능성‘과 통한다. 이는 ‘윤리적 소비’에 대한 측면으로, 두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트랭트소 대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는 측면과 소비자가 사는 농식품에 대해 생산자(농부)들에게 제대로 된 값을 지불하고 먹는 것인지에 대한 측면을 전 세계 식품 업계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알 차이나에서도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주목받은 분야가 기존의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하는 식품들이다. 올해 혁신대회에는 전 세계 대체 단백질 시장을 선도하는 비욘드미트가 톱 10에 올랐고, 폴란드의 식품 업체인 솔리그라노(SOLIGRANO)의 ‘베지 버거(VEGE BURGER)’가 은메달을 수상했다. ‘가짜 고기’ 시장의 강자인 미국을 제치고 동유럽에서 혁신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솔리그라노의 ‘베지 버거’는 환경과 건강을 생각해 육류 소비를 줄이려고 하는 리듀스테리언(Reducetarian)이나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카밀 라벤다(Kamil Rabenda) 솔리그라노 CEO는 “베지 버거는 유기농으로 재배한 곡물을 고기 패티 형식으로 만들 수 있는 파우더”라며 ”불필요한 식품 첨가물이나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성분을 넣지 않은 ‘클린 라벨’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스의 식품업체(스위스 지속가능한 커피ㆍSSC)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만든 팟(Pod) 형태의 수프인 다마스(DAMATH)라는 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두 가지 ‘지속가능성’에 부합한 제품이다.
엘리자베스 다 코스타(Elisabeth Da Costa) SSC 매니저는 “환경에 유해한 캡슐이 아닌 45일이 지나면 비료로 사용할 수 있는 옥수수 전분으로 팟을 만들어 네스프레소 기계로 추출하는 육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차 산지인 스리랑카 농가를 방문, 직원들의 복지와 아이들의 강제노동 여부, 주거 환경, 직원 교육 등을 총체적으로 살피며 지속가능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트랭트소 대표는 “맛, 진정성, 지속가능성의 세 가지 트렌드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강력한 트렌드로, 현재는 물론 앞으로의 식품업계에선 어느 하나도 떼어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고 강조했다.
shee@heraldcorp.com
<그래픽>
1. 시알 차이나 방문객
2016년 6만6000명
2017년 10만1134명
2018년 11만635명
2019년 12만여명(예상)
2. 잘 먹는다는 것은?
건강한 식습관(Healthy eating) 76%
균형잡힌 식단 (Eating a balanced diet) 73%
좋은 품질의 음식(Eating good quality food) 61%
<자료=시알 네트워크>
3. 식품의 투명성을 위해 필요한 것?
성분표(Ingrdient List) 65%
원료 생산지(Ingredients origins) 55%
저장 조건(Storage conditions) 43%
농사, 사육 조건(Farming, breeding conditions) 41%
제조 장소(Manufacturing locations) 39%
<자료=시알네트워크>
지난 14일 오전 9시. 아시아 최대 식품 박람회인 ‘시알 차이나 2019(SIAL CHINAㆍ상하이국제식품박람회)’의 개막을 앞둔 신국제전시센터로 무수히 많은 방문객과 참가업체들이 모여들었다.
상하이 신국제전시센터에서 열린 ‘시알 차이나 2019’ 개막 첫 날인 14일에는 전년보다 방문객 숫자가 11% 증가했다. [시알 차이나 제공] |
시알 차이나 2019 전경 [시알 차이나 제공] |
“올해에도 11만 명 정도가 찾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개막 당일 집계를 보니 전년 대비 11% 늘었더라고요.”
전 세계 시알(SIAL) 네트워크를 총괄하는 니콜라스 트랭트소(Nicolas Trentesaux) 시알 그룹 대표는 개막 당일의 현황을 귀띔했다. 참가업체들의 기대감도 높았다. 다양한 맛과 제형의 견과류를 판매하는 스웨덴 업체인 ‘디스 이즈 넛츠 스웨덴’(This is nuts Sweden) 관계자는 “중국에서 견과류 소비가 많아 시알 차이나에서 좋은 성과를 가져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시알 혁신대회 수상작들을 살펴보고 있는 방문객들 [시알 차이나 제공] |
시알 차이나는 전 세계 식품 시장의 압축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0개국에서 수천개 업체가 각축전을 벌이는 이곳에선 지금 현재 가장 강력한 식품 트렌드가 고스란히 반영돼 나타난다. 니콜라스 트랭트소 대표는 전 세계 식품 트렌드로 “맛(Taste), 진정성(True), 의미(Meaning)”의 세 가지를 꼽았다.
‘맛’은 식품을 선택할 때 가장 첫 번째 요소로 꼽힌다. 소비자들의 미각은 나날이 새로움을 요구하고 있다. 시알 차이나에선 전 세계 소비자들이 의아해할 만한 맛과 색, 향, 식감을 지닌 식음료가 등장했다. 내몽골 청정 지역에선 우유에서 출출한 칼슘과 미네랄에 탄산을 섞은 새로운 음료를 선보였고, 남성과 여성 소비자에게 적합한 스무디를 각각 선보인 독일 음료 회사(OYA GMBH)도 눈길을 끌었다.
독일의 스무디 [사진=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
두 번째 트렌드는 ‘진정성’이다. 이는 ‘진짜 음식’, ‘내추럴 푸드’와도 의미가 상통한다. 트랭트소 대표는 “소비자들은 내가 먹고 있는 음식의 원료가 무엇인지, 어떤 배경에서 생산됐는지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원재료의 중요성을 생각해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은 천연 식품은 현재 시장의 주역이다.
스페인의 유기농 석류 식초(왼쪽) [사진=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
세 번째 트렌드인 ‘의미’는 ‘지속가능성‘과 통한다. 이는 ‘윤리적 소비’에 대한 측면으로, 두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트랭트소 대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는 측면과 소비자가 사는 농식품에 대해 생산자(농부)들에게 제대로 된 값을 지불하고 먹는 것인지에 대한 측면을 전 세계 식품 업계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베지 버거’로 시알 혁신대회 은상을 수상한 솔리그라노 [사진=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
시알 차이나에서도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주목받은 분야가 기존의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하는 식품들이다. 올해 혁신대회에는 전 세계 대체 단백질 시장을 선도하는 비욘드미트가 톱 10에 올랐고, 폴란드의 식품 업체인 솔리그라노(SOLIGRANO)의 ‘베지 버거(VEGE BURGER)’가 은메달을 수상했다. ‘가짜 고기’ 시장의 강자인 미국을 제치고 동유럽에서 혁신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솔리그라노의 ‘베지 버거’는 환경과 건강을 생각해 육류 소비를 줄이려고 하는 리듀스테리언(Reducetarian)이나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카밀 라벤다(Kamil Rabenda) 솔리그라노 CEO는 “베지 버거는 유기농으로 재배한 곡물을 고기 패티 형식으로 만들 수 있는 파우더”라며 ”불필요한 식품 첨가물이나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성분을 넣지 않은 ‘클린 라벨’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스 지속가능한 커피의 수프 ‘다마스’ [사진=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
스위스의 식품업체(스위스 지속가능한 커피ㆍSSC)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만든 팟(Pod) 형태의 수프인 다마스(DAMATH)라는 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두 가지 ‘지속가능성’에 부합한 제품이다.
엘리자베스 다 코스타 SSC 매니저 [사진=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
엘리자베스 다 코스타(Elisabeth Da Costa) SSC 매니저는 “환경에 유해한 캡슐이 아닌 45일이 지나면 비료로 사용할 수 있는 옥수수 전분으로 팟을 만들어 네스프레소 기계로 추출하는 육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차 산지인 스리랑카 농가를 방문, 직원들의 복지와 아이들의 강제노동 여부, 주거 환경, 직원 교육 등을 총체적으로 살피며 지속가능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트랭트소 대표는 “맛, 진정성, 지속가능성의 세 가지 트렌드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강력한 트렌드로, 현재는 물론 앞으로의 식품업계에선 어느 하나도 떼어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고 강조했다.
shee@heraldcorp.com
<그래픽>
1. 시알 차이나 방문객
2016년 6만6000명
2017년 10만1134명
2018년 11만635명
2019년 12만여명(예상)
2. 잘 먹는다는 것은?
건강한 식습관(Healthy eating) 76%
균형잡힌 식단 (Eating a balanced diet) 73%
좋은 품질의 음식(Eating good quality food) 61%
<자료=시알 네트워크>
3. 식품의 투명성을 위해 필요한 것?
성분표(Ingrdient List) 65%
원료 생산지(Ingredients origins) 55%
저장 조건(Storage conditions) 43%
농사, 사육 조건(Farming, breeding conditions) 41%
제조 장소(Manufacturing locations) 39%
<자료=시알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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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