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식품 알레르기는 전 세계 식품 시장에서 ‘리콜’의 주요 원인으로 부상했을 만큼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 for Disease Control & Prevention)에 따르면 알레르기 질환을 앓는 어린이의 수는 1997년과 2011년 사이 50% 이상 늘었다. 특히 땅콩이나 다른 견과류에 대한 유발율은 3배 이상 늘었다.
CDC 조사 결과 약 1500만명의 미국인들이 식품에 대한 알레르기를 갖고 있다. 그 중 18세 미만의 어린이가 절반에 가까운 600만명에 달한다.
알레르기는 어린 시절부터 드러나는 경우도 있지만, 성인이 된 이후 갑자기 나타날 수도 있다. 또힌 우리 몸의 상태나 먹는 양에 따라 증상의 정도가 달라진다.
알레르기 증상은 특정 음식을 먹은 뒤 ▶ 두드러기나 피부 발진 ▶ 얼굴이나 혀, 입술의 붓기나 가려움증 ▶구토, 설사, 복부 경련 ▶기침이나 인후, 성대의 붓기 ▶ 호흡곤란을 동반한다.
성인기에 접어들어 시작된 알레르기는 평생 지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인이 돼 나타나는 알레르기는 환경적 요인이나 생활습관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진행된 연구에선 땅콩 알레르기의 원인과 위험성이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 병원에서 진행한 최신 연구인 ‘식품 알레르기에 대한 외인성 요인의 영향’에 따르면 땅콩 알레르기는 운동과 수면 부족으로 인해 위험성이 더 커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땅콩 알레르기를 가진 126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 알레르기 반응이 생길 때까지 땅콩 가루를 섭취하게 했다. 그 결과 단순히 반응을 일으키는 알레르겐의 양이 피로도나 운동 등 그날 그날의 요인에 따라 달리 나타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땅콩 알레르기는 수면이 부족하거나, 운동을 하고난 뒤 알레르기 반응 위험이 월등히 높아진다는 점을 발견했다”며 “땅콩 알레르기는 성인 100명당 1명, 어린이 50명당 1명이 겪는 알레르기인 만큼 이번 연구는 나름의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땅콩은 과자류를 비롯해 소스로도 활용도가 높은 식품이다. 만약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호두, 아몬드와 같은 견과류는 물론 완두콩, 렌틸콩도 피하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 임상면역학저널(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땅콩은 완두콩, 렌틸콩, 대두에 5%의 교차 반응 확률을 보인다.
애초에 땅콩 알레르기를 예방하는 방법도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 알레르기 및 감염질환연구소(NIAID)의 연구(2015)에 따르면 생후 4∼11개월 된 알레르기 고위험군 영아 640명에게 땅콩이나 땅콩버터 3티스푼 분량을 매주 3회 이상 먹인 결과, 만 5세 때 땅콩 알레르기 발생률은 3.2%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어려서 먹이지 않은 그룹은 17.2%로 5배 이상 높았다. 이 결과를 근거로 미국 국립보건원은 땅콩 알레르기를 예방하려면 땅콩 함유 식품을 생후 4개월부터 먹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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