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민상식 기자] 패스트푸드 업체인 웬디스가 내년부터 미국 전국 5800여개 매장에서 아침 식사 메뉴를 선보이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를 위해 2000만 달러(약 240억원)를 투자하고 2만명을 신규 고용하겠다는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그동안 웬디스는 미국 내 300여 개 매장에서만 베이컨 샌드위치, 허니버터 치킨 비스킷 등 아침 식사 메뉴를 제공했다.
토드 페네고 웬디스 최고경영자(CEO)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국적으로 아침 메뉴를 내놓는 것은 놀라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며 “웬디스의 아침식사 메뉴는 경쟁업체와 차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침 메뉴는 점심·저녁 메뉴보다 수익성이 높다는 점 때문에 웬디스가 '조식'(朝食) 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미 시장조사업체 NPD그룹에 따르면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는 아침 시장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8월 기준 지난 1년간 미국 내 패스트푸드 방문 건수 412억건 가운데 아침 메뉴를 위한 방문이 약 18%(73억건)로 나타났다.
‘맥모닝’으로 유명한 맥도널드의 경우 아침 메뉴는 전체 체인 매출 중 24%를 차지한다.
맥도널드의 새로운 아침 메뉴인 도넛 스틱 [맥도날드 제공] |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늦은 시간에 제공되는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소고기나 닭고기에 비해 아침 메뉴 주재료인 계란 등은 가격이 저렴하고, 일반적으로 조식을 준비하는 데 들어가는 노동력도 적다”며 “아침 식사 판매가 점심, 저녁 식사보다 수익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에서 메뉴 혁신 분야를 담당하는 린다 반고센(Linda VanGosen) 사장은 "이같은 분석이 의미하는 점은 우리가 편리성과 가치 측면에서 아침식사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올해 초 계피 설탕을 뿌린 도넛 스틱을 새로운 아침 메뉴로 선보이는 등 조식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커피 체인점까지 아침밥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스타벅스가 올해 초 파스타, 브리또 등을 추가해 기존 모닝세트를 더 풍성하게 만든 ‘모닝박스’를 내놓고, 투썸플레이스는 최근 유럽 사람이 아침식사로 즐겨먹는 프렌치토스트, 치아바타, 그릭요거트 등 메뉴를 확대한 ‘투썸 모닝’을 선보였다.
카페 연관 키워드를 보더라도 ‘아침식사’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광고회사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최근 1년간 블로그 및 카페, 사회관계망(SNS) 등 온라인에서 생산된 1400만여건의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카페의 경우 ‘아침식사’(2만930건) 키워드가 새롭게 등장했다.
패스트푸드 업계 아침밥의 주요 식재료인 계란을 1분 만에 삶거나 스크램블드에그로 만들 수 있는 기계도 개발됐다.
네덜란드 기업 에그사이팅 프로덕츠(Eggciting Products)는 특허를 획득한 새로운 하이브리드 가열 기법을 사용해 계란 조리 시간을 12분에서 1분으로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 회사의 마르셀 비버트(Marcel Bivert) CEO는 “호텔과 커피점, 이동식 소매점을 겨냥해 이 제품을 개발했다”면서 “마치 집에서 조리한 것처럼 개인의 취향에 맞는 맛있고 건강한 계란 요리를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 아침 식사를 거르거나 챙겨 먹더라도 쌀 대신 다른 먹거리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쌀 소비는 갈수록 줄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쌀 생산과 소비를 분석한 결과 1인당 쌀 소비량은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1.9%씩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진은 쌀 소비 감소 원인으로 아침밥을 꼽았다. 점심·저녁의 쌀 소비량 감소율은 3%대에 그쳤지만, 아침 소비량 감소율은 6.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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