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민상식 기자] 틈새 상품이던 ‘식물성 고기’(plant based meat)가 최근 식단의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소·닭·돼지 등 전통육류를 취급하는 육가공 업체들도 식물육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굴지의 육류 가공업체들이 버거와 미트볼, 치킨 너겟 형태의 인공고기 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식물성 너겟과 혼합 식물육 제품 [타이슨 푸드(Tyson Foods) 제공] |
미 최대 육가공업체 타이슨 푸드(Tyson Foods)는 식물육 너겟을 발매했고, 쇠고기와 식물을 혼합한 ‘반반’ 식물육 제품도 팔고 있다. 다른 육가공 기업 퍼듀(Perdue)도 닭고기에 병아리콩·콜리플라워를 섞은 식물육 혼합 제품을 출시했다.
미 최대 돼지고기 가공업체인 스미스필드 푸즈(Smithfield Foods)는 대두로 만든 버거와 미트볼, 소시지를 출시했고, 스팸으로 유명한 육가공회사 호멜(Homel)은 다진 인공고기를 선보였다.
존 폴리 스미스필드 최고홍보책임자(CCO)는 “(식물육)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 시장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게 어리석은 일”이라고 밝혔다.
NYT는 전통 육가공업체들이 식물성 고기 시장에 뛰어든 배경으로 인공고기의 가파른 수요 증가를 꼽았다. 건강과 환경보호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고기류 섭취를 줄이고 대체육류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식물성 고기 |
브루스 프리드리히(Bruce Friedrich) 굿푸드연구소 소장은 NYT와 인터뷰에서 “타이슨과 스미스필드 등 세계 최대 육가공업체들이 식물성 육류 제품을 출시한 것은 식물육 분야가 틈새 시장에서 주류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대형업체들은 대규모 유통 채널을 보유하고 있고 고객 기반이 탄탄하다”면서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NYT는 육가공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환경 운동가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환경오염 행위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해 식물성 고기를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보호단체인 마이티 어스(Mighty Earth) 관계자는 “식물성 고기에 투자를 하는 것은 합법적인 좋은 일이지만, 이를 통해 거대 육가공 기업들이 유발하는 모든 환경 오염이 바로잡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채식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핫’한 소비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식물육 시장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젊은층에서는 건강과 환경을 고려해 고기를 먹지 않는 날을 정해 실천하는 ‘준채식주의자’(semi vegetarianism)가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지온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119억 달러였던 전 세계 식물성 고기 시장은 2025년 212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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