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민상식 기자]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한국 영화 ‘기생충’(Parasite)에는 한우 채끝살을 넣은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 라면을 섞어 끓인 것)가 등장한다. 영어 자막에서는 외국인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짜파구리는 라면과 우동을 합친 ‘람동’(ram-don, ramen+udon)으로 번역됐다.
기생충은 지난달 11일 미국 극장 3곳에서 개봉한 후 지난달 18일 미국 전역으로 확대 개봉하면서, 덩달아 람동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 유튜브에서는 한우 채끝살을 넣은 람동 먹방이 ‘기생충 스테이크 라면’ 등으로 불리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채끝은 한우 중에서 등심·안심 등과 함께 구이용 인기 부위이다. 반면 목심살 등 저지방 부위는 질겨서 양념용·국거리·찌개용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저지방 부위도 건조 숙성을 거치면 육질이 연해지고 맛과 향이 진해져 구이로 즐길 수 있다.
농촌진흥청 연구진이 목심살, 앞다릿살, 홍두깨 등 저지방 부위 9종을 60일간 건조 숙성한 결과 2등급 한우의 연한 정도는 20∼40% 높아졌고, 맛과 향은 17∼52% 좋아졌다.
건조 숙성은 온도 2∼4도, 습도 65∼85% 조건에서 공기 순환이 잘 되는 선반 위나 거치대에 한우를 포장 없이 걸어두고 20∼60일간 숙성하는 기술이다.
농진청은 “숙성 과정에서 무게는 줄지만 고기가 연해지고, 수분 증발로 맛이 진해져 고소한 향이 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기준 국내 한우 사육 마릿수는 310만4000마리다. 올해 1∼7월 1등급 한우 평균 도매가격은 킬로그램(㎏)당 1만766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낮은 수준이다.
한우는 홍콩과 마카오, 아랍에미리트(UAE), 캄보디아 등 4개국에 수출되고 있는데, 가장 많이 수출되는 국가는 홍콩이다.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30톤(t)을 사들였다.
경남 함양군에 위치한 국립축산과학원 가축유전자원센터 가축사육단지에 입식한 한우들 [연합뉴스 제공] |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우 수출량은 65.2t으로 최근 3년간 연평균 11%씩 증가했다. 등심·안심·채끝 등 구이용 부위가 주로 수출된다.
한우는 홍콩에서 일본 와규와 함께 고급 고기로 취급받고 있다. 한우자조금이 지난 4월 홍콩 시내 한 마트의 등심 100그램(g) 가격을 조사했더니 한우는 235홍콩달러(약 3만5000원)로 호주 와규(168홍콩달러)나 미국산 소고기(103홍콩달러)보다 비싼 가격이었다. 일본 와규(230홍콩달러)와는 비슷한 가격대였다.
민경천 한우자조금 위원장은 “지난해 한 해 동안 홍콩에서 한우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열어 홍콩 시민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았다”면서 “한우는 소고기 이상의 의미가 있는 민족의 문화유산”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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