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민상식 기자] 버려지는 식재료를 재사용해 요리를 만드는 레스토랑이 영국에서 문을 연다.
핫디너 등 영국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오는 13일 영국에서 문을 여는 어글리 버터플라이(Ugly Butterfly) 레스토랑은 랍스터 껍질, 먹다 남은 치즈, 닭발 등 고급 식당에서 사용하다 남은 식재료를 활용한다.
주요 식재료는 빵, 우유, 계란, 바나나 등 영국에서 정기적으로 낭비되는 품목이다. 어글리 버터플라이를 만든 아담 핸들링(Adam Handling) 셰프는 버려지는 식재료로 창의적인 메뉴를 개발했다.
캐비어를 올린 바삭바삭 튀긴 닭발을 비롯해 치즈 모듬에 남은 치즈로 만든 치즈 도넛, 랍스터 껍질 수프, 브로콜리 줄기 시저 샐러드, 감자 껍질 스낵, 지나치게 익은 과일을 활용해 만든 잼 등이다.
[어글리 버터플라이(Ugly Butterfly) 제공] |
핸들링 셰프는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과 샴페인을 먹으면서,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음식점의 수익 2.5%는 남는 음식을 모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자선단체인 ‘펠릭스 프로젝트’에 기부된다.
레스토랑 인테리어는 쓰레기를 없애고자 하는 추구 방식을 반영해 내부에는 재활용 자재들로 구성됐다.
[토스트에일 인스타그램 캡처] |
버려지는 빵으로 맥주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2016년 영국에서 설립된 ‘토스트 에일(Toast Ale)’은 샌드위치 공장과 빵집, 슈퍼마켓 등에서 빵 자투리를 받아서 맥주를 제조한다.
맥주 재료는 물, 효모, 홉(맥주의 쓴맛을 내는 열매)과 보리, 밀 등의 곡물이다. 빵의 재료도 밀과 보리, 호밀 등 곡물이기 때문에 빵조각을 잘게 부숴 맥아 보리를 일부 대체하는 용도로 쓸 수 있다.
영국에서만 하루에 2400만 조각의 샌드위치 식빵이 버려진다. 토스트에일의 빵 맥주가 환경보호는 물론 맥주 맛 측면에서도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으면서 영국의 대형 유통 체인 ‘막스 앤드 스펜서’도 빵 맥주 제조와 유통에 뛰어들었다.
[리그레인드 인스타그램 캡처] |
미국에는 맥주 제조 후 남은 곡물 찌꺼기를 재활용해 에너지바를 만드는 기업이 있다. 미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리그레인드’(ReGrained)는 지난 2013년부터 맥주 양조장에서 남은 곡물 찌꺼기를 활용해 그라놀라 바를 만든다.
댄 커즈록 리그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맥주 18리터(ℓ)를 만드는 데 발생하는 곡물 찌꺼기가 13킬로그램(㎏)에 이른다”면서 “도심에 들어선 수제맥주 양조장에서 곡물 쓰레기 처리에 애를 먹는 것에 착안해 에너지바 제조를 구상했다”고 밝혔다.
에너지바는 맥주 곡물 찌꺼기를 건조시켜 아마씨와 퀴노아, 타피오카, 흑미 등으로 만든 시럽을 넣고 섞어 굳히는 방식으로 제조된다.
맥주 양조에 사용되고 남은 곡물은 기존 곡물보다 당분·칼로리가 낮고 섬유질·단백질 함량이 높다. 또 맥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장내 유산균의 성장을 돕는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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