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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 오일’이라던 코코넛 오일의 배신
  • 2019.12.05.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이른바 ‘건강 오일’로 칭송받던 코코넛 오일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심장질환은 물론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되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인다던 코코넛 오일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와 전문가 견해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코코넛 오일은 코코넛 껍질을 제거하고 종자를 압축한 오일로, 100g당 총 열량이 862㎉에 달한다. 100g 중 포화지방은 87g이나 된다. 이는 같은 부피 버터의 2배, 라드의 2.5배, 올리브유 포화지방의 6배가 넘는 양이다.

코코넛 오일이 ‘건강에 좋은 오일’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마리-피에르 세인트-옹게(Marie- Pierre St-Onge) 교수가 발표한 연구 논문(2003)이 계기가 됐다. 이 논문에선 코코넛 오일은 포화지방임에도 해가 없으며 도리어 우리몸에 이로운 중사슬 지방산으로 이뤄져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중쇄지방산은 다른 식품 속 지방산과 달리 몸 속에 들어와 연소돼 에너지를 생산한다. 특히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이고, 물질대사를 자극해 좋은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왔다.

하지만 이 논문에서도 약 15%의 코코넛 오일만이 중쇄지방산으로 간주돼야 한다고 지적했으나, 코코넛오일의 건강 효과만이 부각됐다.

심지어 많은 연구가 코코넛 오일이 콜레스테롤 수치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진행된 연구(2017)에선 코코넛 오일과 올리브 오일, 버터의 효과를 비교한 실험을 진행했다. 94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연구팀은 이들에게 4주간 매일 50g의 지방을 섭취하도록 했다. 코코넛 오일은 섭취한 경우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15% 증가했다. 반면 지중해 식단을 책임지는 올리브 오일은 좋은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5%만 증가하는 데에 그쳤다.

그러다 최근 몇몇 연구와 전문가 견해로 코코넛 오일의 건강 후광 효과에 대한 ‘문제 의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캐나다의 TV 프로그앰인 마켓 플레이스에선 코코넛 오일의 건강 열풍을 촉발한 연구를 검토한 결과, 해당 연구의 저자조차도 코코넛 오일의 건강학적 측면을 믿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의 질병 관련 연구소 소장인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의 전염병 학자 카린 미헬스 교수가 진행한 ‘코코넛오일과 그 밖의 영양상 오류’ 강연에서도 코코넛 오일을 ‘최악의 음식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그는 “코코넛오일에는 저밀도 저단백(LDL:low-density lipoprotein)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심혈관 질환 위험을 키우는 포화지방이 많이 들어있다”며 “이는 요리에 이용되는 돼지 지방인 ‘라드’의 2배 이상이고 소고기 기름인 ‘비프 드리핑’보다 60% 많다”고 밝혔다.

또한 코코넛 오일의 중쇄지방산이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수치를 높인다고 하지만, 최근 학계에선 HDL 수치가 과도하게 높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건강상 위험을 경계하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선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과도하게 높은 군에서 정상 수치 군보다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중국 북경대학과 중국 과학원의 연구진이 공동 참여한 연구(2017년 11월)에 따르면 좋은 콜레스테롤이 수치를 높이는 것이 심장 질환을 예방하는 데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러한 논란으로 코코넛 오일의 섭취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코코넛 오일의 하루 적정 섭취량은 약 45g 으로, 3스푼 정도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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