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한국인의 밥상에 김치가 있다면 베트남에는 공심채가 있다. 김치처럼 베트남인들은 거의 매일 공심채를 먹는다. 베트남 음식점에 가면 살짝 볶아서 나오는 채소 요리가 바로 이 공심채이다. 고기나 해산물 없이 초록 채소만 덩그러니 놓인 접시에 실망하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일단 한 입 먹고보면 짭조름하면서도 감칠맛 도는 맛에 중독되기 쉽다.
공심채는 베트남뿐 아니라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식재료로, ‘모닝글로리’라는 제법 우아한 이름도 갖고 있다. 공심채라는 이름의 뜻은 ‘속이 빈 채소’이다. 대나무처럼 줄기 안이 텅 비어있기 때문이다. 속은 비었어도 영양소만큼은 가득찼다. 김천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농업연구사는 “공심채는 비타민 A가 풍부하고 철분이 많아 빈혈 등에 효과가 있다”며 “맛은 미나리와 비슷해 한국인의 입맛에도 친근한 식재료”라고 전했다. 이외에 살균 효과가 있는 테르펜도 들어있어 염증 예방의 역할도 한다.
외국에서 건너온 채소이나 맛은 고수처럼 향이 강하거나 특별히 이국적이지 않다. 볶아 먹어도 아삭한 식감이 유지가 잘 된다는 장점이 있으며,조리법도 간단하다. 프라이팬에 마늘과 페페론치노를 함께 넣고 오일에 볶으면 완성이다. 또한 한국식 나물 무침 방식으로 살짝 데쳐 소금과 참기름을 넣어도 맛있다.
공심채는 국내에서도 재배되는 채소이다. 공심채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으며 기후변화로 재배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김천환 농업연구사는 “제주도를 비롯한 부산이나 울산, 세종시까지 재배되고 있다. 주로 여름철 기후를 이용해 노지재배가 가능하고 재배가 쉬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피부 미백 효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피부의 적인 멜라닌 생성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2017)가 국내에서 발표됐다. 한국식품과학회지에 실린 김현수 중원대 식품공학과 교수팀의 논문에 따르면 공심채 추출물은 피부를 검게 만드는 멜라닌 생성을 60% 이상 감소시켰다. 특히 멜라닌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또한 공심채 추출물은 항산화력 평가에서 비타민 C와 비슷한 정도의 항산화력을 보였다. 김 교수는 “미백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대나무 추출물보다 항산화 효과가 더 뛰어났다”며 “피부미백 등 기능성 화장품에 활용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식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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