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한국산 버섯이 국제적으로 치명적 손상을 입었다. 최근 USA투데이와 CNN 등 다수의 미국 매체는 지난 4년간 36명이 걸려 4명이 죽은 식중독 원인이 한국산 팽이버섯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위상 높았던 한국산 버섯이 하루아침에 외국인을 사망한 주범으로 언급된 이유는 무엇일까.
농림축산식품부는 보도 자료를 통해 “리스테리아균은 70℃ 이상에서 3~10분 정도 가열하면 사멸된다”고 설명하며 “팽이버섯을 구매한 후에는 반드시 익혀서 먹어야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우리나라는 팽이버섯을 가열 조리해 섭취하지만 미국은 샐러드 형태로 바로 섭취하기 때문에 식중독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생식 채소류에 대해 식중독균을 철저히 검사,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샐러드·새싹채소·컵 과일처럼 바로 섭취하는 신선편의식품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일반 농산물인 팽이버섯에는 이러한 기준이 없어 따로 조사하지 않았던 것이다.
문제의 리스테리아균은 감염시에는 위험하지만 평소 예방은 그리 어렵지 않다. 농식품부의 설명대로 팽이버섯을 3~10분 정도 가열해 먹으면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리스테리아균은 토양과 물, 식물에 서식하는 박테리아균으로 주로 육류와 유제품 제품에서 나오며, 과일, 채소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육류와 생선은 72℃ 이상, 가금육은 83℃ 이상 가열해야 리스테리아 식중독을 막을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리스테리아 균은 30~37도에서 활발히 증식하지만, 냉장실 온도인 4도 정도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다. 이에 농식품부는 이번 보도자료에서 “리스테리아는 냉장 온도에서도 성장이 가능하므로 보관 음식의 침출액이 넘치지 않게 전용 밀폐 용기에 넣어 보관해야 한다”는 당부도 전했다.
더욱이 팽이버섯은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식품이다. 강력한 항산화물질인 비타민 C는 면역력 향상에 좋은 대표적 영양소이며, 환절기에 섭취하면 감기예방과 원활한 호르몬 분비에도 이롭다. 면역력 향상에 필수인 장 내 미생물 환경을 돕는 식이섬유 또한 버섯 중에서도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팽이버섯 100g당 2.5g의 식이섬유가 들어있으며, 이는 양배추의 두 배가 넘는다. 특히 지방을 연소하는 리놀산이 함유된 사실이 외국의 한 연구에서 밝혀지면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한국산 버섯의 이미지는 실추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한국산(Product of Korea)’이라고 표기된 팽이버섯 제품은 어떤 것이든 먹지 말라”고 권고한 상태다. 그러면서도 공고 말미에 “모든 리스테리아 식중독 사태가 해당 업체의 버섯 때문으로 밝혀진 것은 아니다. 다른 감염원이 있는지 계속 조사하겠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