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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에 美 붉은 고기 ‘위기’ · 치킨은 ‘호황’
  • 2020.05.28.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대규모 셧다운(일시 가동중단) 됐던 미국 내 육가공 업체들이 최근 육류 공급 대란을 우려한 행정부의 조치로 닫았던 문을 속속 열고 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성과 환경보호를 위한 지속가능성 문제, 가격 상승, 기업들의 감염 정보 비공개 등으로 위기에 몰렸다. 이처럼 ‘붉은 고기’(Red meat)가 코로나로 휘청거리고 있는 동안 ‘하얀 고기’인 닭고기의 치킨 사업은 나날이 호황을 누리는 중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대부분의 육가공 공장들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근로자 수등 감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어 근로자 및 지역사회 공중보건의 위험에 처했다며, 공장 재가동에만 속도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육가공업체의 근로자 약 5000명이 감염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영리기관 식품환경보고네트워크(FERN) 추정치는 이보다 훨씬 높다.

미국만의 위기는 아니다. 전 세계 육가공 공장 종사자들이 코로나에 감염되고 있어 업계의 위생과 직원 복지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각) 프랑스 국영방송 프랑스24는 미국뿐 아니라 브라질과 캐나다, 호주, 유럽 국가의 육가공 공장이 코로나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곳이 되고 있다며 업계의 열악한 환경과 위생, 처우를 지적했다. 매체는 종사자들이 코로나 감염후에도 계속 근무하면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났다고 했다. 이에 세계 식량시스템 전문가인 미국 텍사스대학교 라지 파텔 교수는 근로자들이 기계 가까이에서 일하고 있으며, 날고기 부스러기가 공중에 날아다니고, 춥고 습하면서 외부와 차단된 작업공간도 감염에 취약한 환경이라고 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식량 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지금의 위기는 소규모 작농의 확대와 근로 복지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치킨 기업의 상황은 다르다. 미국내 불황에서도 닭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건강하다는 인식과 함께 간편한 포장과 배달이 가능하다는 특성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배달 주문도 늘어났다. 음식 배달 앱 우버이츠(Uber Eats)의 지난 4월 주문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이 가장 많이 주문한 배달 음식의 메인 요리 순위에서 1~3위는 모두 닭을 이용한 요리였다. 1위는 치킨 티카 마살라, 2위가 닭날개, 3위가 치킨순이다. ‘주 별 가장 인기있는 배달 메뉴’ 에서도 총 35개 주 중, 5개 주의 메뉴에서 ‘닭고기’가 올랐다.

미국 닭날개 전문점인 윙스톱(Wingstop)

실제 미국인들의 닭고기 선호도와 소비량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북미육류협회에 따르면 미국인은 단백질원 중에서 닭고기를 가장 선호하며, 다음으로 소고기, 칠면조 고기, 양고기, 돼지고기 순으로 소비량이 높다. 미국인들의 닭고기 소비량(미 농무부 자료)은 지난 2010년을 기점으로 소고기 소비량을 넘어서기 시작했으며 이후 꾸준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미국인들은 한국과 다르게 닭다리보다 닭날개 ‘윙’을 더 좋아한다. 닭날개 전문점인 윙스톱(Wingstop)기업의 주가는 연일 상승중이다. 냉동 치킨의 수요도 높다. 리서치전문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의 통계에서는 지난해 미국인 1억725만 명이 냉동 후라이드치킨을 소비했으며, 오는 2023년에는 1억7951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식 치킨 프랜차이즈 ‘본촌’(BONCHON)
'본촌'

한국식 치킨, 일명 ‘K-치킨’ 역시 인기다. 코트라(KORA)에 따르면 미국에 진출한 한국식 치킨 프랜차이즈 ‘본촌’(BONCHON)의 경우 수 차례 미국 언론에 소개되며 LA, 뉴욕, 뉴저지 등에서 94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페리카나 치킨’도 뉴욕 맨해튼을 중심으로 동부에 14개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4개 체인점이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다. 한국식 특유의 ‘양념’도 인기다. 한인 2세 여성 스테파니 왓슨이 오픈한 ‘서울 치킨’(Seoul Chikin) 역시 팝업스토어임에도 애틀랜타 매거진에 소개되며 ‘한국식 치킨윙 소스’로 유명세를 탔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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