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같이 먹어야 더 맛있는 ‘꿀 조합’이 있다. 반면 함께 먹으면 뇌 건강에 최악인 음식 조합도 있다. 붉은 고기와 햄·소시지, 감자칩이나 감자튀김, 그리고 달콤한 쿠키, 콜라…패스트푸드에서 한 상 차려진 음식들이 그렇다. 현대인이 두려워하는 치매의 경우 이러한 음식들을 함께 먹을수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국제학술지 신경학저널(Journal Neurology)에 실린 프랑스 보르도대학 세실리아 사미에리(Cécilia Samieri) 교수 연구진은 600명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식습관을 5년간 추적한 결과, 치매에 걸린 사람들은 대부분 소시지나 햄처럼 고도로 가공된 육류를 먹을 때 주로 감자칩이나 감자튀김, 술, 쿠키 및 케이크를 함께 먹었다. 반면 치매가 없는 사람들은 고기를 먹을 때에도 채소와 과일, 해산물 등 다양한 음식을 함께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뇌에 손상을 입힐 수 있는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최악의 식단 조합’이다. 그리고 이 조합의 중심에는 베이컨이나 햄, 소시지 등의 가공육이 자리잡고 있다. 먹는 빈도도 중요하다. 세실리아 교수는 “이러한 음식들을 얼마나 많이 먹느냐보다 얼마나 자주 먹느냐의 빈도가 더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강한 음식들이 다양하게 조합된 식단은 치매 위험성의 감소와 연관성이 있다고”고 분석했다.
이와 비슷한 이전 연구들도 있다. 신경과학회 학술지 ‘이뉴로’(eNuro, 2017)에 실린 미국 남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실험쥐에게 햄버거와 탄산음료처럼 지방과 당분이 많은 서구식 음식을 줄곧 먹인 결과, 치매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
이번 세실리아 교수팀 연구를 지원한 알츠하이머협회의 키스파고(Keith Fargo)관계자는 “치매는 증상이 나타나기 10년 전에도 발병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해로운 음식의 조합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치즈 버거를 가끔 먹는다고 해서 당장 뇌가 손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감자튀김과 콜라 등과 함께 먹는 습관은 더 해로울 수 있다”며 “치매를 예방하려면 어떤 영양소 하나를 더 먹거나 특정 음식을 금지하는 것보다 건강한 식품을 다양하게 먹는 것이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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