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혁신성’과 ‘다양성’은 독일 식품시장의 중요한 트렌드이다. 이에 최근 독일에서는 아시안 푸드를 전문으로 하는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에데카(EDEKA), 레베(Rewe) 등 독일의 대형유통업체들은 식품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혁신적 제품의 발굴에 적극적 나서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독일 최대의 슈퍼마켓 체인인 에데카 그룹은 베를린에서 ‘푸드 테크 캠퍼스(Food-Tech-Capus)’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식품 관련 스타트업에 공유사무실과 주방, 이벤트 장소 등을 제공하며 전문가의 컨설팅과 네트워킹 확장의 기회를 주는 공간이다. 특히 이 캠퍼스는 대형 에데카 매장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개발 중인 제품을 시범 출시하고 피드백을 받아 볼 수 있다.
에데카의 푸드 테크 캠퍼스 네트워크에 가입한 약 90여 개의 스타트업 중에는 아시아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이 있다. 이지쿡아시아(Easycookasia)가 대표적인 예이다. 아시아 음식 밀키트 전문 업체로, 비빔밥이나 김밥, 불고기, 김치 등의 한식을 비롯해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인도 등 여러 아시아 국가의 전통음식을 밀키트로 구성해 배달한다. 밀키트에는 요리에 필요한 쌀, 국수, 양념 등의 재료와 따로 구매해야 하는 신선식품 리스트, 그리고 상세한 조리법이 구성되어있다. 상품에 따라 채식으로 조리하는 방법도 설명돼있다. 올 1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 업체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이지쿡아시아, 마마왕, 미밥의 제품들(왼쪽부터) |
마마왕(Mama Wong) 또한 푸드 테크 캠퍼스의 멤버이다. 아시아 소스와 양념을 전문으로 하는 스타트업 마마왕은 ‘스윗 칠리 마늘 양념’, ‘참깨-고수-생강 식초소스’등 다양한 재료를 조합해 만든 아시아풍 소스를 에데카, 레베(REWE)와 같은 대형마트와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Amazon) 등에서 판매중이다. 마마왕은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제품 응용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 완탄면, 반미, 춘권, 비빔밥, 김밥 등이 있으며, 이같은 소스에 보존제와 인공향료나 첨가제를 넣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미밥(MIBAP)은 베를린에 위치한 대만 길거리 음식 전문 식당으로, 푸드 테크 캠퍼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 업체의 주력 상품인 미밥은 김에 밥과 채소, 고기 등을 싸 먹는 대만식 밥 샌드위치이다. 타피오카, 타로, 고구마 등으로 만든 ‘크리스탈 패티(Crystal Patty)’를 사용해 다양한 채식 메뉴를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미밥 클래식’은 김치를 응용한 메뉴로, 잡곡밥과 퀴노아, 대만식 김치, 클리스탈 패티, 참깨소스로 만든다.
이처럼 독일에서 성장 중인 아시아 음식 전문 스타트업들은 독일 내 아시아 음식의 인기와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김치, 비빔밥, 고추장 등의 한국 음식을 다른 아시아 음식과 결합한 퓨전 메뉴가 많아지는 추세다.
독일은 유럽 내 가장 많은 한국 교포(2019년 기준 약 4만 5000명 추정)와 이민 2세들이 거주하는 국가로, 한국 음식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독일 최대 규모의 아시아 식품 수입 및 도매 기업인 ‘크라이엔호프 & 클루게’(Kreyenhop & Kluge)에 따르면 한국식품은 태국과 중국 식품에 이에 세 번째로 인기가 높으며, 최근 4년간 판매량은 연평균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 aT 관계자는 “독일 내 한식의 위상이 높아지는 만큼 ‘무첨가’와 ‘채식’ 트렌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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