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불임으로 진료를 받은 남성이 급증하고 있다.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5~2019년)간 불임으로 진료를 받은 남성은 47% 급증한 반면 여성은 오히려 10% 감소했다.
불임의 원인으로는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식단도 한 부분을 차지한다. 불임으로 고민이 많은 남성이라면 패스트푸드등의 서양식 식단을 줄이고 한국의 전통 식단을 주로 먹는 것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미국 하버드 보건대학원의 오드리 개스킨스(Audrey Gaskins)박사팀 연구(2011)에 따르면 생선, 통곡, 과일·야채로 구성된 ‘검소한(prudent)’ 식단이 가공육이나 밀가루 등으로 이뤄진 ‘서양식’(western) 식단보다 불임 가능성을 낮춰준다. 개스킨스 박사가 남성 1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검소한 식단’ 그룹의 정자 운동성이 ‘서양식 식단’ 그룹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식단에 생선을 추가할 경우 더욱 긍정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도 올해 발표됐다. 생선 기름의 섭취가 남성의 생식력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킨다는 분석이다. 미국 의학협회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실린 이 연구는 덴마크 국립의료원(Rigshospitalet)의 티나 옌센(Tina Jensen) 환경의학 교수 연구팀이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1700 여명의 덴마크 젊은 남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이들의 정자 상태를 분석한 결과이다. 연구팀은 3개월 간 생선 기름 보충제(오메가3 지방산 포함)를 복용한 그룹(약 6%)의 총 정자수가 다른 그룹에 비해 더 많았다고 밝혔다. 특히 정자 모양도 전반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보였다. 반면 남성 생식기능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아연이나 엽산 등의 다른 영양제는 생선 기름 보충제만큼 효과가 뚜렷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생선 기름 보충에 들어있는 오메가 -3 지방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옌센 교수는 “정자 세포막에는 오메가 3 지방산이 포함돼있기 때문에 평소 섭취량을 늘리면 더욱 건강한 정자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메가-3 지방산은 고등어나 연어등 기름기가 많은 생선에 특히 많이 들어있다. 견과류 또한 좋은 공급원이다. 옌센 교수에 따르면 노인 남성을 대상으로 한 이전 실험에서 견과류 제공을 통해 오메가3지방산 섭취량을 늘리자 14주 후 정자수가 더 많아졌다. 그는 “지난 50년간 인간의 정자 질은 전 세계적으로 낮아졌다”며 이와 관련된 요인을 찾는 것은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경오염이나 흡연, 운동부족, 스트레스를 비롯해 건강에 해로운 식단은 이와 관련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해로운 식품으로 낙인찍힌 트랜스지방과 불임과의 연관성을 입증한 연구도 있다. 이는 미국 하버드 대학 보건대학원의 호르헤 차바로(Jorge Chavarro) 박사가 미국 생식의학학회(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 연례회의에서 발표한 연구(2011)이다. 차바로 박사는 자신 또는 아내가 불임클리닉을 다니는 남성 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트랜스지방 섭취량이 가장 많은(전체 칼로리의 1.3%) 그룹의 경우 정자의 밀도가 트랜스지방 섭취가 가장 적은(전체 칼로리의 0.7%) 그룹보다 현저히 낮았다고 밝혔다. 즉 트랜스지방의 과다섭취가 정자의 밀도를 떨어뜨린다는 분석이다. 트랜스지방은 액체상태인 식물성 지방에 수소를 첨가해 고체상태(마가린, 쇼트닝 등)로 만드는 과정에서 생성되며, 식물성 기름을 튀길 때도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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