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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 요리에서 맞는 ‘푸드 백신’
  • 2020.12.16.

[리얼푸드=육성연 기자]미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화이자처럼 주사 백신은 아니지만 가장 안전한 천연 백신이 우리 주변에도 있다. 바로 ‘푸드 백신’이다. 면역력을 돕는 역할을 하면서도 쉽고 구하고, 맛있는 즐거움까지 더해주는 기분좋은 백신이다.

영국의 국제 학술지(BMJ Nutrition, 2020)가 소개한 14가지의 면역력 강화 성분으로는 비타민A, B6, B12, C, D, E, 엽산, 아연, 셀레늄, 철, 구리, 필수아미노산, 필수지방산, 오메가3지방산이 있다. 이러한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동시에 코로나19 이후 면역식품으로 떠오른 ‘푸드 백신’ 몇 가지를 꼽아봤다.

▶단백질→달걀=계란은 국제학술지 BMJ이 꼽은 14가지 영양소 가운데 7가지 영양소가 다량 들어있는 식품이다. 이러한 이유로 영양사들은 계란을 ‘코로나19 시대의 푸드 백신’으로 꼽는다. 최근 대한영양사협회가 주관한 간담회에서 이영은 대한영양사협회 회장은 “계란은 면역력 강화를 돕는 단백질과 철, 셀레늄, 비타민A, 비타민D, 비타민B6, 비타민B12가 듬뿍 들어있다”며 “소화흡수율도 높아 코로나 시대에 먹기 좋은 식품”이라고 말했다.

특히 계란은 단백질 중에서도 필수 아미노산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회장은 “우리 몸은 외부 병원체가 침입할 때 이에 대응하는 항체를 만드는데, 이는 단백질로 구성된다”며 “면역력을 위해서는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면역에서 중요한 대식세포와 T세포의 기능도 약화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계란 한 알을 먹으면 셀레늄 하루 권장량(60㎍)의 30%도 채울 수 있다. 이 회장은 “계란은 셀레늄을 제공하는 식품 중 가성비가 가장 좋다”며 “셀레늄이 부족하면 항산화 방어 능력이 떨어지고 백혈구 숫자가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비타민B·D→버섯=코로나19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대체육 수요가 높아지면서 면역식품으로 버섯의 인기가 높아졌다. 버섯에는 면역력에 좋은 비타민 B와 D가 풍부하고, 고기와 비슷한 식감을 지녀 대체육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버섯에 풍부한 비타민B6는 면역을 담당하는 B세포와 T세포의 생성에 기여하며, 비타민B12는 바이러스 감염세포를 공격하는 자연살해(NK)세포의 활성을 돕는다. 비타민D 역시 최근 면역력과의 연관성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코로나로 인한 야외활동 감소로 결핍 우려가 있는 비타민이다. 영국 건강식품협회(HFMA)의 고문 영양사 미셀 새들러(Michele Sadler) 박사는 “비타민 D의 공급은 여러 연구 결과, 면역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버섯은 식물성 식품 중에서도 비타민D 함량이 매우 높은 식품으로, 그 중에서도 마른 목이버섯과 마른 표고버섯이 최고이다. 햇빛에 말리는 과정을 통해 비타민D함량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표고버섯에는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건강기능식품의 원료로 인정한 베타글루칸 성분이 많으며, 면역 세포를 돕는 에르고스테롤과 비타민D도 풍부하다.

최근 유럽에서는 건조 버섯이 식품 트렌드가 되면서 스낵등에 활용되는 등 분야가 확장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조리가 쉽고, 포장 요리의 수분과 풍미를 유지해준다는 이유로 팬데믹 상황에서 각광받는 식재료로 떠올랐다.

▶유산균→김치=장 건강 또한 면역과 직결돼 있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몸에 유익한 장내 미생물이 우리 몸에서 면역체계를 갖추는 첫 번째 천연백신이라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유산균이 풍부한 김치는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아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분기까지 김치 수출액이 1억 900만 달러(한화 약 1199억 원)를 돌파하며 전년대비 38.5%가 늘었다고 발표하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발효식품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 김치 수출이 가속화됐다”고 평가했다. 신 맛이 강한 한국 김치를 꺼리던 일본에서도 발효식품인 한국산 김치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도쿄 지사 관계자는 “김치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고 있는 절임식품으로 꼽히고 있다”며 “마트의 절임식품 코너에서 김치가 가장 넓은 판매 매대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김치의 장 건강과 면역력의 효능을 입증한 연구는 여럿 있다. 하루에 김치를 150g 먹은 성인 여성은 이보다 적은 양(15g/일)을 섭취한 여성에 비해 일주일 후 장내 유해 미생물의 증식이 억제되고 유익한 미생물의 증식이 촉진됐다는 연구(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 2016)결과도 보고됐다. 국내학술지 ‘영양과 건강저널’(2018)에 소개된 전북대 식품영양학과 차연수 교수팀 연구에서도 김치는 면역력을 높이고 염증을 완화하는것으로 나타났다.

▶항산화성분 커큐민→커리=이미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인도의 커리도 올해는 더욱 뜨거운 조명을 받았다. 시장조사업체 버즈백의 설문 조사에서 커리의 주성분인 커큐민은 미국인에게 가장 높은 관심을 받는 기능성 성분 1위를 차지했다. 커큐민은 강황을 노랗게 만드는 항산화성분으로, 강력한 항염증 물질로 알려져 있다. 커리에는 커큐민뿐 아니라 영양소를 높여줄 향신료와 토마토 등이 함께 들어가면서 면역력에 도움을 준다. 커큐민 섭취가 기억력과 기분을 향상시킨다는 호주 스윈번 대학 정신약리학 휴먼센터의 연구(Nutritions, 2020)도 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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