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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콤한데 쓰다’ 잘 몰랐던 초콜릿 진실 3가지
  • 2020.12.28.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초콜릿은 달콤하다. 이 달콤한 초콜릿이 뇌 기능 향상에도 좋다는 최신 연구도 나왔다. 하지만 단 맛을 가졌는데도 초콜릿은 쓴맛이 난다. 여전히 초콜릿을 생산하는 농부의 손이 어둡기 때문이다. 초콜릿의 달콤함에만 집중한 사이 잘 몰랐던 사실 몇 가지를 살펴봤다.

▶“초콜릿 섭취, 뇌 기능 향상”=시험을 보기 전 선물받은 초콜릿을 먹는다면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실제로 초콜릿 섭취가 뇌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가 보고됐다. 카카오 속 플라바놀(flavanol)이 뇌 혈액의 산소 공급에 영향을 미쳐 평소보다 더 빠르게 두뇌가 반응한다는 결론이다.

영국 버밍엄대 연구진은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고농도와 저농도의 플라바놀 음료를 각각 마시게 한 후 어려운 문제를 풀게 했다. 그 결과, 고농도 플라바놀 음료를 섭취한 그룹은 저농도 음료를 마신 그룹보다 문제 해결능력이 평균 11% 더 높았다. 연구팀은 “플라바놀 성분은 혈액 내 산소 공급이 빠르게 공급되도록 작용하는데 이는 뇌 혈액에도 영향을 미쳐 뇌기능 향상을 돕는다”고 분석했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때 카카오 함량이 높은 다크초콜릿의 섭취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플라바놀은 그동안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효능으로 심혈관건강에 이로운 성분으로 보고돼 왔지만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플라바놀은 코코아 외에도 레드와인, 블루베리, 체리 등에도 들어있는 식물 영양소이다.

 

▶카카오 농부들은 초콜릿을 못 먹는다?=초콜릿이 들어간 따뜻한 음료는 우울한 기분을 금방 달래주기도 한다. 실제로 다크초콜릿에 풍부한 폴리페놀이 스트레스 호르몬을 감소시켜 기분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스위스 네슬레연구센터의 연구결과(2014)도 있다. 하지만 정작 카카오를 생산하는 농부들은 이러한 초콜릿을 사먹지 못하는 실정이다. 달콤한 맛에 가려진 어둡고 쓴 이야기다. 오랫동안 코코아 산업에서 아동 노동 및 저임금 문제가 지적돼 왔으나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부분이 많다. 미 노동부 의뢰로 진행된 미국 시카고대 연구(2020)에서는 코코아의 주요 원산지인 서아프리카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에서 5~17세 아이들의 43%가 카카오농장에서 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코코아 수요가 높아지면서 코코아 생산에 동원된 아동 비율 또한 14% 증가했다. 저임금도 문제이다. 가나의 코코아 농부들은 하루에 1달러, 코트디부아르 농부들은 0.78 달러를 번다. 모두 세계은행이 정한 ‘극단적 빈곤’(일간 소득 1.90달러)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는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70%를 담당할 정도로 규모가 크며, 코코아 수출이 자국 경제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더욱이 이러한 문제는 팬데믹 상황으로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소득 수준이 감소되면 아동 노동이 증가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달콤한 초콜릿은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 환경, 그리고 아동 노동 문제등의 쓴 맛으로 물들어 있다. 비정부단체(NGO)들은 “초콜릿은 연간 1000억 달러(한화 약 110조 원) 규모의 산업이지만 대부분의 코코아 농민들은 하루에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고 있다”며 “아동 노동의 모니터링 및 개선 프로그램, 친환경적인 재배법 등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전했다.

▶초콜릿의 카페인, 아이들 주의=초콜릿은 어린 아이에게 주의가 필요한 간식이기도 하다. 초콜릿을 많이 먹으면 흔히 이가 썩는다고 우려하지만 초콜릿 속 카페인이 아이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시판중인 초콜릿 25개 제품의 카페인 함량을 조사한 결과(2018)에 따르면 4개 제품에서 만 6살~ 8살 사이 어린이 기준으로 하루 최대 섭취권고량의 절반에 달하는 카페인이 검출됐다. 이 가운데 2개 제품의 카페인 함량은 만 5살 이하 어린이가 한 개만 먹어도 하루 최대 섭취권고량을 초과한다. 다크초콜릿의 평균 카페인 함량은 22.8㎎으로 밀크초콜릿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만 6살 이하 어린이가 하루 45㎎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은 초콜릿 외에도 코코아가공품이나 탄산음료 등 카페인 섭취 경로가 다양하기 때문에 섭취량의 주의가 필요하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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