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첫 번째가 지방을 줄이는 것. 두 번째는 채소와 과일의 양을 늘리는 것이다”. 미국국립암연구소가 ‘먹는 방식을 바꾸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 내용의 일부다. 현대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암 예방에서 과일과 채소는 우선순위에 올라와있다. 의사나 영양학자들의 마지막 멘트도 “채소와 과일을 많이 드세요”로 끝난다.
영양제를 비롯해 각종 건강 식품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는 경우가 많지만 채소와 과일만큼은 이견이 없다. 건강 식품에서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정답이 있다면 그것은 채소와 과일이다.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채소나 과일에는 만성질환과 암 예방에 도움되는 폴리페놀이 풍부하고, 대장암과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예방에 이로운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다”고 했다.
1. 항산화물질 가득
과일과 채소의 다채로운 색감은 폴리페놀을 비롯한 다양한 항산화물질 때문이다. 식물이 기후환경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물질이므로, 동물성 식품에는 없다. 우리 몸에서는 활성 유해산소를 없애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노화나 각종 질병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2. 비타민, 미네랄 그리고 식이섬유
영국 국왕의 주치의였던 외과의사 A. 레인 박사는 “모든 질병의 원인은 미네랄이나 비타민, 섬유질의 부족 또는 자연발효균의 장내 세균총(미생물 집단)등 생체의 정상 활동에 필요한 방어물의 부족에서 생겨난다”고 말했다. 레인 박사가 언급한 영영소들은 채소와 과일에 풍부하게 들어있다. 특히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는 채소와 과일의 식이섬유에 다량 들어있으며, 이는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다만 망고처럼 일부 과당이 높은 과일은 한번에 적절량만 먹는 것이 좋다.
3. 수분함유량
미국의 글로벌 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에 소개된 저명한 의사 알렉산더 리프(Alexander Leaf)의 장수 마을 연구는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 연구에서 질병도 거의 없이 100세 넘게 살아가는 이들의 특징은 수분함유량이 높은 음식을 먹는 것이었다. 아브카지아인들은 70% 가량을, 빌카밤반과 훈주쿠 사람들은 식단의 80%이상을 수분함유량이 높은 음식으로 먹었다. 수분은 음식에 있는 영양분을 세포에 전달하는 동시에 노폐물 제거의 역할도 한다. 리프 박사는 수분 함유량이 가장 높은 음식은 채소와 과일이라고 강조했다.
4. 껍질째 신선한 자연식 섭취 가능
채소와 과일은 다른 식품들보다 신선한 상태, 그리고 껍질째 섭취가 쉬운 식품이다. 이 때문에 살아있는 영양소를 손실없이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채소와 과일을 먹을때에도 신선하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바나나칩처럼 설탕옷을 입은 건과일이나 기름 잔뜩 먹은 채소 튀김, 통조림 속에서 익사한 과일, 가공식품의 포장에서 홍보대사로 일하는 채소는 제외 대상이다.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2019)에 실린 미국 샌프란시스코의과대학(UCSF) 연구에 따르면 고기와 채소를 각각 조리된 음식과 조리되지 않은 형태로 제공한 후 장내 미생물 상태를 관찰한 결과, 고기의 경우 큰 차이가 없었으나 채소의 경우는 달랐다. 조리되지 않은 채소를 먹은 그룹의 장내 미생물 종류는 이전보다 다양해졌으며, 면역력을 가진 장내미생물도 많아졌다. 즉 채소는 조리하지 않은 상태로 신선하게 섭취하는 것이 장 건강에 가장 좋다는 결론이다. 피터 턴보 UCSF 교수는 “장내미생물 군집의 변화가 채소에 포함된 화학물질 때문에도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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