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큐 메뉴 제대로…‘자격증’까지 섭렵
신선 제철 재료 공수 위해 ‘발품’도 불사
좋은 한우 구하려 경북 안동까지 가봐
강재현 아난티 힐튼 부산 총주방장 [아난티 힐튼 부산 제공] |
[리얼푸드=신소연 기자]통창을 통해 기장 앞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아난티 힐튼 부산의 뷔페 레스토랑 ‘다모임’은 주력 메뉴가 예상 외로 육류 바비큐 요리다. 바다 근처에 있는 호텔이라 해산물이 주로 나올 것이란 ‘고정관념’이 확 깨지는 순간이다. 물론 초밥이나 대게, 전복, 민물가재 등 해산물 스팀 요리도 좋지만, 라이브 스테이션에서 직접 구워내는 소고기 등심 스테이크와 양갈비는 이 메뉴 때문에 일부러 이곳을 찾는 단골이 생길 정도로 인기다.
아난티 힐튼 부산에서 바닷가 호텔의 통념을 확 깨버린 장본인은 바로 강재현 총주방장이다. 파크하얏트 서울, 반얀트리 클럽앤스타 서울 등에서 오프닝 멤버였던 그는 호텔 뷔페를 찾는 고객들의 특성이나 운영 노하우 등에 익숙한 베테랑 셰프였다. 호텔 내 뷔페 레스토랑은 투숙객들이 일부 찾긴 하지만, 이들 만으로 객장을 운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현지의 단골 고객이 없이는 오래 건재하기 어렵다는 점을 간파하고 있었다.
아난티 힐튼 부산의 뷔페 레스토랑 '다모임' [아난티 힐튼 부산 제공] |
그가 ‘다모임’의 운영 방향을 결정하는 회의에서 가장 먼저 던진 화두도 “부산이라고 해서 해산물에만 집중해야 하나”라는 기본적인 질문이었다. 지역적 특성상 싱싱한 해산물을 구하기 쉽긴 하지만, 해산물을 쉽게 접하는 현지 고객들이 호텔까지 와서 해산물을 찾겠느냐는 의문이었다. 이에 다른 부산 호텔들과 달리 육류 코너를 강화하고, 참숯 그릴에 구운 바비큐를 제공키로 했다. 그의 역발상은 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한우 등심 스테이크와 양고기 스테이크가 다모임의 시그니처 메뉴가 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다모임은 이 지역의 명소가 됐다.
강 총주방장은 “요리는 지재유경(志在有逕)”이라고 말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듯이 음식의 맛도 셰프의 하고자 하는 뜻과 노력에 의해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공수하는 것부터 재료의 특성에 맞게 요리해 손님 상에 내가는 것까지 진심이 아닌 것이 없다. 실제로 강 셰프는 좋은 한우를 구하려고 경북 안동까지 방문해 사육과 가공 공정을 직접 점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해산물은 부산 뿐 아니라 제주나 전라도까지 돌려 원산지와 식재료를 일일이 확인한다.
심지어 다모임의 바비큐 메뉴를 강화하려고 자격증에 도전하기도 했다. 한국바베큐협회로부터 ‘프로 바비큐어 자격증’과 ‘바비큐 심판 자격증’을 받은 것이다. 덕분에 다모임 라이브 스테이션의 스테이크 메뉴 수준이 단기간 업그레이드 될 수 있었다는 전언이다. 그는 “훌륭한 음식은 좋은 식재료로부터 비롯된다”며 “화려한 기교보다 지역의 제철 재료로 본연의 맛과 향을 살려 최고의 요리를 만드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강재현 총주방장이 내놓은 봄 프로모션 메뉴인 '대왕 갈비 및 봄나물' [아난티 힐튼 부산 제공] |
부산 특산물 역시 그가 자주 활용하는 요리 재료들이다. 기장에서 많이 잡히는 멸치로 만든 튀김은 다이닝 바 ‘맥퀸즈바’의 스테디 셀러가 됐다. 부산 사람들이 자주 먹는 달고기로 만든 구이는 지난 2019년 한·아세안 정상회담의 메인 요리로 나와 유명세를 탔다. 달고기는 달돔 혹은 허너구라고 불리는 흰살 생선으로,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최근에 내놓은 송어구이와 전복 리조또, 제주 딱새우 스파게티 등도 인기 메뉴 중 하나다.
강 총주방장은 “아직도 요리할 때 가장 행복한 것을 보면, 이 직업이 천직인 셈”이라며 “좋은 식재료로 최고의 음식을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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