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발효’가 미래 먹거리 시장 혁신을 이끌 생명공학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박테리아나 효모를 이용하는 기존 발효기술에서 한발 나아가 해조류와 곰팡이처럼 새로운 미생물을 이용하는 최첨단 미생물 발효기술로 발전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최근 유럽에서는 발효 공학을 이용한 새로운 식품과 식품 첨가물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단백질 추출, 식용 향료 및 색소 제조 등이 해당된다. 대체 단백질 분야에서 정밀 발효(Precision Fermentation)는 이 분야의 핵심기술이다. 미생물 정밀발효기법으로 독자적인 단백질 식품을 만들어 내거나 식물기반 식품 또는 배양육의 원료를 만들 수 있다. 특히 동물 단백질의 질감과 맛을 재현하는데 미생물 발효기법이 주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 2004년 영국 대체육 전문 기업 퀸(Quorn)은 진균류(Fusarium venenatum) 발효로 생성되는 단백질 ‘마이코프로틴(mycoprotein)’을 이용해, 대체육 제품을 시장에 선보인 바 있다. 이 후 지난해까지 유럽에서만 40여 개 이상의 단백질 발효 전문 기업이 탄생했다. 이에 따라 대체 단백질 식품의 큰 단점이었던 높은 가격도 낮아지고 있다.
프랑스 바이오테크 기업 에놀리(Ennolys)는 지난 2015년 정밀 발효기술을 이용해 천연원료에서 향 분자를 만들어 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바닐라 열매로부터 천연 바닐라 향을 추출하는 것에는 생산량의 제한이 있었지만 곡물에서 바닐린 분자를 추출하는 방식은 지속적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에놀리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에나롬(Ennarom)이라는 식품용 향료 브랜드를 출시하고 바닐라향, 아몬드향, 우유향, 코코넛향 등 10 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덴마크 기업 크로몰로직스(Chromologics)는 곰팡이균을 정밀 발효해 천연 식용색소를 개발했다. 기존의 천연색소는 곤충과 같은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거나 색감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크로몰로직스가 개발한 균 발효 색소는 적은 원료와 비교적 간단한 제조 과정을 거쳐 안정적이고 높은 품질의 색소를 만들 수 있다. 더욱이 생산과정에서 어떠한 독성 화학물질도 사용하지 않고, 동물성 원료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며 비건 식품에도 사용할 수 있다.
aT 관계자는 “정밀 발효기술은 친환경, 건강, 지속가능성 트렌드와 맞물려 유럽 미래먹거리 시장의 핵심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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