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이스라엘은 거대한 미래 먹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푸드테크 산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2019년 2억 달러 수준이던 이스라엘의 푸드테크 투자 규모는 2020년 3억8400만 달러(한화 약 4442억 원)로, 연 75%나 성장했다. 2021년 상반기 투자 총액은 이미 2020년 연간 투자 규모 수준에 근접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최근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이스라엘의 대체식료품 개발 스타트업은 알렙 팜스(Aleph Farms), 바이오밀크(BioMilk), 비-아이오(Bee-io)를 꼽을 수 있다.
알렙 팜스(Aleph Farms)는 배양육 전문 스타트업으로, 동물 세포를 이용해 실험실에서 사람이 섭취할 수 있는 인공육류를 생산한다. 동물에서 채취한 근섬유를 동물의 체외에서 배양하고 이를 3D 프린터를 사용해 실제 스테이크와 흡사한 질감과 모양으로 출력해낸다. 소의 근섬유 일부만을 채취해 근육 조직으로 배양 생산하기 때문에 도축용 소를 키울 때 필요한 물, 사료, 축사 및 설비 건축 등의 자원을 아낄 수 있다. 또한 축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도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바이오밀크(BioMilk)는 식물성 첨가제나 합성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소의 유선 세포를 채취한 후, 실험실 배양을 통해 길러진 세포로부터 우유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이다. 이스라엘 최대 음료회사인 이스라엘-코카콜라는 바이오 밀크에 2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고 우선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우유는 광범위한 식품 제조에 사용되는 기초식료품이기 때문에 생산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공 우유의 시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비-아이오(Bee-io)는 꿀벌이 꿀을 만들어내는 공정을 실험실에서 그대로 재현해 꿀벌 없이도 꿀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마치 꿀벌이 꿀을 생산하는 것과 같은 공정을 거쳐 꿀을 만들어낸다. 벌이 생산한 꿀을 먹지 않는 완전 채식인들을 위한 완벽한 ‘비동물성’ 꿀인 것이다. 또한 자연에서 채집 생산된 꿀처럼 농약 등의 인체유해성분이 꿀에 포함될 염려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젊은 층은 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인공 식자재에 대한 거부감이 기성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하다”라며 “대체 인공식료품이 상용화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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