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하는 날도 영향
보관시, 공기 접촉을 막는 것이 중요
[리얼푸드=육성연 기자]김장의 계절이 돌아왔지만 일명 ‘김포족’(김장을 포기한 이들)이 늘어난 상황이다. 올해는 배추와 무, 파까지 줄지어 가격이 오르면서 김장을 준비하는 손이 한층 무거워졌다. 값비싼 재료를 지불하는 만큼 더욱 맛있게 담궈지길 바라는 기대감도 커진다.
김장은 식재료와 양념, 조리법, 보관방법에 따라 차이가 난다. 30년 넘게 김치 연구에 집중한 박건영 차의과학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는 “어떤 재료를 넣고, 어떻게 담그냐에 따라 김치 효능은 크게 달라진다”고 했다. 예년보다 관심을 보다 기울인다면 보다 맛있고 신선하며, 몸에도 유익한 김치를 오랫동안 먹을 수 있다.
우선 식재료부터 꼼꼼한 선택이 필요하다. 박건영 교수는 이왕이면 유기농 배추와 천일염의 사용을 권장한다. 그는 “천일염을 사용하면 김치 맛이 더 좋아지며, 효능은 더 우수해진다”고 강조했다. 음식전문가들은 양념중에서도 소금을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천일염의 경우 가격이 좀더 높지만 김치의 맛과 대세로 떠오른 유산균 측면에서도 더 우수하다는 국내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세계김치연구소 신공정발효연구단의 장지윤 박사팀 연구(2020)에 따르면 천일염으로 절인 김치는 정제염 김치보다 장 건강을 돕는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의 수가 서서히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지윤 박사는 “천일염 김치는 일반 소금 김치보다 나트륨 함량은 낮고, 칼륨과 칼슘 함량은 높았다”고 설명했다. 김치의 맛을 좌우하는 아삭거림 또한 더 오래 유지됐으며, 김치 군내의 주범인 효모 수는 더 느리게 늘어났다. 장 박사는 “더 맛있고 건강에 유익한 김치를 담그려면 좋은 소금을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천일염으로 김치를 절이면 유산균이 활성화돼 맛·건강 측면에서 최고의 김장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소금과 함께 중요한 재료인 배추의 경우 크기가 너무 크면 고소한 맛이 덜하므로 약 2∼3㎏정도 되는 배추가 적당하다. 무는 잔뿌리가 없고 매끄러운 것을 고른다. 휘거나 두세 갈래로 쪼개진 것은 피한다.
양념의 구성도 중요하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김치종합양념소 레시피 기준으로 절임배추 100g에 고춧가루 4.5g, 마늘 2.0g이 표준 양이다.고춧가루는 태양초를 이용하여 고운 것보다는 약간 거칠게 빻아진 것이 맛을 더 높인다. 오래 먹을 김치에는 해산물, 풀 등을 넣지 않아야 빨리 시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김장을 하는 날도 잘 골라야 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하루 최저기온이 0℃ 이하로 떨어지고 하루 평균기온이 4℃ 이하로 유지될 때가 최적이다. 김장김치는 3∼5℃에서 약 2∼3주 정도 지나야 제 맛을 내기 시작한다.
김장 김치의 보관도 맛을 결정짓는 요인이다. 최대한 공기와의 접촉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엔 김치를 배추 겉잎으로 둘러싸서 묶은 후 손으로 적당히 눌러주고, 우거지 같은 것을 덮거나 비닐, 밀폐용기 등을 이용해 보관한다. 용기는 작은 용기에 나눠서 담는다. 보통 김장 김치는 큰 용기를 사용하지만 꺼낼 때마다 김치가 공기에 노출되므로 맛이 떨어질 수 있다.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