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트에그’ 개발, 각종 매체서 “혁신적 기업” 선정
녹두에서 계란의 질감 구현하는 단백질 발견
한국에서도 수요 증가할 것으로 기대
미국 푸드테크기업 ‘잇저스트’의 조쉬 테트릭 CEO[잇저스트 제공] |
[리얼푸드=육성연 기자]“가장 혁신적 기업”, “2020년 최고의 과학적 발견 중 하나”…. 미국·유럽 매체와 세계경제포럼(WEF)으로부터 찬사를 받은 이 기업은 미국의 푸드테크기업 ‘잇저스트(Eat Just)’이다. 식물성 계란 ‘저스트에그(JUST Egg)’를 만든 업체로, 최근 국내에서도 SPC삼립이 독점 유통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잇저스트의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는 9년 전 “식물로 스크램블(휘저어 부친 계란 프라이)을 만들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조쉬 테트릭 CEO는 “녹두에서 계란의 맛과 식감을 구현할 단백질을 발견했다”고 했다. [잇저스트 제공] |
대부분의 대체육 제조기업들이 붉은 고기에 집중할 때, 잇저스트는 계란에서도 대체품이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잇 저스트의 CEO이자 공동창립자인 조쉬 테트릭(Josh Tetrick)은 “계란은 가장 보편적인 단백질로, 지구상 거의 모든 곳에서 먹고 있다”며 계란 대체품을 개발한 이유를 설명했다. 대체육에 대한 고민은 그가 미시건 대학 로스쿨을 졸업한 후 UN(국제연합)을 통한 아프리카 봉사활동에서 시작됐다.
“아프리카 봉사는 분명 좋은 일이었지만 ‘사회 영향력은 미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선한 영향력이 크게 퍼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일상 음식들이 성인병과 기후위기를 가속화한다는 문제를 인식했고, 이에 ‘올바르지 않은 푸드 시스템’을 변화시켜야겠다고 결심했죠.”
조쉬 테트릭은 어린 시절 친구인 조쉬 발크(Josh Balk)와 지난 2011년 잇저스트를 설립, 본격적으로 계란과 유사 성분을 가진 식물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계란의 끈적거리는 젤(gel)화 성분을 그대로 구현하기란 매우 어려웠다고 했다. 연구원과 식품 과학자, 셰프들이 5년간 머리를 맞대고 찾아 헤맨 끝에 발견했던 식물은 바로 녹두였다.
식물성 계란인 ‘저스트에그 폴디드’ (사각 고체형)과 액상형 제품 [잇저스트 제공] |
“한국인은 녹두를 잘 알고 있지만 서양에서는 친숙하지 않은 식품이에요. 우리는 녹두가 스크램블 질감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음을 알아냈어요. 계란과 단백질 함량이 같은 반면 콜레스테롤이 없고, 포화지방은 69% 낮습니다.”
환경보호에서도 유리하다. 그는 녹두에 대해 “계란은 물론, 콩이나 밀 보다 지속가능성이 높은 작물”이라며 “닭 키우는 과정을 건너뛰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물과 탄소, 토지 사용도 절약할 수 있다”고 했다. 녹두 단백질 외에 계란의 난황 속 레시틴(lecithin)은 대두 레시틴으로 대체했으며, 노란 색감은 강황 등의 식물에서 얻었다.
‘저스트에그’로 만든 팬케이크 [잇저스트 제공] |
조리법도 간편하다. 폭신한 스크램블이나 오믈렛 등은 프라이팬에 액상형 제품을 붓고, 사각형 고체 타입은 전자레인지나 토스트기에 데워 샌드위치에 끼워 넣으면 된다. 국내에서는 내년 초에 소비자들이 저스트에그를 직접 구입할 수 있으며, 현재는 파리바게뜨와 레스토랑의 음식을 통해 미리 맛볼 수 있다. 테트릭은 이번 한국 출시에 대해 “조류 인플루엔자 문제 및 최근 벌어진 계란 부족 사태와 가격 폭등 등을 고려할 때 시기적절했다”고 보면서 “식물성 계란을 먹은 오늘 아침이 지구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한국 소비자에게도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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