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올리브유나 아보카도 오일처럼 효능이 강조되며 슈퍼푸드로 불리는 오일들은 대부분 외국산들이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이 사용해왔던 기름 또한 이들 못지 않게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참기름과 들기름, 그리고 땅콩 오일이 그렇다.
이러한 기름들은 특히 한식의 영양성분을 균형있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비빔밥이나 나물 무침의 마지막에 뿌려지는 참깨나 들기름은 불포화지방산 등의 영양소를 보충해준다. 더불어 고소한 맛과 향이 진해 한식의 풍미를 한층 높이기도 한다.
우리 몸에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기능 또한 외국산에 못지않게 우수하다. 세 가지 전통 기름에는 공통적으로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들기름은 불포화지방산중에서도 오메가-3 계열의 알파-리놀렌산이 62% 들어 있다. 식물성 기름 가운데 가장 많은 함량이다. 이는 학습 능력과 기억력 증진, 각종 만성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효과를 위해서는 하루에 들기름 3g(밥숟가락 기준 1/2스푼 분량) 섭취가 권장된다. 이와 함께 리놀레산(오메가6)은 14%, 올레산(오메가9)은 14%로 불포화지방산이 골고루 균형있게 들어있는 기름이다.
참기름의 경우 오메가3지방산은 적지만 오메가-6 계열인 리놀레산이 40%, 오메가-9 계열의 올레산이 40% 들어있다. 노화 억제 효과로 알려진 항산화물질 리그난(lignan)이 풍부한 오일이기도 하다.
올레산이 가장 풍부한 것은 땅콩기름이다. 들기름이나 참기름에 비해 효능이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땅콩기름은 올레산이 40∼80%로 다량 들어있다. 올레산 함량이 높은 땅콩을 섭취하면 나쁜 콜레스테롤(LDL)은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높여 심혈관 질환 예방과 혈중지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보고돼있다. 특히 ‘해올’ 품종은 올레산 함량이 올리브유와 비슷한 83%이다. 기존 품종보다 약 40∼60%보다 높아 산패에 강한 특성이 있다.
전통 기름들은 궁합이 맞는 음식과 함께 먹으면 더욱 좋다. 들기름은 도라지나물과 잘 어울린다. 도라지에 들기름을 넣고 볶으면 맛과 영양소가 더해진다. 또한 매운탕 양념장을 만들 때 들기름을 약간 넣으면 생선 비린내를 잡는 데 효과적이다. 샐러드 드레싱이나 파스타 등 서양 음식과 가장 잘 어울리는 전통 기름 역시 들기름이다.
참기름은 소고기 양념을 할 때 유용하다. 미리 참기름에 재워두면 고기가 연해지고 맛이 좋아진다. 시금치나물을 무칠 때에도 비타민 흡수율을 높여준다. 참기름에 아몬드와 바질을 넣고 섞으면 빵에 발라 먹기 좋다.
땅콩기름은 참기름과 들기름과 달리 발연점이 높아 고온 요리에서도 안정적이다. 중국과 동남아시에서는 볶음과 튀김용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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