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미식 문화를 보다 쉽게 전달하고자 기획
프랑스에서 유명한 15개 기업의 제품 전시
무첨가·고급 식재료 활용 등 트렌드적인 식품들 선보여
[리얼푸드=육성연 기자]‘미식’이라는 단어는 더이상 낯설지 않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맛볼 수 있는 음식 맛이 아닌, 이제는 일상 식품에서도 미식의 즐거움을 찾으려는 이들이 많아졌다. 심지어 라면에서도 ‘미식’ 단어가 등장할 정도다. 미식의 일상화 트렌드가 퍼지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미식 문화를 국내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전 세계에서 ‘미식’하면 떠오르는 나라인 프랑스는 미식 문화가 오래전부터 발달된 곳이다.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는 주한 프랑스대사관 경제상무관실 주관으로 체험형 프랑스 미식 축제인 ‘구떼드셰프(Goûter de Chefs)’가 열렸다. 구떼드셰프는 오후 4시경 달콤한 간식을 먹는 프랑스 문화 르구떼(Le Goûter)를 말한다. 이를 주제로 한 이번 행사는 프랑스 미식이 실제로는 누구나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기획됐다. 전시장에서는 프랑스 전통과 지역을 대표하는 버터, 치즈 등의 유제품과 스낵, 디저트류, 밀가루 등 총 15개 브랜드가 한 자리에 모였다. 이와 함께 온라인 쿠킹쇼가 함께 진행되는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됐다.
이날 필립 르포르 주한프랑스대사관 대사는 “프랑스에서 요리는 매우 진지한 주제이지만 사람과의 관계를 엮어주는 즐거움이기도 하다”며 “이번 행사는 한국과 프랑스의 맛이 결합된 미식을 주제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한국의 프랑스 와인 수입량이 크게 증가하는 등 프랑스 미식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한국의 일상에서도 어우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장 내 프랑스 식품들은 모두 웰빙 트렌드에 맞게 보다 건강한 고급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젊은 층 수요에 따라 기존에 볼수 없던 식재료들도 활용됐다.
프랑스 게랑드 천일염과 포르치니 버섯을 넣은 브레츠(brets) 감자칩 |
감자칩의 경우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게랑드(GUÉRANDE) 천일염과 포르치니(porcini) 버섯을 넣은 제품이 등장했다. 프랑스 대표 감자칩 브랜드인 브레츠(brets)는 최근 국내에서 4가지 감자칩(게랑드 천일염, 어니언, 포르치니 버섯, 아이올리)제품을 런칭했다. 국내에서 브레츠의 수입·유통을 맡은 유로에이치앤제이(EURO h&j) 관계자는 “가격은 일반 감자칩 수준이지만 게랑드 소금이나 포르치니 버섯 등 고급 식재료를 사용했다”며 “유럽에서는 기존 감자칩에서 보기 드물었던 포르치니 버섯 맛이 가장 인기”라고 말했다. 포르니치는 향이 강하고 맛이 뛰어난 버섯으로 알려져 있으며, 적은 함량만으로도 버섯 특유의 향과 맛을 살릴 수 있다. 유로에이치앤제이는 ‘정어리 초콜릿’으로 알려진 클루젤파리(CLUIZEL)초콜릿도 수입하고 있었다. 마치 살아있는 생선을 먹는 것 같은 독특한 포장으로 이미 국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명한 초콜릿이다.
생선 모양으로 유명한 클루젤파리(CLUIZEL)초콜릿 |
과일잼에서도 보다 건강한 제품들이 진열됐다. 레피큐리앙(L’EPICURIEN)은 비정제 설탕을 넣고 과일 함량을 55~70%로 높인 유기농 과일잼을 판매중이다. 수입업체인 호프인터내셔널(HOPE)의 이정은 브랜드팀 편집장은 “장미잼처럼 특이한 제품을 비롯해 20가지가 넘는 과일잼을 유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트렌디한 카페에서 자주 등장하는 까눌레(Canelé)도 눈에 띄었다. 까눌레는 프랑스 보르도 지역에서 탄생한 앙증맞은 크기의 디저트이다. 일명 ‘겉바속촉(겉은 바삭, 속은 촉촉)’의 특징을 가져 특히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다. 까눌레 전문 기업인 아키텐 스페씨알리떼(AQUITAINE SPECIALITES)를 국내 유통중인 장선우 클래식(Classic F&B) 대표는 “3년 전 처음 까눌레를 전시회에서 선보일 때에는 인지도 자체가 아예 없었으나 최근에는 빠르게 알려지면서 국내 제조업체들도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소비자들은 보존제나 첨가물에 대한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이러한 성분들이 제외됐다”고 했다.
아키텐 스페씨알리떼의 까눌레(좌), 비정제설탕으로 만든 레피큐리앙의 유기농 과일잼 (우) |
프랑스산으로 유명한 식품 중에는 버터와 크림을 빼놓을 수 없다. 르갈(LE GALL)은 15시간 이상 숙성한 가염버터(제조과정에서 소금 첨가)와 무염버터(소금이 없는), 크림치즈를 판매하고 있으며, 유난히 노란빛을 내는 색감이 특징이다. 프랑스 브르타뉴지방 목초지에서 자란 소의 우유가 노란빛이 나기 때문에 버터 역시 노란빛을 띤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제품을 수입하는 구르메F&B 관계자는 “미식에 대한 국내 소비자 수준이 높아지면서 고품질 버터를 해외직구로 구입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베이커리 관계자들도 고급 버터의 사용에 신경을 많이 쓰는 추세”라고 말했다.
르갈 버터와 크림치즈 |
프랑스에서 최고급 밀가루로 자리매김한 포리쉐(FORICHER) 브랜드도 보였다. 프랑스 프리미엄 베이커리로 알려진 에릭케제르나 곤트란 쉐리에 등에서 사용하는 밀가루로 유명하다. 무첨가 원칙으로 CRC인증을 받은 루아레 지방의 밀로만 만든다. CRC는 유기농 인증처럼 생산과정에서 까다로운 검증절차를 걸친후 프랑스 농무부가 부여하는 인증시스템이다.
CRC인증을 받은 프랑스 프리미엄 밀가루 포리쉐 |
이 외에 부라우니로 유명한 프랑스의 대표 제과제빵 업체인 자케 브로사르(JACQUET BROSSARD)의 와플과 크레페, 프랑스 전통 수제과자 업체인 가보떼(GAVOTTES)의 치즈 스낵 등이 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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