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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체육 이어 커피도 ‘대체 커피’ 주목
  • 2022.01.04.
대체 육류와 해산물 이어 커피도 대체품 등장
코로나19 이후 중요해진 숙면, 정신건강이 배경
카페인 부담없고 건강한 성분 포함된 대체품 증가  
치커리나 과라나 등 다양한 식재료 활용

[리얼푸드=육성연 기자]글로벌 식품 산업에서 메가 트렌드로 떠오른 ‘대체(alternative)’ 키워드가 대체육 열풍에 이어 커피 시장까지 퍼지고 있다. 대체가 불가능해 보이던 커피 시장에서 디카페인 커피가 고개를 들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아예 커피를 대체하는 식품까지 나오고 있다. 커피빈이 없는 커피(Coffee free Coffee)인, 일명 ‘대체 커피’의 등장이다.

미국의 대체커피 업체 아토모커피 [아토모 인스타그램 캡처]

커피까지 왜 ‘대체품’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확산 시대에서는 숙면이 면역력과 정신건강을 위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커피 역시 디카페인이 강세이다. 통계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디카페인 생두 수입량은 2806톤으로 전년 대비 53% 이상 증가했다.

숙면을 위한 노력은 디카페인에서 멈추지 않았다. 코트라 관계자는 “커피의 향과 맛은 같지만 씨앗이나 허브 등으로 만든 ‘대체 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인의 부작용 위험을 없애면서 각성 효과나 집중력 향상을 유지하고, 건강에 도움되는 영양소까지 보충하려는 수요가 발생한 것이다. 커피 공급의 불확실성도 영향을 미쳤다. 기후위기에 따라 브라질 등 주요국의 커피 생산량이 떨어지면서 지난해 커피 원두의 가격은 폭등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실린 논문(2019)에 따르면 야생 커피종(75종)의 60%가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한 상태다.

 

치커리부터 과라나까지…주목받는 대체 식재료들
치커리 차 [123rf]

대체 커피의 성공 여부는 맛이다. 디카페인 시장이 현재와 달리 초기에 자리를 잡지 못했던 이유도 일반 커피보다 ‘밋밋한 맛’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대체 커피에서는 치커리(chicory)가 커피 고유의 맛을 책임지는 식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커피 맛을 잘 나타내지만 카페인은 없기 때문이다. 말린 치커리 뿌리를 볶아서 뜨거운 물에 우리면 커피 맛 차가 완성된다. 특히 뿌리 부분은 대세로 떠오른 프리바이오틱스(유산균의 먹이)까지 다량 들어있다.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유럽과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카페인 없는 커피’라 불리며 커피 대용품으로 이용돼왔다.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대륙봉쇄령을 내리면서 커피 수입 항로가 막히자 프랑스인들은 치커리 차를 마셨으며, 미국 역시 남북전쟁에서 북군이 강을 봉쇄했을 당시 커피 대신 치커리 차를 즐겼다.

과라나 과일[123rf]

치커리가 커피와 비슷한 맛을 낸다면 카페인 역할로는 과라나 과일이 주목받고 있다. 씨앗을 볶으면 쓴 맛이 나는 과라나에는 카페인 계열이지만 커피의 카페인과는 다른 성분(과라닌, 크산틴 등)들이 함유돼 있다. 즉 집중력과 에너지를 주는 카페인 이점은 얻을 수 있으나 부작용 위험이 없으며, 오히려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라나는 브라질 축구대표팀이 마시는 음료로 유명하다.

이 외에 해바라기씨나 수박씨, 대추씨, 포도껍질, 민들레, 라몬씨(ramon seed, 뽕나뭇과 식물의 씨앗) 등이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9년 농촌진흥청이 흑누리 검정보리를 이용한 디카페인 보리커피를 개발하기도 했다.

 

‘대체 커피’의 테슬라는 누구?

시작된 대체 커피 산업에서 스타벅스 또는 테슬라처럼 시장을 이끌어갈 업체로 기대되는 곳은 어디일까. 코트라 관계자는 “대체 커피 시장은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미국의 스타트업인 아토모커피(Atomo Coffee)를 대표 사례로 들었다. 아토모커피는 해바라기씨 등 버려지는 식물을 사용하면서 지속가능한 생산 방식을 강조한다. 대체 콜드브루 커피에 사용된 물은 일반 콜드브루보다 94% 적고, 탄소 배출은 93% 감소된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또한 커피 풍미에 영향을 미치는 40여 가지 화합물을 찾아내 커피의 맛과 향까지 구현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최근 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블라인드테스팅에서는 일반 커피보다 맛이 좋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또한 맥아 보리와 치커리 등으로 대체 커피를 만드는 페로(Pero)업체 등이 있다.

아토모 커피(Atomo Coffee)와 페로(Pero)

국내에서는 젤로 먹는 대체 커피 대체품도 나왔다. 집중력연구소의 ‘공부할때먹는젤(공먹젤)’의 경우 과라나 과일과 녹차에 들어있는 L-테아닌(아미노산의 일종)등을 넣었다. 업체 측은 “카페인 부작용이 없으면서도 집중력이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며 “지난 9월 출시 후 3개월 만에 판매량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 커피를 만드는 새로운 식재료가 개발되고, 음료 뿐 아니라 젤이나 스낵 등 다양한 형태로 관련 제품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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