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대상으로 한 스페인 연구 결과
플라바놀은 다크초콜릿이나 코코아에 풍부
안토시아닌은 각종 베리류에 다량 함유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전 세계적으로 노인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노화를 예방하고 인지 기능 유지에 도움을 주는 식품들도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두 가지 식품의 조합이 노인의 뇌 기능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외 연구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코코아 빈(bean)과 베리류의 조합이다. 이 두가지 식품은 항산화제인 플라바놀(flavanol)과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 다른 식품보다 풍부하게 들어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플라바놀은 코코아나 다크초콜릿 외에도 사과나 레드와인, 녹차, 체리 등에도 들어있으며, 안토시아닌 역시 베리류 뿐 아니라 가지나 검은콩과 같은 블랙푸드에도 있다.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 최신호에 실린 스페인 논문에 따르면 호아킨 가르시아 코데로(Joaquin Garcia Cordero)를 비롯한 공동연구진은 50에서 75세 사이의 성인 60명을 대상으로 하루에 200㎎ 플라바놀이 든 코코아 가루를 제공했으며, 베리류의 경우 딸기와 블랙커런트, 라즈베리, 블루베리를 섞어 100㎎의 안토시아닌을 먹도록 했다. 섭취 방법은 모두 아침 식사시 물이나 식물성 우유, 주스, 요거트 등에 하루 1테이블 스푼씩 녹여서 먹는 방식이었다.
이후 연구진은 언어학습이나 공간 및 지능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이들의 인지 기능 변화를 확인했다. 그 결과, 과제 수행에 필요한 시간이나 해결력이 이전보다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연구진은 다크초콜릿이나 코코아에 들어있는 플라바놀과 베리류 속 안토시아닌이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며, 인슐린 감수성과 뇌 혈류 개선에 작용한다고 결론내렸다.
플라바놀과 안토시아닌이 뇌 기능에 미치는 정확한 메커니즘(mechanism, 작용 원리나 구조)은 밝히지 못했으나 이러한 성분들이 뉴런(neuron,신경계의 단위)에서 새로운 단백질 합성의 촉진제 역할을 하면서 인지 능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플라바놀은 뇌 혈류 뿐 아니라 우리 몸의 전반적인 혈류 증가를 도와 ‘혈관 확장’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보다 앞선 연구에서는 플라바놀이 중년층의 혈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유럽응용생리학회지(European Journal of Applied Physiology)에 소개된 영국 리버풀 호프 대학(Liverpool Hope University)과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Liverpool John Moores University)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플라바놀 섭취가 산소를 빠르게 전달하도록 돕기 때문에 40~60세 성인이 운동 전 이를 섭취하면 혈류 개선에 이로운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주의할 점은 연구들에서 사용된 플라바놀 식품은 초콜릿중 ‘다크초콜릿’에 해당한다. 즉 식물성 유지나 설탕, 화학첨가물이 많은 밀크초콜릿이나 화이트초콜릿이 아니라는 얘기다. 초콜릿 성분에서 카카오 고형분 함량이 높을수록 플라바놀이 많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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