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식품기업들의 러시아 탈출이 잇따르고 있다. 이제는 현지에 남은 브랜드 수를 꼽는 일이 수월할 정도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최근 이어지는 외국계 식품기업의 매장 철수로 현재 러시아 시장은 혼란한 상태이다.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점의 햄버거나 콜라 맛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정서적 상실감 마저 느끼고 있다.
러시아인들이 사랑하는 차나 제과류 역시 마찬가지다. 현지에서 대중적인 차 브랜드 아흐마드(AHMAD)와 립톤(Lipton)도 일상에서 사라진다. 차와 함께하는 달콤한 간식인 초콜릿 엠엔엠스(M&Ms), 트윅스(Twix), 오르빗(Orbit) 껌 또한 없어진다. 위스카스(whiskas), 키티캣(Kitekat), 로얄카닌(Royal Canin)과 같은 반려동물의 밥상도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러시아는 정부가 주도한 자국 식품산업 발전 정책에 따라 감자, 돼지고기 등의 자급률이 점차 높아졌다. 하지만 모든 제품을 자급자족하기란 불가능하다. 러시아 침공이 시작되면서 러시아 각 지역에서는 곡물, 설탕과 같은 필수품목의 사재기 바람이 일고 있다.
비상식량을 구비해 두려는 소비자들도 늘어나면서 식품 매장에서는 제품이 텅 빈 진열대가 쉽게 발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매점포들은 일부 품목에 구매물량을 제한(2~5㎏)을 적용하고 있다.
식품 기업들이 러시아를 떠나면서 일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달라졌다. 자국 브랜드로 여겼던 일부 브랜드가 러시아를 떠나자, 현지인들은 해당 브랜드가 외국 브랜드임을 다시 알게된 것이다. 특히 브랜드명 자체가 러시아로 표기된 야, 푸룩토븨사드, 마야심야 브랜드의 경우, 이번 제재로 외국 브랜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혹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aT 관계자는 “현재 러시아인은 식품 매장에 진열된 제품이 빠르게 사라지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라며 "이를 세상과의 단절로 느끼는 정서적 상실감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모이시엔코 다랴 aT 블라디보스토크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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