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도넛 브랜드 중심으로 인기, 식품업계도 주목
혈당지수(86) 높은 도넛, 과다 섭취·식사대용은 주의
내장지방 생성ㆍ뱃살 등에 영향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지난 2004년, 국내에서 처음 오픈한 크리스피크림, 그리고 이보다 앞서 1994년에 1호점을 오픈한 SPC그룹 던킨도너츠은 우리나라에서 도넛의 인기를 몰고왔던 대표 브랜드이다.
이후 다양한 디저트의 등장으로 더이상 뜨거운 인기를 유지하지 못했던 도넛이 최근에는 다시 ‘트렌드 디저트’로 각광받게 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새로운 도넛 가게들이 젊은 층의 주목을 받으면서 ‘2차 도넛 열풍’이 생긴 것이다.
도넛 열풍을 이끈 선두주자는 ‘노티드’로, 현재 전국으로 매장을 확대중이다. 이와 함께 제주점을 시작으로 서울까지 올라온 ‘랜디스 도넛’, 주말에는 주차 대란을 일으킬 정도로 인파가 몰리는 경기 파주 ‘말똥 도넛’ 등이 대표적이다.
식품 업계들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버거브랜드 버거킹은 도넛 모양 패티의 ‘도넛 치킨버거’ 를 내놓았으며, 카페에서는 도넛 빙수들도 선보이고 있다. 던킨 또한 ‘포켓몬 도넛’ 등의 신제품을 출시하며 돌아온 도넛 트렌드를 반기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는 디저트 인증샷 문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젊은 층들은 SNS에 도넛 맛집 사진을 올리며 일종의 ‘인증샷 놀이’를 즐기고 있다. 사진찍기에 적합한 형형색색의 색감은 물론, 새로운 식재료와 결합되며 그 맛이 궁금해지는 다양한 종류도 인기 요소다. 얼그레이, 레몬슈가, 카야(싱가포르 대표잼), 콩물 도넛 등 트렌디한 도넛들의 등장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도넛의 높은 혈당지수(GI 지수, 당을 높이는 정도를 수치화한 것)이다. 한국영양학회 자료에 따르면 도넛은 혈당지수가 매우 높은 ‘고당’ 식품에 속한다. 혈당지수는 100g을 기준으로 55 이하는 ‘저당’, 56~69는 ‘중당’, 70 이상은 ‘고당’ 음식으로 분류된다. 혈당지수 ‘86’인 도넛은 대표적인 고당 식품인 딸기잼(82)보다 높으며, 초콜릿(90)과 비슷한 수준이다.
혈당 관리를 당뇨병 예방으로만 여긴다면 곤란하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도넛처럼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은 식후 혈당을 과도하게 높여 인슐린 분비를 자극한다”며 “이 때문에 체지방 축적이 촉진되고 공복감 유발로 간식과 폭식을 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혈당 관리와 뱃살이 ‘인생 과제’로 급부상하는 40대 이상은 과도한 섭취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미국의 한 건강 매체(Eat this, not that)는 영양사 로라 부락(Laura Burak)의 말을 이용해 ‘복부 지방을 증가시키는 최악의 아침 메뉴’로 도넛을 꼽기도 했다. 로라부락은 “도넛처럼 설탕 함량이 높은 식품은 혈당·배고픔·음식 갈망에 영향을 미쳐 뱃살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열량도 높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영양성분 자료에 따르면 일반 슈거글레이즈 도넛의 1회 제공량(50g)의 열량은 175㎉에 달한다. 최근 인기 도넛들은 여기에 크림, 버터, 초콜릿 등이 추가되므로 이보다 열량은 높아진다. 도넛을 식사 대용으로 먹거나 한꺼번에 많은 양, 잦은 섭취는 자제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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