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때이른 더위가 시작되면서 보양식에 대한 관심도 예년보다 일찍 시작됐다. 삼계탕과 함께 장어 또한 보양식으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다. 최근에는 밀키트(meal kit, 손질된 식재료와 소스, 레시피가 함께 들어있는 세트)나 간편식, 배달 서비스를 통해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장어를 먹게 되면서 이전보다 장어에 대한 접근도 쉬워졌다.
장어는 한국 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에서 보양 음식으로 소비되고 있다. 한국의 복날처럼 일본에서는 ‘도요우노우시노히’의 날에 민물장어(우나기)를 먹는다. 유럽에서도 장어는 보양식으로 즐겨먹는 식재료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앙귈라 인 우미도 요리로, 스페인은 앙굴라 알라 빌바이나, 벨기에는 팔링트훌 요리 등으로 사용된다.
‘기운’하면 장어가 떠오를만큼 장어는 몸의 기력을 보충하고 면역력 유지에 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활력증진에 좋은 콘드로이친과 뮤신과 함께 면역 세포 성장과 근육량 증가에 도움되는 아미노산도 다량 들어있다.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식품이며, 눈에 좋은 비타민A는 소고기 대비 30배 많은 함량을 가지고 있다. 여름철 원기회복의 대명사로 불리지만 여성에게도 좋은 생선이다. 피부 탄력이나 노화 지연의 작용으로 ‘뷰티비타민’으로 불리는 비타민E도 많이 들어있다.
보양식인 장어는 요리별로 사용되는 종류가 다르다. 덮밥이나 구이로 자주 먹는 뱀장어는 등은 짙은 흑갈색을 가지고 배는 은갈색을 띤다. 일본어 아나고로 더 잘 알려진 붕장어는 몸통에 가로로 흰색점이 나있으며, 회로 자주 소비된다. 샤브샤브로 많이 먹는 갯장어의 경우, 날카로운 이빨과 입에 수염이 나있다. 술안주로 유명한 꼼장어는 눈이 퇴화됐다는 의미로 ‘먹장어라고 불리며, 다른 장어와 달리 지느러미 없이 빨판 구조의 입만 있다.
‘어느긴밤’ 은장어 구이 [세인트브로스홀딩스 제공] |
새로운 장어 맛을 찾는 이들에게는 은장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주목받는 유럽품종(Anguillia Anguillia)으로, 아직은 낯선 이름이지만, 차별화된 식감이나 풍미 등으로 고급 레스랑에서도 셰프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 성분분석 자료에 따르면 은장어의 불포화지방산(오메가 3, DHA 등) 함량 비율은 78.8%로, 민물장어 품종중 가장 많다. 오메가 3지방산이나 EPA, DHA를 포함한 불포화지방산은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혈관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은장어는 장어를 먹을 때 다소 불편했던 잔가시가 상대적으로 적어 먹기가 수월하다. 성기모 은장어 전문 식품회사 세인트브로스홀딩스 대표는 “모로코의 옆 지중해산 은장어는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들어있어 맛이 부드럽고, 품종별 평균 두께의 1.5배 (평균 60~80㎝)로 두껍기 때문에 입안 가득 맛의 풍부함을 잘 느낄 수 있다”며 “갓포아키, 어물전 청, 네기우나기야, 하즈벤 등 현재 국내의 파인다이닝(고급식당)에서도 은장어 메뉴를 내놓고 있다”고 했다.
이른 더위에 올해는 제철을 맞이한 장어를 찾는 이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가정에서 보관를 할 때에는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하여 냉동실에 보관한 후 1개월 이내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후식으로는 예로부터 상극이라는 말이 붙은 복숭아를 피하는 것이 좋다. 영양사들에 따르면 복숭아의 유기산 성분이 장어 속 지방 흡수를 방해하는 과정에서 장을 자극해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조합은 장어와 복숭아 외에 고등어나 연어 등 기름진 생선과 사과, 포도 등의 과일 조합도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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