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공식품의 활용 급증
국내 또한 사용 증가 추세
“장 내 미생물 균형 방해할 수 있어”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이전보다 건강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들이 늘어났으나 여전히 ‘단 맛’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설탕처럼 단 맛이 나지만 칼로리가 낮은 ‘저칼로리 감미료’의 사용 증가는 이러한 현상을 반영한다.
하지만 악명높은 설탕을 대체한다고 해서 이러한 감미료를 ‘건강한 선택’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칼로리는 낮아졌지만, 체중감량에 대한 효과는 정확하지 않으며,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된 상황이다.
▶글로벌·국내 시장 모두 성장세
설탕의 단 맛을 대체하는 감미료는 아스파탐이나 사카린, 아세설팜케이(Acesulfame-K)와 같은 인공 감미료 뿐 아니라 스테비아, 에리스리톨, 몽크푸룻(나한과) 등의 천연 감미료도 있다. 모두 단 맛이 강하지만 열량이 낮기에, 음료나 스낵 등의 가공식품과 함께 각종 음식에도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호주 디킨 대학교(Deakin University) 연구진은 최근 이러한 저칼로리 비영양 감미료(Non-nutritive sweetener)의 사용량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007년부터 2019년까지 글로벌 시장 판매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개인이 음료에서 소비하는 저칼로리 감미료의 양은 지난 10년 간 36% 증가했다. 또한 연구진은 설탕 소비를 줄이기 위해 제한 정책을 취한 지역에서 음료에 들어가는 감미료들이 더 많이 증가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추세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제로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의 규모는 지난 2016년 903억 원에서 지난해 2189억 원으로 5년 간 2배 이상 급증했다.
연구진들은 감미료가 특히 초가공식품에 많이 사용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음료를 비롯해 쿠키나 스낵, 냉동피자 등 가공과정이 많은 식품에서의 활용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체중감량 효과는 글쎄”…대사 장애·장 건강 방해할 가능성도
디킨 대학은 이전 연구에서 인공 감미료의 과도한 섭취가 장 내 미생물의 균형을 깨트려 면역 체계를 무너뜨리고 비만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미국 심장병 학회지(2020)에 실린 프랑스 노르드 대학의 연구에서는 인공감미료 음료를 매일 약 177㎖ 마신 이들은 마시지 않은 이들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저칼로리에 대한 효과는 어떨까. 최근 연구들은 저칼로리 감미료의 섭취가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명확한 근거가 아직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케크 의과대학 연구진은 제로칼로리 탄산음료에 함유된 비영양 감미료의 수크랄로스(Sucralose)가 오히려 식욕을 증가시킨다고 발표했다. 실험 결과, 해당 음료를 마셨을 때 식욕과 관련된 뇌 부위가 활성화됐으며, 포만감을 나타내는 대사 호르몬 수치도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단 맛이 강하다는 점도 문제다. 캐나다 매니토바 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인공감미료의 단 맛에 익숙해지면 끊임없이 단 음식의 고리에 빠져들어 고칼로리나 과식 등을 통해 결국 체중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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