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최근 일본에서는 식이 조절과 관련된 기술 개발에 나선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일본 음료 대기업 기린 홀딩스는 지난 4월, 메이지대학과 공동으로 식사의 간(염분)을 증폭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기 미각’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미약한 전기가 흐르는 젓가락형 디바이스를 사용해 염분을 느끼는 방식을 변화시킨다. 실제 실험에서 해당 젓가락을 이용한 실험자는 기존 소금보다 약 1.5배 염분을 더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린홀딩스의 짠맛을 증폭시키는 젓가락 |
‘교차 양상’에 착안한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기술도 나왔다. 음식을 실제보다 크게 보이도록 하거나 겉모양을 바꿔서 다른 맛을 느끼도록 조작, 이를 통해 포만감을 높이는 방법이다. 교차 양상이란 시각과 청각, 미각, 후각, 촉각 등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눈으로 보는 음식의 비주얼과 코로 맡는 음식의 향이 서로 간섭해 맛 판단에 영향을 주는 것을 말한다.
도쿄대학 대학원 정보이공학계연구과 나루미 준교수 팀 실험에 따르면, 쿠키 사이즈를 1.5배로 확대하자 실험자들의 쿠키 소비량이 줄어든 반면, 0.67배로 축소하자 더 많은 양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보이는 사이즈 변화만으로 식사량을 10% 전후 증감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일반 쿠키에 초콜릿 맛 쿠키 영상을 보여주면서 냄새를 맡게 하자 대부분의 실험자들은 초코 쿠키를 먹는 것처럼 느꼈다.
메타버스에서 현실세계의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기술 Ukemochi (왼쪽), 파나소닉의 식감 재현 기기(오른쪽) |
파나소닉은 씹는 소리와 진동을 이용해 원하는 식감을 재현하는 기기를 개발중이다. 기기착용자의 씹는 동작에 맞춰 소리와 진동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닭튀김의 바삭바삭한 소리와 모터 내 진동을 통해 마치 닭튀김 식감을 기기착용자가 느끼도록 하는 방식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식생활 만족도를 높이는 디지털 기술은 이제 막 연구개발단계에 접어든 상태이지만, 향후 기술 개발 및 실용화 추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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